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작성하였던 글을 정리하다 보니 조금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이 있어 간단히 설명하고자 합니다. 그 주제는 앱/웹에서 화면 중심 기획과 기능 중심 기획의 차이입니다. 이에 대한 내용은 개발 프로젝트를 경험하면서 일어났었던 상황을 토대로 정히 한 것입니다.
앱/웹 개발 프로젝트의 기획
보통 앱/웹 개발 프로젝트 기획 업무는 스토리보드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나 SI나 웹에이전시가 진행하는 개발 프로젝트에 기획자로 참여하다 보면 요구하는 스토리보드 작업의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차이가 기획을 화면 개발 중심으로 바라보느냐 기능 개발 중심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주로 화면 개발 중심 스토리보드는 웹이전시일 때, 기능 개발 중심 스토리보드는 SI일 때 요구 됩니다. 얼마 전부터 공공 프로젝트에 대기업 단독 참여가 안 되고 중소기업과 컨소시엄으로 참여해야 하는 것을 변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기획은 주로 웹에이전시가 맡고 개발은 SI가 맡는 것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공공의 비중이 크다 보니 공공뿐 아니라 일반 사기업 개발 프로젝트도 기획은 웹에이전시, 개발은 SI로 업무를 나누는 프로젝트가 많아진 듯합니다.
이 때문에 기획서 현행화 및 보완 업무도 맡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때로는 제안 작업만 도와주고 빠지는 프로젝트가 개발 진행 시 기획 PL까지 맡게 된 적도 있습니다. 분석 업무를 할 때는 화면 중심 기획서로 개발을 하다 기능 개발이 꼬여서 프로젝트 막바지에 문제가 크게 생긴 프로젝트도 보았습니다.
화면 개발과 기능 개발을 위한 기준 문서
스토리보드 작성을 위한 기준 문서로는 요구사항정의서 외에도 기능 정의서와 화면 정의서가 있습니다.
기능정의서는 개발될 앱 또는 웹에 들어가는 기능을 정리한 문서입니다. 이에 반하여 화면 정의서는 앱 또는 웹사이트 화면을 정리한 문서입니다. 기능 정의에는 기능 내용과 작업 프로세가 정리된다면, 화면 정의서에는 메뉴와 각 메뉴의 최종 화면이 표시되고 정리됩니다.
일반적으로 기능 정의서는 개발의 범위와 난이도가 표현되어 SI 견적의 기준이 됩니다. 화면 정의서에는 작업할 화면의 수와 하면의 구성 등이 표현되어 웹에이전시 견적의 기준이 됩니다.
이 차이로 기능 정의서 중심 스토리보드는 기능 개발에는 유리하지만 화면 디자인에는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화면 정의서 중심 스토리보드는 화면 디자인 작업에는 유리하지만 기능 개발은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심하면 개발자는 화면 중심 스토리보드로 개발을 할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개발을 위한 기획서 현행화 또는 보완 기획 업무가 있었던 것입니다.
문제 상황
간단한 앱/웹 개발이나 설루션 기반 개발의 경우는 어떤 기획서로 작업하여도 문제 가능성이 현저히 낮습니다. 그러나 개발 프로젝트가 복잡하거나 규모가 큰 경우 문제가 생깁니다.
제가 참여했던 앱 개발 프로젝트 중 하나는 이미 개발된 앱의 업그레이드 앱을 개발하는 것이었습니다. 두 앱이 앱스토어서는 같은 앱이었으나 사용자가 업그레이드를 하는 순간 회원 가입을 다시 해야 했습니다. 이전 버전 앱의 데이터를 가져올 수 없었다고 우리 개발자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이후 분석울 위해 이전 버전 앱의 기획서를 받아보았는데 수 백 페이지나 되는 기획서는 한 장 한 장 정리나 화면 디자인이 잘 된 기획서였으나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몇십 페이지를 읽다 보면 이전에 본 내용이 또 있고, 이전 내용과 다른 설명이 있기도 했습니다. 화면이 많은 건 알겠는데 그래서 각 화면에 정보나 기능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 앱은 국내 10위 안에 드는 대기업의 핵심 서비스였으나 이제는 중단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기능 중심 스토리보드 전체 화면 디자인과 UI 작업에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전체 화면이 다 표현되지 않을 수도 있고 디자인을 위한 정보가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복잡하거나 규모가 큰 앱/웹 서비스의 경우 기능 중심 스토리보드나 화면 중심 스토리보드만으로 작업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규모가 크거나 복잡한 앱이나 웹사이트 개발의 경우 전체 서비스 기획을 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능 기획, 화면 기획을 진행합니다. 순서로 본다면 서비스 기획 후 기능 기획을 하고 화면 기획을 하는 흐름이 될 것입니다.
그래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 개발 프로젝트입니다. 고객이 기획이나 개발, 디자인 중에 새로운 것을 가지고 오거나 기능이나 디자인을 바꾸기 때문입니다. 생각은 바꾸면 그만이지만 개발은 쉽게 변경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소의 결말을 위해 차근차근 빌드업을 했는데 갑자기 주인공을 변경한다던지 멜로를 넣으라고 한다면 이 드라마가 재밌을 수 없을 것입니다. 개발은 이보다 더해 끝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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