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KT는 기존의 할인 혜택 중심의 T멤버십에서 적립 중심의 T멤버십으로의 개편을 공지했습니다. 개편된 멤버십은 2021년 8월 적용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번 SKT의 멤버십 개편이 서비스 중인 시럽과 OK캐시백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T멤버십 개편의 주요 내용
SKT에서 공지한 T멤버십 개편의 주요 내용은 기존의 할인 중심의 멤버십에서 적립 후 적립 포인트 사용입니다. 기존 천원당 50원 할인되는 제휴처에서 앞으로는 할인이 아니라 천원당 50원 포인트 적립이 되고 이렇게 모은 포인트는 제휴처 아무 곳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얼핏 들으면 CJ 브랜드에서 적립/사용 가능한 원(one) 카드나 해피포인트 카드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SK 관련사 중 OK캐시백이 처음 론칭할 때 홍보 문구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이번 개편의 분명한 느낌은 T멤버십이 가입자 유치나 기존 가입자의 이탈 방지의 목적성은 사라진 것 같다는 것입니다.
성장한 OK캐시백, 시럽과 줄어든 SKT에서 T멤버십 가치
SK 그룹의 OK캐시백 같은 포인트 서비스와 시럽 같은 전자지갑 서비스의 중심에는 과거에는 주유소 이용자와 통신사 가입자가 있었으며 최근에는 마케팅 데이터가 있습니다. OK캐시백이 다양한 포인트 제휴처를 통해 소비자의 구매 데이터를 확보하였고 시럽은 다양한 브랜드 카드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편의성을 바탕으로 브랜드 구매자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이 데이터는 SK 그룹의 마케팅 플랫폼 전략의 기반을 구성하였습니다.
처음부터 SK 데이터 서비스들이 안정적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SK는 SK주유소와 SKT 이용자와 주요소/대리점망을 활용하여 포인트 서비스와 전자지갑 서비스 초기 안정화를 꾀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SK 그룹 비즈니스를 넘어 포인트 및 전자지갑 서비스가 확대되어 있습니다. SK주요소나 SKT 종속성은 데이터 확보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을 정도로 커진 것입니다.
또 다른 변화는 이통사 멤버십의 효용성이 작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 신규가입과 번호이동이 많은 시장에서는 T멤버십은 고객을 끌어들이고 기존 고객의 타 이통사로 이동을 방어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과거보다는 많이 혜택이 줄어든 개편 전 T 멤버십의 VIP 등급을 기준을 보면 2년 이상의 경우 연간 납부 금액이 90만 원 이상이 되어야 하지만 5년 이상의 경우는 60만 원 이상이면 되었습니다. VIP 등급의 혜택이 충분히 매력적이라면 장기 고객으로 남으려 하는 고객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방통법 시행 이후 매월 발생하는 번호이동 및 신규 가입자는 줄어고 있으며 스마트폰이 비싸지면서 기존 24개월 약정은 36개월까지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기존 우수 고객 이탈 방지는 늘어난 약정과 프리미엄 스마트폰 보상/교환 정책으로도 충분히 달성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SK 그룹 내 OK캐시백, 전자지갑 시럽과 통합을 통해 마케팅 플랫폼 강화 전략
고객 유치와 유지에 있어 이통사 멤버십의 역할은 작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그동안 SKT는 T멤버십 혜택을 꾸준히 줄여왔습니다. 이통사 시장의 변화 속에 이제는 멤버십을 유지해야 하는 의미는 거의 없어 보입니다. 그렇다고 T멤버십을 없애면 고객 반발이 심할 것입니다. 아무리 작은 혜택도 없애면 SKT가 주어서 내것이 된것을 빼앗아가는 느낌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T멤버십 개편에 소비자들이 반발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T멤버십은 어느덧 SKT 입장에서 계륵이 된 것입니다.
SKT 입장은 이번 T멤버십 개편으로 혜택이 더 늘어났다고 하지만 반응을 보면 소비자는 그렇게 느끼지 않고 있는 듯 보입니다. 바로 할인이 아니라 적립한 후 사용해야 하는 것이 실제 사용을 더 어렵게 한다 느껴지기는 합니다. 1~2번 적립받아 적립 포인트가 작으면 사용하지 않고 있다 적립된 포인트가 사라질 수도 있고, 제휴 브랜드 구매 때 마다 일일이 포인트 적립을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T멤버십을 개편한 것은 OK캐시백, 시럽, T멤버십 통합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닌가 생각 듭니다. 시럽과 OK 캐시백 서비스 통합은 이미 예전에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T멤버십 개편도 OK캐시백 적립/사용 구조와 비슷해 보입니다. 이번 개편은 T멤버십을 중단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오히려 OK캐시백과 서비스 통합성을 크게 하여 데이터 확보/활용성을 강화하면서 SKT 내에서가 아니라 SK 마케팅 플랫폼에서의 T멤버십 효용성을 증대시키려는 목적이 아닌가 보입니다.
'기획 일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손정의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왜 야놀자에 2조 원을 투자했나? (0) | 2021.07.14 |
---|---|
김사랑 광고에도 와이드앵글은 왜 2020년 골린이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나 (0) | 2021.07.12 |
한눈에 살펴보는 안다르의 성공과 실패. 년도별 매출, 모델 그리고 에코마케팅 (0) | 2021.07.08 |
신한 라이프 광고 모델 로지는 누구이고 가상 버추얼 인플루언서 또 무엇인가? (0) | 2021.07.07 |
인플루언서 공구와 에이블리 새로운 커머스 플랫폼 성장 이유 (0) | 2021.07.0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