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의 필요성을 기획, 특히 앱 개발을 사례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이 글에서는 간단하지만 직관적으로 쉽게 기획을 하는 사람과 어렵게 하는 사람의 차이를 알아봄으로써 앱 개발 과정의 기획 효율성과 내용 적절성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도울 것입니다.
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이 있을까?
국내에서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이렇게 12년은 대학 입학을 위해 있는 과정이라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1~2년 대학 입학을 위한 공부를 해서 입학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12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길기 때문입니다.
과거는 학력고사만 보면 되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으니 아니면 대학 입학과 직접 연결되는 고등학교 3년만 집중해서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면 9년은 절약할 수 있고 대학 학사와 석사, 박사까지 해도 20살이 안 될 것입니다.
실제 우리 사회에는 이런 학생들도 있습니다. 이들을 우리는 천재라 부릅니다. 그리고 저를 포함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인 이렇게 3년 만에 모든 초등, 중등, 고등학교 공부를 모두 마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렇게 천재가 아닌 일반적인 사람들의 학업 능력과 실력을 향상하기 위해 초등학교에서 중등, 고등학교까지 각 기간에 적정한 커리큘럼이 있습니다.
이 학습 과정은 작년에 공부한 내용이 올해 공부할 부분에 밑거름이 되어 점점 실력을 향상하게 됩니다. 천재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부 영재급 학생들은 작년에 이미 올해 공부할 것까지 완벽하게 학습해 놓기도 합니다. 그러나 많은 일반 학생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지금 당장 배우는 내용도 어렵고 힘이 들기도 합니다.
대학 목표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
인서울 대학 입학을 목표로 하고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고등학교 총 12년의 학업 과정을 이에 맞추어 계획하고 이를 실행해 나가는 과정에 대한 설계를 우리는 대학 입학을 위한 기획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대학 입학을 앱 론칭 후 서비스로,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고등학교를 앱 개발 진행 과정으로 변경해 본다면 앱 기획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더 쉬워집니다.
그렇다면 왜 요건/요구 사항에서 바로 스토리보드를 작업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마치 초등학교 들어가서 인서울 대학에 대해 정리한 후 바로 고등학교 과정을 시작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마 일부 천재들은 이것이 가능하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이 불가능합니다. 아무리 영재라도 불가능합니다.
앱 기획에서도 이는 똑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극소수 천재적인 기획자는 이것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일반적인 기회자는 이것이 불가능합니다. 아마 이렇게 바로 수백 장의 스토리보드를 바로 그리면 머리가 떠질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페이지 페이지는 깔끔해 보이지만 내용은 연결이 안 되거나, 내용이 빠지거나, 중복되거나, 같은 내용을 다르게 표현하거나 하는 등의 일이 벌어질 것입니다.
흔히 기획에서는 이를 사람의 기억과 뇌의 처리 용량이라고도 합니다. 앱을 기획한다는 것은 사용자 뇌의 기억과 처리 프로세스를 조작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내용은 기획자라면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스토리보드를 그린다는 것이 기획 논리 상 얼마나 불안정한 기획인지 알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을 천재라 생각하지만
보통은 부모가 자신의 자식에 대해 하는 하는 생각이지마, 1 가구 2자녀에서 1 가구 1자녀 시대가 됨에 따라 점점 스스로를 그렇게 생각하는 추세가 생겼습니다.
이것은 학교에서의 등수나 수능, 대학 서열 등에도 반영됩니다. 그리고 스스로가 생각하는 것만큼 성적이나 성과가 안 나올 경우 자신 자신이 아니라 다른 외부 요인을 찾게 되기도 합니다.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고 불공정해서 등의 이유를 찾습니다. 그래서 공정한 상황은 내 이익이 큰 것이 되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의 이익이 더 크다면 이는 실제 공정/불공정을 떠나 그냥 불공정한 것이 됩니다. 바로 이 이유의 근거는 스스로가 천재인 것입니다.
학력고사에서 수능 그리고 이름은 어떡하든 내가 성적을 잘 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저의 경우 학력고사 때 한번 대학에 붙었고, 수능 초기 시험을 통해 다시 한번 대학에 붙었습니다. 그리고 이후 과외를 하기도 했습니다.
학력고사 문제는 암기식 문제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일단 열심히 학교와 학원 수업을 듣고 문제를 잘 외운다면 시험을 잘 볼 가능성이 컸습니다. 그래서 학력고사가 다가오면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 찍기 과외가 극성을 부리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수학능력 시험이 도입되었습니다. 초기 수능 문제들은 암기로는 풀 수 없는 문제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 암기한 내용을 활용하여 추론을 해야 풀 수 있었습니다.
그러자 문제가 생겼습니다. 과거 반에서 1등을 하던 친구가 20등을 하는 경우가, 과거 시험 방식에서 20등이던 친구는 수능 방식에서는 1등을 하는 일이 생긴 것입니다.
찍기 과외가 극성을 부린다는 것은 과외비를 많이 쓸 수 있는 집의 학생이 좋은 대학을 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새로운 사고력과 추론 능력을 요하는 수능은 찍기 과외를 무력화했습니다.
이게 문제였습니다. 힘이 있는 집안의 학생들은 천재여야 했고, 사회적 엘리트여야 했습니다. 그렇게 안 되는 세상은 불공정하고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후 수능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름만 수학능력 시험이지 점점 학력고사와 닮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수시가 생긴 이후는 점점 학력고사 보다 더한 EBS 문제 은행식 시험이 되어 갔습니다.
앱 기획과 수능
앱 기획은 상당한 분석과 추론 능력을 요하는 작업입니다. 지금 미래의 경쟁 우위와 사용자 니즈 충족을 통한 수익을 목표로 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답도 없고 풀이 방법도 없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체계적인 과정과 이에 맞춘 설계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체계적인 일반적인 기획 과정의 일부를 우리는 요건/요구 사항을 바탕으로 기능 정의, 화면 정의, 프로세스 설계 등이라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기획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는 기획 작업을 스토리보드 또는 화면 설계라 합니다.
물론 일부 천재들인 이 과정을 자신의 뇌에서 바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앱의 수백 개의 화면을 머리에 넣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각 화면에 있는 기능과 그 기능이 작동되는 로직과 데이터도 굳이 문서화하지 않아도 그냥 머릿속으로 다 처리할 수 있습니다.
마치 과거 기인 열전에 나오는 수 십만 숫자들의 곱셈을 계산기보다 더 빠르게 하고, 미적분을 그냥 푸는 아이들처럼 너무 자연스럽게 스토리보드에 들어갈 각 페이지의 모습과 UI, 기능 로직을 머리로만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실제 천재가 아닌 천재로 포장된 일반 사람들이 이럴 경우 앱은 버그와 에러로 휩싸이게 됩니다.
물론 암기를 통해 어느 정도는 앱 기획을 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앱을 보고 기억해 놓았다가 비슷하게 화면을 그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무언가 좋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앱 비즈니스 현장은 누가 암기를 잘하냐, 누가 더 비슷하게 만드냐의 장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수능처럼 기존 자료를 바탕으로 추론을 해야 합니다. 때로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해 나가면서 수정해 나가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야 비로소 앱은 수익성이 생기게 됩니다.
만약 실력 향상이 아닌 대학 입시가 목적이라면 그냥 대학 입학 과정을 유리하게 바꾸면 됩니다. 그러나 앱 수익성은 수백만명의 사용자에게서 나오므로 이게 불가능합니다.
BTOB의 경우는 어느 정도 이게 가능하기도 하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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