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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기획 웹기획

이런 스토리보드, 화면 설계로는 온라인 서비스 개발이 어려운 이유

by 애플_피시 2023. 8. 1.

어떤 케이스의 스토리보드나 화면 설계가 앱 또는 웹 사이트로 진행되는 온라인 서비스 개발이 어려운지 간단히 예를 들어 설명하고자 합니다. 그렇다고  이 글에서 모든 케이스를 다루지는 못할 것입니다. 우선 제가 경험하고 분석한 케이스를 중심으로 몇 가지를 다루어 보고자 합니다.

 

 

화면 중심 설계와 스토리보드가 가지는 한계

 

그림을 잘 그리고 자동차를 좋아하는 청년이 있다고 가정합니다. 이 청년의 취미는 거리에 다니는 자동차를 관찰하고 그림을 그리는 것입니다. 이 청년의 그림은 깔끔하고 거리의 자동차를 멋지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 청년이 그린 그림이 자동차 설계도가 될 수 있을까요? 이 그림을 자동차를 개발할 수 있을까요?

 

온라인 서비스의 경우도 우리는 매일, 매 시간 손에서 스마트폰을 떼어 놓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하루에도 몇 시간 이상 매일 앱을 이용합니다.

 

또 집에 오면 이제는 TV가 아닌 컴퓨터나 패드로 드라마나 영화를 봅니다. 이때도 앱이나 웹 사이트를 이용하고는 합니다. 

 

이렇게 현대 사람들은 매일 수많은 앱과 웹 사이트를 보고 즐기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앱/웹 화면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앱/웹 화면은 온라인 서비스 기획서 작업 시 무의식적으로 반영되고는 합니다. 이러한 사용자의 무의식을 장악하는 것 또한 다른 앱/웹의 온라인 서비스 기획자의 설계입니다. 

 

그렇다면 그냥 보기만 한 것이 아닌 자주 이용도 해본 앱/웹에 대한 경험과 문서 작업 스킬이 결합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깔끔하고 세련된 스토리보드, 화면 설계서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더하여 피그마나 어도비 XD 같은 디자인 툴에 바로 작업한다면 실제 스마트폰 앱 또는 웹 사이트 느낌의 매우 유사한 화면도 구성할 수 있습니다.

 

그럼 여기서 다시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정말 자동차를 좋아하는 그림 잘 그리는 청년은 자동차 디자이너이고 설계자인 것일까요?

 

만약 아니라고 대답했다면 자동차 개발에 무언가 빠진 게 있다고 느끼기 때문일 것입니다. 앱/웹 개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자동차 좋아하고 그림 잘 그리면 그것이 자동차 디자이너이고 설계자라 생각하신다면 저와 생각이 다른 것입니다. 다음의 글은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고 느끼실 수 있습니다.

 

그럼 다음 내용을 넘어가겠습니다.   

 

 

중국 무술과 UFC

 

중국 무술의 실전성에 대한 콘텐츠가 유튜브에 많이 있었습니다. 특히 쉬샤우동 같은 유튜버는 중국 무술 고수들과 스파링을 통해 중국 무술의 실전성을 지적하는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과거 소림사와 이소룡, 성룡, 이연걸 등의 무술 영화를 보면서 중국 무술에 대한 환상을 품어 왔습니다. 그러나 UFC와 같이 실전 격투 시합이 인기를 얻으면서 중국 무술의 민낯은 밝혀지게 됩니다. 우리가 알던 기공과 장풍, 내공이 실전에서는 상대에게 아무 타격을 주지 못하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중국 무술이 완전히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과거 창과 칼로 싸우던 시절 중국 무술은 충분히 위협적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그렇게 한다면 그것은 무술이 아니라 범죄입니다. 그리고 더 이상 창과 칼이 아니라 총과 미사일로 싸우는 시대에 그러한 무술은 전투에 도움이 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무술의 실전성은 점점 분야에 맞게 특화되어 갔습니다. 우리가 TV나 유튜브로 보는 중국 무술은 군인 등 전투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도장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또는 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알던 소림사도 무협지에 나오는 그런 소림사가 아닌, 무협지의 상상을 품고 사람들이 방문하는 일종의 중국판 유니버설 스튜디오인 것입니다.

 

이런 중국 무술 이야기를 길게 한 것은 앱/웹과 같은 온라인 서비스 기획 시에도 개발과 서비스를 위한 기획이 있고, 보고 등 문서롤 보여주기 위한 기획이 있다는 것을 지적하기 위함입니다.

 

중국 무술이 더 이상 전투가 아닌 보여주기 식으로 변함에 따라 실전성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앱/웹 기획서 역시 그 목적이 비전문가이면서 개발 실무를 담당하지 않는 경영진 또는 관리자에게 보고를 하기 위한 것이 되면서 점점 개발 가능성이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중국 무술이 실전성은 사라졌지만 보이는 화려함은 더욱 멋있어진 것처럼, 이런 앱/웹 기획서도 개발 가능성은 낮지만 더 깔끔하고 세련되어 갔습니다.

 

결국 보고용으로 개발하지 않을 기획서로서의 가치는 올라갔습니다. 반대로 개발을 위한 기획서로의 가치는 낮아졌습니다. 그래도 보고 대상이 개발을 하는 것은 아니므로 개발 가치가 없어도 이런 기획서는 더 인정을 받을 수는 있습니다. 기획자의 인사 고과를 매기는 사람이 바로 보고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중국 무술이 UFC에서 성과를 못 내듯이 이런 화면 뷰 중심 기획사는 개발 프로젝트에서 성과를 내지는 못합니다. 그래도 현대의 중국 무술이 그러하듯 의미가 없지는 않습니다. 산출물로 충분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산출물 관리를 꼼꼼히 하고, 검수에 감리까지 세밀히 진행하는 대형 공공 개발 프로젝트에 유독 문제가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역기획, 벤치마킹의 함정

 

역기획, 벤치마킹이 문제가 있거나, 하면 안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단지 역기획 또는 벤치마킹이라는 이름을 달고 진행되는 무기획의 문서 작업의 함정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흔히 역기획, 벤치마킹은 인기를 얻고 있거나 더 효율적인 기능을 분석하여 우리 앱/웹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진행됩니다. 경쟁 앱/웹을 분석함으로써 어떻게 개발되고 서비스되는지를 추론하고, 이를 우리 앱/웹의 서비스 향상에 도움이 되도록 기획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역기획의 목적은 더 나은 앱/웹 서비스 제공, 더 높은 앱/웹 수익성 제고에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지 경쟁 앱/웹 화면을 파악하고, 이를 우리 앱/웹에 적용하는 것을 넘어 작업되어야 합니다.

 

우선은 화면이 유사라 경우 우리 앱/웹 사용자는 서비스 이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다른 앱/웹의 화면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사용 경험 저하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더하여 화면과 기능의 사용자로 보이는 뷰가 아니라 작동은 단순 화면 중심 역기획 또는 벤치마킹으로 알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리버스 엔지니어링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상당수 의사결정자인 관리자, 임원, 경영진 기술적 이해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도 앱/웹 사용자이기는 합니다. 이 때문에 단순히 화면을 따라 그린 스토리보드, 화면 설계 기획서는 이들이 보기에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쉬울 수 있습니다.

   

더해서 인기 앱/웹의 화면을 따라 하면 무언가 그들과 같은 수준이 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보통 전략, 전술에서는 상대가 준비를 철저히 하고 단단한 성까지 쌓아 준비 중인 곳을 공략하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온라인 서비스 기획에서 이는 사용자들에게 인지도가 있고 많이 이용하고 있는 화면, 기능을 의미합니다. 한 마디로 벤치마킹 대상이 되는 인기 앱/웹 화면, 기능을 의미합니다.  

 

만약 내가 인기 앱/웹 기획자라면 경쟁 앱/웹의 이런 모습을 환영할 것입니다. 단기적인 점유율 관점에서 다소 손해 볼 수는 있지만, 시장 지배력과 매출에서는 엄청난 이익을 보게 될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또한 특허, 실용신안 등의 소송을 통해 화면과 기능을 따라 하는 상대에게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도 있습니다. 단순 화면을 따라 하는 벤치마킹의 경우 누가 보더라도 원조 서비스를 그대로 베낀 것이 티 나기 때문입니다.

 

결국 사용자 경험 측면이나 경쟁 전략 차원에서 단순 역기획, 벤치마킹은 이를 따라 하는 대상 앱/웹 좋은 일을 해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스토리보드, 화면 설계에는 이런 내용이 들어있지 않습니다. 단지 멋진 화면만 표현되어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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