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기능에 대해 종종 객관적으로 편리한 서비스는 인기가 없는데 조금 불편한 서비스는 인기가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변명은 익숙해졌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기획자의 의도에 의해 학습된 결과입니다.
신규 서비스의 성장 이후
신규 서비스가 성장했다는 것은 기존 서비스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아 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로 인해 신규 서비스는 기존 서비스가 될 것이며 앞으로 나올 다른 신규 서비스에 의해 점유율을 빼앗기게 될 것입니다.
성장한 신규 서비스는 앞으로 생길 이런 일을 방어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 서비스에 익숙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다른 서비스도 반복해서 사용하면 생기는 것이므로 장기적으로 방어 전략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 불편함을 만드는 것입니다.
불편함 전략은 일정 이상 점유율과 충성도가 존재할 때 가능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첫 번째인 익숙함을 형성하는 전략을 사용해야 합니다.
불편함은 다른 말로 다른 서비스 또는 시장 사용 흐름과 다름을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 서비스만의 용어를 만들고 이용 방법을 구성합니다. 이런 다름은 사용자가 처음 접할 때는 불편함을 느낍니다. 그러나 이미 생긴 충성도 또는 다른 서비스로 넘어가기 위해 사용해야 하는 수고 때문이라도 그냥 이용하게 됩니다.
이렇게 이용이 반복되면 불편함은 익숙해집니다. 그리고 다른 서비스는 사용하기 불편해지게 됩니다.
결국 불편함은 사용자가 다른 서비스로 넘어가는 것을 막는 장벽이 됩니다. 그래도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불편함이 너무 커서 다른 서비스를 신규 가입하고 이용하는 것 이상 되어서는 안 됩니다.
불편함 전략
의외로 불편함 전략은 여러 곳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명품, 프리미엄 제품이나 전문 지식 서비스, IT서비스, 정치/사회 클럽 등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사용됩니다.
어떤 마케팅 서적에 나온 미국에서 정재계 인사를 많이 배출한 대학의 비밀 클럽은 신입이 들어오면 이들을 상당히 괴롭힌다고 합니다. 술도 먹이고, 모욕도 주고, 얼차려도 준다고 합니다. 재밌는 사실을 이런 단계를 이긴 신입들은 클럽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지고 서로 간 유대도 끈끈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클럽 졸업생이 미국 정재계를 지배하는 핵심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특히 전문적 지식에 이런 불편함 전략은 새로운 트렌드를 만드는데 자주 사용됩니다. 새로운 마케팅 기법, 전략 기법이 나와 개념 설명을 보면 과거에 있는 기법에 새로운 매체나 기술을 접목한 것에 지나지 않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퍼포먼스 마케팅은 2000년 SP에 온라인 광고와 IT 기술을 접목한 것입니다.
페이스북, 구글 등은 용어, 사용법을 통해 불편함 전략을 사용합니다. 페이스북과 구글의 공통점은 매출을 대부분을 광고를 통해 얻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두 기업은 다양한 광고 관리 툴을 제공합니다. 픽셀과 애널리틱스를 제공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런데 페이스북, 구글에 광고를 집행하다 보면 비슷한 듯 다른 광고 용어나 사용 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소액을 간단히 광고 집행할 때는 크게 불편함을 느낄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많은 광고비를 타기팅 하여 집행할 때는 용어나 사용법에 대한 이해가 더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를 커리큘럼으로 하는 유료 학습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학습 기업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광고비를 많이 집행한다는 상황은 이런 불편함을 견디게 하는 요인이 됩니다. 광고비를 많이 집행할 가치가 있는 매체라는 것은 광고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른 교육 기업 유료 콘텐츠를 통해 배운 광고 툴은 애착과 자긍심을 가져오게 됩니다. 일종의 대학 졸업장 효과 같은 것입니다. 어려운 온라인 광고 용어와 사용법은 무언가 전문가적 느낌을 주게 되고 페이스북이나 구글에 대규모 광고를 집행하려는 기업들이 물어오는 일도 있어 이런 느낌은 배가 됩니다. 또 대규모 광고비를 집행하려는 기업은 대기업이 많으므로 이런 느낌은 더 고조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용어나 사용법이 안착되면 새로운 광고 매체가 성장하더라도 일정 이상 방어 효과를 가지게 됩니다. 물론 틱톡과 같이 압도적 또는 다른 유형의 광고 효과를 낼 수 있는 매체가 생긴다면 이 방어 효과도 무력하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픽셀, 애널리틱스 같은 툴과 여기서 사용되는 용어, 개념은 여전히 광고주를 페이스북과 구글에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광고 개념을 지배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광고주는 항상 페이스북과 구글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툴은 불편함 전략의 침투를 위해 기본적으로 무료입니다.
불편함과 익숙함
아이폰의 UI는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직관적입니다. 이 말은 처음 아이폰을 구매한 사람도 사용법을 배우지 않아도 바로 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아이폰3에서 12에 이르기까지 지나오면서 많은 경쟁 스마트폰들이 아이폰의 UI를 참고하였습니다.
그런데 아이폰이 국내 처음 출시하였을 때 사용법을 잘 몰라 아이폰 사용법을 알려주는 교육 프로그램도 있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이 당시 국내 사용자에 아이폰은 사용하기는 어렵지만 이쁜 스마트폰이었습니다. 그래서 사용자들 중에는 통화만 하고 손가방처럼 가지고 다니는 액세서리 같은 스마트폰이 아이폰이었습니다.
직관적인 아이폰을 불편하게 만든 것은 그동안 사용해온 피처폰의 물리 버튼이었습니다. 물리 버튼이 없는 아이폰, 정확히는 버튼 하나만 가운데 아래쪽에 있는 아이폰은 사용이 어려웠던 것입니다.
아이폰의 불편함을 만든 것은 지금은 이상한 물리 버튼 피처폰의 불편함이었습니다. 배워야 하는 피처폰을 수년간 사용해온 사용자에게 이러한 것은 익숙함이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익숙함과 다른 아이폰이 불편한 것입니다. 아무리 직관적이라도 익숙함과 다른 것은 불편합니다.
익숙함은 자연스러운 사고의 흐름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사고의 흐름은 학습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같은 대상이나 상황에서 반응이 문화권이나 국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다.
직관적이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엄밀한 논리적 추리 과정을 거치지 않고 문제의 해답을 생각해 내는 추리작용'이라 나옵니다. 그냥 그렇게 사용해 왔다면 새로운 제품도 이전과 같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직관적이 됩니다. 만약 다른 사용 체계가 아무리 편리해도 초기에는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습관이 된 이용법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고 체계를 사용한 콘텐츠가 3D, VR, MR 같은 것입니다. 만약 사람의 사고 시스템이 자동 인식 프로세스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면 이런 콘텐츠를 사실적으로 느끼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만약 이런 콘텐츠가 사고의 흐름을 형성하는 정보와 너무 다를 경우 뇌는 불편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 불편함이 어지러움과 구토입니다. 심하면 쓰러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불편함의 현상이 있기에 기업들은 자신의 서비스 이용 방식과 용어를 사용자가 익숙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렇게 익숙해진 서비스와 다른 새로운 서비스는 불편해지고, 심할 경우 적대적으로 반응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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