SK는 2005년 이후 데이터와 마케팅, 인공지능 관련 사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그러나 네이트와 싸이월드가 무너지면서 데이터와 마케팅, 인공지능 사업은 광고대행과 SI를 넘어서지 못하였습니다. 이런 와중 11번가의 아마존 제휴로 다시 기회를 잡게 된 것입니다.
T 우주 패스와 인공지능 그리고 데이터
지금은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의 부인이자 엔씨소프트 사장으로 알려져 있는 윤송이 씨는 미국에서 공부하고 컨설팅펌을 거친 뒤 SKT 최연소 임원으로 돌아와 인공지능 서비스 1mm를 출시했습니다. SKT는 이미 2005년 AI 서비스를 출시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이후 구글과 아마존 등 여러 기업에서 인공지능을 발전시키고 있음에도 SKT는 잠잠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데이터 확보의 문제도 컸던 것 같습니다. SK 그룹은 과거부터 데이터와 관련한 비즈니스를 많이 진행하였습니다. 그중 유명한 OK캐시백도 있고 시럽과 같은 전자지갑 서비스도 있습니다 SKT도 이동통신 회사지만 그간 데이터에 관심을 보이는 행보를 많이 보여왔습니다.
세계적인 AI 기업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바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데이터는 AI를 학습시키는 양식과 같기 때문입니다. SK가 구글과 같은 포털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물론 기회는 있었습니다. 네이트가 국내 3대 포털이었던 적도 있고 SK에 인수된 싸이월드는 국내 최대 SNS이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으로 말하면 한국의 구글과 페이스북을 다 SK가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포털과 SNS 이 두 비즈니스 모두 망하고 맙니다.
다른 하나는 커머스입니다. 제품과 구매패턴 데이터를 활용하여 AI를 성장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단순히 구매 정보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OK캐시백이나 T멤버십, 시럽 데이터의 한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제품을 검색하고 판매 페이지를 둘러보고 클릭하는 데이터가 함께 있다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이것이 아마존이 AI의 강자가 된 이유기도 합니다. 다행히 아직 SK그룹은 11번가가 남아있었습니다. 그리고 11번가는 아마존과 제휴를 통해 더 큰 기회를 잡습니다.
이번에 아마존 직구 무료 배송과 할인이 주력 혜택인 T 우주 패스가 11번가가 아닌 SKT에서 출시된 이유기도 합니다. T 우주 패스는 아마존 직구 데이터와 이를 통해 활성화될 11번가의 데이터를 통해 AI 기술을 한 단계 성장시키려는 의도가 더 크기에 11번가가 아닌 SKT였던 것입니다. SKT의 이동통신은 SK 주유소와 함께 데이터의 양 날개였습니다. 지금은 통신의 데이터 날개가 더 커졌기는 합니다.
데이터와 마케팅, SK의 미래
과거 2008년 SK 그룹의 두 주력 회사인 SKT와 SK에너지가 3800억 원을 출자하여 SK마케팅앤컴퍼니라는 회사를 만듭니다. SK마케팅앤컴퍼니는 마케팅 서비스 전문회사로 OK캐시백 제휴 마케팅과 광고, 마케팅 컨설팅 등을 하는 회사였습니다. 지금은 테이터 기반 테크 기업인 SK플래닛에 합병되었습니다.
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 기업으로의 미래를 그렸던 SK의 미래에 장애물은 바로 데이터였습니다. 싸이월드에 한참 뒤져있던 페이스북이 지금은 인수한 인스타그램과 함께 거대 마케팅 플랫폼으로 성장한 것만 보다도 싸이월드를 가지고 있던 SK의 데이터와 마케팅에 대한 자신감은 지금과 비할바 없었습니다. 그런데 싸이월드가 한순간에 쇠퇴한 사건은 SK마케팅앤컴퍼니에도 SK의 데이터와 마케팅 비전에도 커다란 충격이었습니다.
데이터와 마케팅에 대한 SK의 투자는 오래되었지만 다른 그룹의 광고회사나 SI회사 이상의 성과를 내지는 못했습니다. 그 기간 중 해외 기업인 구글이나 페이스북, 아마존 등은 데이터와 마케팅을 결합한 다양한 비즈니스를 성장시켰고 데이터를 활용하여 거대한 마케팅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런 모습들은 2005년부터 이미 데이터와 AI, 마케팅의 미래를 그려오던 SK 그룹 입장에서는 안타깝고 아쉬운 결과일 것입니다.
온라인 커머스 데이터를 도약의 발판으로
11번가는 2020년 기준 연간 거래액 10조 원의 국내 4위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입니다. 또한 OK캐시백과 T멤버십이 만나는 곳이며 데이터가 발생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거래액 28조 원인 네이버 쇼핑이나 22조 원의 쿠팡에 비하면 한참 모자랍니다.
네이버와 쿠팡에 더해 지마켓과 옥션의 이베이코리아의 벽은 10조 원이 11번가의 한계가 아닌가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11번가는 거대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 간의 전쟁에서 무리한 경쟁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여 한 발 빼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성장보다는 수익성을 선택했고 쇼핑 데이터는 10조 원이 한계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극적으로 아마존과의 제휴가 성사된 것입니다. 커다란 직구 시장이 있는 국내 온라인 커머스에서 아마존의 위력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연말 쇼핑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에는 더 커질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번 T 우주 패스 구독 상품은 연말 충분한 위력을 보여 줄 것입니다.
국내에서 아마존 해외 직구 무료 배송이 가능한 T 우주 패스 구독료 가격과 혜택
만약 11번가의 거래액 규모만 목표했다면 T 우주 패스 구독 상품은 11번가에서 출시되었습니다. 그런데 T 우주 패스가 SKT에서 출시된 것은 그 이상 큰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입니다. 바로 인하우스 광고회사와 SI 기업 수준에 멈추어 있던 데이터&마케팅 비즈니스가 구글이나 페이스북, 아마존 수준으로 성장하려는 의지가 보이는 것입니다.
11번가와 아마존, 그러니까 T 우주 패스의 성공은 SK그룹의 데이터, 마케팅 AI 비즈니스의 미래를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더 이상 뒤처진다면 데이터와 AI 특성상 선두 그룹 기업들과 차이가 너무 많이 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SKT의 20년 숙원 마케팅&데이터 사업은 11번가와 아마존 그리고 T 우주패스를 발판으로 꽃 피울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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