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쇼핑앱 사용자를 유혹하는 커머스의 비밀. 앱 보는 순간 나는 구매하고 말았다.

TV를 보면 홈쇼핑을 보다 물건을 너무 많이 구매했다는 연예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위메프, 티몬, 쿠팡, 지마켓, 11번가 같은 쇼핑앱을 보다 보면 어느 순간 사고 싶다는 욕망이 생깁니다. 어느덧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고 있습니다. 홈쇼핑, 쇼핑앱을 보면 왜 이렇게 되는 걸까요?

 

 

상품이 눈앞에 있다 고로 나는 구매한다

 

홈쇼핑이나 온라인 커머스, 쇼핑앱이 없었던 시절에는 백화점이나 시장에 가야만 상품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TV 채널을 돌리다 보면 상품이 나오고, 스마트폰을 보고만 있어도 상품이 나옵니다. 더 이상 상품은 백화점이나 시장 같이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집 안에 있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미국의 리치먼드 대학과 일리노이 대학의 공동 연구에 의하면 처음에는 어떤 물건을 사려는 기대가 생기고 그다음 즐겁고 짜릿하고, 부정적인 감정들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경험이 이루어지므로 쇼핑 중독 현상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어떤 물건을 보지 않았다면 사려는 기대가 시작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오늘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받지 않았다면 구매 버튼을 누르지 않는 것이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군중 속의 고독이 형성하는 쇼핑 욕구

 

요즘처럼 관계를 맺기 쉬운 시대도 없을 것입니다. 과거와 같이 동네 친구, 학교 친구, 직장 동료들 뿐 아니라 온라인 카페만 가입해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SNS를 이용하기만 해도 수백 명에서 수천 명의 친구들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들은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좋아해 줍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더 외로워할까요?

 

과거의 관계는 표정과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것들이었다면, 요즘의 관계는 이모티콘과 댓글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SNS를 통해 만나는 너무 많은 친구들의 행복한 일상을 보면 그렇지 못한 나의 일상으로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명품 옷을 입고 사진을 찍어 올리면 SNS 친구들이 좋아요를 눌러줍니다. 좋아요를 보는 순간은 기분이 좋아지지만 시간이 흘러 현실로 돌아오면 다시 우울해집니다. 만약 SNS 친구들의 좋아요가 작다면 좋아요를 확인하는 그 순간도 우울합니다.

 

홈쇼핑이나 쇼핑앱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것은 우울과 불안, 자기 비하 등의 부정적 감정들로부터 벗어나게 해 줍니다. 쇼핑을 하는 순간 나타나는 이러한 반응은 대부분의 심리학자들이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친절은 구매를 부르고 쿠폰은 장바구니를 채운다

 

사람들이 충동 구매를 하는 이유, 명품을 구매하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습니다. 명품 3대 시장은 중국, 일본, 한국이라고 합니다. 명품은 대부분 서양 브랜드인데 구매는 동북아시아 3국이 많은 것은 사회 중심 관계에 신경쓰기 때문입니다. 외부 관계에 대해 인정과 관심을 받고 싶은 마음이 많을수록 명품을 구매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요즘 10대들의 등꼴 브레이커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왜 백화점 매장에서 구매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한 마디로 백화점 직원의 친절함과 칭찬하는 상호작용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독일에서 진행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매장 직원들에게 받는 대우로 자존심이 고취되는 것이 구매와 반복 구매에 핵심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바로 사람이 이야기를 들어주고 칭찬해주는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백화점 매장인 것입니다. 그래서 카드를 건네게 됩니다.

 

홈쇼핑과 쇼핑앱은 이런 경험을 어떻게 만들까요. 친한 친구가 이야기하는 듯한 앱 알람, 메시지로? 아니면 우수 고객이라며 주는 쿠폰과 포인트로 인해? 쇼핑앱, 커머스 플랫폼은 다양한 형태로 관계를 형성하고 유사한 경험을 제공하려 합니다. 그럼에도 오프라인 매장과 같은 느낌을 주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이벤트나 쿠폰 같은 것을 제공함으로써 불편함을 증가시키는 혜택을 제공합니다. 홈쇼핑, 쇼핑앱과 같은 커머스 플랫폼은 빅데이터 솔루션, AI(인공지능) 등을 활용해 사용자가 마음에 가장 깊게 공감할 만한 이벤트와 쿠폰을 친절히 제공해 줍니다. 이것을 보는 순간 사용자는 구매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지니게 됩니다. 구매를 하지 않고 나올 때 너무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맞장구 쳐준 매장의 직원에게 드는 미안함 같은 감정 같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