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불매, 탈퇴 인증 사태로 알수 있는 내부 마케팅의 중요성

쿠팡의 나스닥 상장 뉴스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최근 인터넷에서는 쿠팡 탈퇴 인증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비록 나스닥에 상장했지만 쿠팡의 주 시장이 국내라는 점에서 탈퇴, 불매 운동은 심각한 위험 요인으로 생각됩니다. 이 문제는 쌓였던 여러 부정적 요인들이 터진 점에서 마케팅적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쿠팡 탈퇴, 불매의 원인

 

얼마 전 발생한 경기도 이천의 덕평 물류센터 화재 사건과 쿠팡 이츠 새우튀김 환불 사건이 주요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물류센터 화재 사건에서는 화재를 인지한 노동자가 관리자에게 알렸으나 무시했다, 업무 중에 노동자가 스마트폰을 못쓰게 회사가 압수하여 신고가 늦었다, 전기비용을 아끼기 위해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아 선풍기를 콘센트에 많이 연결하다 보니 과부하가 일어났다, 화재 진압을 위한 스프링클러가 늦게 작동해서 화재가 커졌다는 많은 이야기가 인터넷에 떠돌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미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이 쿠팡 사내 이사 자리에서 사임했다는 뉴스가 나오자 책임 문제에서 자유롭기 위해 그런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사고 있습니다. 쿠팡은 이전부터 노동자 관련 문제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더해서 쿠팡이 야심 차게 진행하고 있는 쿠팡 이츠에서도 새우튀김 환불 사건이 터지면서 소비자와 쿠팡 이츠 점주들의 불만이 커져 탈퇴, 불매 운동까지 번진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물류센터 화재와 새우튀김 환불 사건 모두에서 소방관과 점주의 안타까운 사망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쿠팡은 과거에도 과도한 노동 강도로 인해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다른 기업에 비해 빈도가 많아 비난을 받고 했었는데 이번에는 소방관과 쿠팡 이츠 점주에서까지 사망하는 일이 생기면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만을 넘어 쿠팡 불매, 탈퇴 인증 릴레이가 발생한 것입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쿠팡의 위치       

 

쿠팡은 티몬, 위메프와 함께 국내 3대 소셜커머스로 시작하였습니다. 쿠팡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변모한 것은 소프트뱅크에게서 2번의 대규모 투자를 받은 후입니다. 경쟁자를 압도하는 쿠팡만의 무기인 로켓 배송도 소프트뱅크의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고, 수년간 수조 원의 손실에도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을 올려가며 나스닥까지 상장할 수 있었던 것도 소프트뱅크가 투자를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이 결과 쿠팡은 2020년 161조가 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거래액 30조(점유율 약 18%)의 네이버에 이어 거래액 22조(점유율 약 13%)로 2위 사업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소셜커머스 기업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비교적 최근 등장한 사업 분류인 만큼 쿠팡은 성장은 매우 빨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쿠팡은 빠른 성장에 따른 내부적으로 많은 문제를 발생시켰습니다. 여기에는 쿠팡의 경쟁력인 로켓 배송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쿠팡맨들의 로켓 배송을 위한 과도한 업무나 모집 공고와는 다른 정규직 문제 또한 자주 뉴스화 되었습니다. 

 

이 모두가 쿠팡의 급속한 성장에 의한 성장통이라 말하는 사람들도 있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국내 2위 사업자가 된 지금, 나스닥에까지 상장한 지금 발생한 물류센터 화재나 쿠팡 이츠 점주 사망 사건은 단순히 성장통이라 말하기에는 쿠팡의 위치가 너무 올라가 있습니다.     

 

 

쿠팡의 외부 마케팅과 내부 마케팅

 

쿠팡의 강점은 마케팅과 IT 기술에 있습니다. 제가 한참 개발 프로젝트를 할 때 개발자분들은 쿠팡에 가기를 원하는 모습을 자주 보았습니다. 네카라쿠배(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민)에서도 알 수 있듯 쿠팡은 당연 개발자의 꿈의 직장이었습니다.

소비자 관점에서도 쿠팡은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과는 다른 경험을 제공해 주는 신세계였습니다. 특히 로겟배송은 빨라도 너무 빠른 경험이었습니다.

 

이렇게 쿠팡은 쿠팡 외부인들이 보기에 꿈에 직장, 쇼핑 경험의 신세계입니다. 굳이 마케팅 관점에서 구분을 하자면 우리는 이를 외부 마케팅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쿠팡 외부에 있는 고객(쇼핑 소비자나 지원 개발자 등)에 비추어지는 모습을 만들고 경험을 제공하는 마케팅이라는 점에서 외부 마케팅이라 부르겠습니다.

 

쿠팡맨의 예를 들면, 수많은 지원자들이 쿠팡맨에 도전하도록 만들고 로켓 배송을 홍보하는 마케팅은 외부 마케팅입니다. 이 마케팅에 영향을 받아 쿠팡 맨의 입사 경쟁률은 올라갑니다. 경쟁을 뚫고 쿠팡 맨이 되었습니다. 쿠팡맨이 되어 느끼는 감정과 경험은 내부 마케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쿠팡맨이 되기 전과 된 후의 쿠팡맨에 대한 생각과 경험이 다르다면 이는 내부 마케팅과 외부 마케팅에 괴리가 있는 것입니다.

 

물류센터 화재 및 쿠팡 이츠 새우튀김 사건에서 나타나는 문제에는 물류 센터 노동자와 쿠팡 이츠 점주가 있다는 점에서 내부 마케팅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물류 센터에서는 노동자에 대한 갑질 문제가 터져 나와 물류 센터에서 근무했었던 전 노동자들의 터질게 터졌다는 말이 온라인 상에 돌고 있습니다.

쿠팡 이츠에서는 분노한 점주들이 들고일어났습니다. 이미 배달앱에서의 악성 후기와 음식은 다 먹고 환불을 요구하는 악성 고객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므로 후발 주자인 쿠팡 이츠가 몰랐을 리가 없을 것입니다. 이 문제는 쿠팡 이츠 구매자(외부 마케팅)를 늘리기 위해 알면서도 쿠팡 이츠 점주(내부 마케팅)를 희생시킨 사건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가치 소비로의 변화와 내부 마케팅의 중요성

 

더 싸게 더 좋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빨리 받을 수 있다면 쇼핑몰(플랫폼)을 이용하는 입장에서는 더욱 좋을 것입니다. 문제는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누군가는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소셜커머스 초기에도 과도한 수수료와 마케팅 비용으로 인해 문제가 되었지만 소비자는 혜택을 보고 있었으므로 그냥 넘어갔습니다. 그러다 소셜커머스에 참여하는 기업/점주가 줄어듦에 따라 자연스럽게 과거 형태의 소셜커머스는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소셜커머스의 흐름에도 알 수 있듯 내부 마케팅을 인한 문제는 공급망에 문제를 일으키거나 기업 내부 조직에 문제를 일으킵니다. 자연스럽게 쇼핑 플랫폼에 참여하는 공급자(쿠팡 이츠에서 점주)가 줄어들거나, 전 직원이었던 사람들의 증언이 온라인을 떠 돌게 됩니다. 회사가 작을 때는 이런 문제 또한 작지만 회사가 커지면 이런 문제 또한 커지게 됩니다. 일종의 후기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과거 내부인의 부정적 메시지는 그 내용이 아니라 그 대상에 대한 부정적 느낌 소비자로 하여금 기억하게 하니까요. 

 

경제적 소비 상황에서도 위와 같을지언데, 가치 소비 상황에서는 더 문제가 됩니다. 아무리 싸고, 좋고, 빠르게 배송해 준다 해도 가치 소비에 맞지 않는 갑질, 노동 환경, 점주 피해가 있다면 그 기업은 부도덕한 기업이므로 가치 소비자는 구매를 하지 않게 됩니다. 가치 소비에서는 기업의 내부 (마케팅) 상황도 중요한 구매 결정 요인이 됩니다.

 

국내 이커머스 소비자 입장에서 쿠팡은 국내 2위 이커머스 기업입니다. 그러나 가치 소비 입장에서 쿠팡에서 구매는 부도덕한 일을 하게 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이슈가 되고 있는 쿠팡은 과연 국내 기업인가라는 물음에서 알 수 있듯이 쿠팡이 국내 노동자의 희생을 통해 성장한 외국 기업이라는 인식이 심어진다면 더 큰 위험으로 작동할 것입니다. 이 또한 내부 마케팅에서 시작된 문제입니다.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도 미국 국적이고 쿠팡의 임원진도 대부분 외국인이며, 평소 김범석 의장이 한국인에 대한 반감이 크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기에 이번 국내 임원 사임은 외국인으로 한국 내에서의 문제를 책임지지 않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기에 위험의 크기는 더 커질 것입니다.

 

대기업이 된 쿠팡은 더 이상 내부 마케팅을 희생(노동자와, 점주 등)한 외부 마케팅(구매자)을 통해 성장할 수는 없습니다. 규모가 커진 만큼 책임도 커졌기 때문입니다. 수조 원의 손실에도 로켓배송을 밀고 나가던 쿠팡이 전기세를 아끼기 위해 물류센터네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았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가 돌고 있는 것은 내부 마케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만약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국내에서 쿠팡의 사업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국내 시장을 버리고 쿠팡이 성장 아니 생존할 수 있을까요? 쿠팡은 그동안 대규모 채용으로 인력을 늘려 왔습니다. 그만큼 쿠팡과 관련한 이커머스 소비자도 늘어난 것입니다. 쿠팡 직원의 가족과 친구들까지 더 한다면 이 수는 더 커질 것입니다. 내부 마케팅은 이들은 쿠팡의 열광하는 팬으로도 만들 수 있고 강력한 불만 고객으로 만들 수도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