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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일반

사용자 스마트폰에서 자주 이용하는 앱이 바뀌는 이유

by 애플_피시 2023. 5. 28.

온라인 서비스 시장을 보면 압도적이던 서비스의 인기가 갑자기 사그라들고 새로운 서비스로 대체되는 것을 종종 보게 됩니다. 각 서비스 분야별로 사용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앱도 변합니다. 심한 경우 한 때 인기 앱이 사용자의 스마트폰에서 삭제당하기도 합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요?

 

 

인기 앱의 흥망성쇠

과거 인기 앱을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앱은 아마 싸이월드일 것입니다. 최근까지도 서비스 재 개시와 암호 화폐 출시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프리챌, 판도라 TV 등 더 많은 과거 인기 서비스들이 사라졌습니다.  

 

카카오로 인수된 다음 역시 지금은 서비스 중단 예상까지 나오고 있지만 과거에는 네이버보다 더 큰 포털이었습니다. 쿠팡만 하더라도 과거 소셜커머스 시장에서 티몬에 밀리는 앱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페이스북, 유튜브, 구글 등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해서 기존 인기 앱의 몰락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기존 서비스 분야 강자를 몰아내고 압도적 시장 지배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였던 네이버와 페이스북 또한 새로운 서비스에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기도 합니다.  

 

우리는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인지 생각해 보려 합니다. 물론 이 현상 전체를 설명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래도 기본적인 현상의 원리 이해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성공이 부른 실패의 그림자

기존 인기 앱의 몰락의 시작은 성공의 기억이 새로운 시도를 방해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과거의 성공이 미래의 성공의 걸림돌이 되는 것입니다. 

 

아직도 여전히 과거를 지향하는 기업들은 심리적 안정감을 얻는 대신 막대한 적자를 내고 있습니다. 적자는 심리적 안정에 대한 비용인 것입니다.

 

과거의 성공이나, 과거의 경험이 미래의 성공을 방해하는 이유는 시장이 변화에 있습니다. 앱 서비스 기준으로 보면 사용자 가치의 변화에 서비스가 적응하지 못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문제는 기존의 막대한 매출을 가져다준 성공 방식과 미래 성공 방식이 같은 선 상에 있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미래 성공을 위해 과거의 성공을 버려야 하는데, 이것은 상당한 스트레스가 됩니다. 그리고 이미 돈을 벌고 있는 확실한 서비스에 투자를 하지 않고, 미래 돈을 벌 수도 있는 불확실한 서비스에 투자를 한다는 것은 리스크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의사 결정을 임금을 받는 직원이 한다는 점에서, 누군가의 평가를 받는 입장에서 이런 의사 결정은 기업 내 정치적 입지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냥 누군가 한 새롭게 한 시도가 성공하면 그냥 가로채는 것이 더 쉽습니다. 그리고 실패하면 그 사람의 잘못으로 몰면 됩니다. 그러면 임원이 되고, 대표가 되는 것도 가능합니다.

 

결국 안전하게 과거에 만들어 놓은 자산을 기반으로 수익을 극대화하는 앱 전략을 취하는 게 개인 커리어를 관리하는데 유리한 것입니다. 그리고 10년 정도 일을 하다 기업 매출이 내리막을 걷기 시작하면 과거 스펙을 바탕으로 이직을 하면 됩니다.

 

결국 변화가 크고 빠른 온라인 서비스 시장에서는 과거를 바탕으로 한 전략은 실패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실패가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천천히 뜨거운 물에서 천천히 익어 죽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내부 정치에 역량이 높은 직원은 이 타이밍에 적절히 커리어 관리 퇴각 전략을 실행합니다. 그리고 그 앱 서비스는 사라지게 됩니다.

 

 

반복된 미투 전략으로 인한 브랜드 희석

인기 앱의 가장 큰 장점은 엄청나게 많은 사용자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네이버나 카카오의 주요한 성공 열쇠 또한 압도적인 네이버 검색 및 카카오톡의 사용자 점유율입니다.       

 

그러므로 새로운 서비스에 도전하기보다, 시장에서 어느 정도 검증된 서비스를 비슷하게 개발해서 서비스하는 것이 비용 대비 매출에 유리합니다.

 

아무리 원조 앱 서비스더라도 인기 서비스의 압도적인 사용자를 바탕으로 한 서비스 확산에 대응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아마 시장의 많은 사용자들은 원조 앱 서비스 보다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독과점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해당 서비스를 처음 접했을 것입니다.

 

이러한 서비스 확산 전략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수행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네이버나 카카오의 앱 서비스 성공률이 국내 재벌 그룹사의 성공률보다 높은 것입니다. 과거 오프라인에서의 재벌이 한 행동을, 온라인에서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거대 플랫폼이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과거 재벌 그룹이 겪었던 일을 인기 앱 플랫폼도 겪을 수 있습니다. 과거 문어발 식으로 확장을 하던 재벌들은 시간이 지나자 서로 겹치는 사업이 많아졌습니다. 심지어 상속으로 분리된 그룹사의 사업 분야가 겹쳐 형제 기업끼리 경쟁하는 일도 생겼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오프라인에서와 다르게 온라인에서는 문제가 됩니다. 앱 서비스 개성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과거 해외 전자 기업들이 국내 시장을 공략하였지만 모두 실패하였습니다. 피처폰의 경우 삼성과 LG의 양강 체제를 모토로라와 노키아는 뚫지 못했습니다. 단통법이 없어더라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은 지금 같은 성장은 없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단통법 영향으로 LG는 스마트폰 사업을 접었지만 여전히 삼성전자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앱 시장으로 가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싸이월드가 가졌던 국내 SNS 시장은 페이스북으로 넘어갔습니다. 페이스북의 성장이 멈추자 또 다른 해외 SNS 앱 서비스인 인스타그램이 사용자를 흡수하고 있습니다.

 

동영상 플랫폼 시장에서의 해외 서비스인 유튜브의 점유율이 더 압도적입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동영상 서비스는 유튜브 시장을 잠식하기는커녕 성장에 도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틱톡이 선전하고 있습니다. 물론 국내에서 틱톡은 세계 시자에서와는 다르게 한계가 있기는 합니다.

 

다른 여러 앱 시장에서 검색과 모바일 메신저에서 압도적인 네이버나 카카오가 해외 앱에 고전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반복된 미투(베끼기) 개발이 있습니다.

 

좋은 말로 벤치마킹 또는 레퍼런스라 부르는 미투 전략은 기존 사용자를 기반으로 검증된 앱과 유사한 앱을 만들어 서비스하는 전략입니다. 문제는 서로 다른 분야 앱이 가지는 서비스 개성이 서로 다르다는 점에 있습니다.

 

미투 전략으로 만든 앱은 기존 서비스의 개성이 담겨 있지 않거나, 기존 서비스의 와는 다른 개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기존 사용자를 레버리지 한 확산이 필요하기에 무리하게 결합시킵니다. 여기서 사용자 인지의 불협화음이 발생합니다.

 

기존 서비스 개성이 담겨 있지 않은 경우 기존 사용자에 대한 이용 권유는 거부감이 들 수 있습니다. 게다가 무리한 브랜드 확장으로 기존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 인식도 부정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기존 서비스와 다른 개성을 앱을 만들어 같은 브랜드를 붙이고 기존 사용자에 프로모션 하는 경우 또한 거부감은 당연히 발생합니다.

 

단지, 이러한 시도는 스타트업처럼 사용자를 시작부터 모으는 것보다는 확실히 빠르게 성장할 수는 있습니다. 단지 어떤 식이든 기본 서비스 브랜드를 희석하게 됩니다.

 

이런 현상은 네이버나 카카오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네이버의 국내 검색 점유율은 점차 구글에 잠식되고 있습니다. 카카오의 신규 사업 수익률은 점차 낮아지고 있습니다. 카카오톡의 지배력을 여전하지만 과거 모바일 게임 플랫폼을 론칭할 때만큼 압도적 성공을 보이는 신규 사업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에 무리한 확장으로 시장의 부정적 인식이 만들어지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온라인 재벌의 문어발 확장이라는 인식이 만들어져 네이버, 카카오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덧칠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영원할 것 같았던 네이버, 카카오 제국도 싸이월드처럼 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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