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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이나 웹을 스토리보드만으로 기획하기 어려운 이유

by 애플_피시 2023. 2. 20.

보통 앱/웹 기획하면 스토리보드를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실무에서도 기획 문서라 하면 스토리보드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작업을 해 보면 스토리보드만으로 개발이 쉽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기획이라는 업무의 본질적인 특성 때문입니다.

 

 

앱/웹 기획을 하는 이유

앱과 웹 기획을 하는 이유는 특정한 기능과 사용성을 제공하는 앱 또는 웹을 개발하기 위해서입니다. 기획이라는 업무가 가진 본질적 특성도 특정한 작업에 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하는 것입니다.

 

이런 기획의 특성 때문에 단순 스토리보드만으로 기획이 완전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개발자나 디자이너에게 전달하는 문서는 스토리보드 아니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스토리보드는 기획 최종 문서입니다. 보통 기획을 오래 해보지 않은 초급자의 경우나 개발자나 디자이너를 하시다 기획 업무를 하게 되는 경우 주로 스토리보드만을 기획 문서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 현장에서 기획 초급자에게 스토리보드 작업을 시키고, 개발자나 디자이너에게 스토리보드를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기획이라는 업무 특성에 대해 '특정 작업에 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라는 표현이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이폰은 design by california이지만 made in china입니다. 스토리보드가 기획 최종 산출물이므로 스토리보드가 기획 핵심이다라는 말은 아이폰이 중국 스마트폰이라는 말과 같습니다.

 

가치 사슬, 전략 프로세스, 통합적 마케팅은 결국 제품이나 광고, 유통 등으로 표출되지만 이를 사전에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하에 진행됩니다. 이를 기획이라고 합니다. 기획은 원하는 일이 발생하도록 빌드업하는 미래에 대한 설계인 것입니다. 

 

앱과 웹 개발 작업에서는 앱기획, 웹기획입니다. 문제는 이 생각한 앱 또는 웹을 개발하기 위한 빌드업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획 과정을 통해 하나하나 정리해 나가야 합니다.

 

기획 또는 설계 초보의 경우 일단 모든 변수를 한 번에 정리하고자 합니다. 이는 수학적으로나 과학적으로 매우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단순 확률이나 열역학 제3법칙뿐 아니라 란체스터 법칙에서도 변수의 증가는 덧셈의 법칙이 아니라 제곱의 법칙에 의해 지배된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기획자는 변수를 늘리려 하는 것이 아니라 상수를 늘리려 합니다. 그래야 목적한 결과의 가능성이 커지게 됩니다.

 

여기서 스토리보드만으로 기획이 어려운 이유가 설명됩니다.

 

 

스토리보드만으로 기획이 어려운 이유

흔하지는 않지만 가끔 천재적인 기획자가 있어서 스토리보드만으로 모든 앱/웹 개발 변수와 케이스를 머릿속으로 연산하여 정리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 스토리보드만으로 기획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기획을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저 역시 이렇게는 하면 전체적인 앱/웹 스토리가 얽히게 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획자는 스스로를 천재라 생각합니다. 재밌는 사실은 실제 천재급 기획자는 자신이 부족하다 생각하고, 초급 기획자일수록 천재라고 스스로를 평가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더닝 크루거 현상으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간단히 기획 역량이 부족한 사람은 자신이 뛰어난 기획자라 생각하고, 실제 역량이 뛰어난 기획자는 자신이 능력이 부족하다 여기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이 인지 편향으로 인해 초급 역량 기획자는 스토리보드 하나로 기획을 끝내려 하고, 고급 역량 기획자는 개발자와 디자이너와 커뮤니케이션할 스토리보드 작업을 위한 다양한 기획 자료를 작성하게 됩니다.

 

 

스토리보드란

그럼 스토리보드는 어떤 문서인가에 대한 생각을 해보아야 합니다. 스토리보드는 앱/웹의 스토리를 표현한 보드입니다. 그럼 누구를 주인공(관점)으로 한 스토리인지가 중요합니다.

 

앱/웹 스토리 구성은 크게 3가지 주인공 관점으로 설계될 수 있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것이 사용자 관점 스토리보드입니다. 보통 이런 관점은 앱/웹을 이용하는 사용자의 시점에서 스토리보드가 작성됩니다.

 

사용자 관점과 비슷한 스토리보드 관점이 디자인 관점입니다. 디자인 관점은 화면 개발자 관점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보통 앱/웹 기획이라고 하면 주로 이 관점을 의미합니다. 사용자 관점과 다른 점은 사용 가치보다는 인식된 표현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다른 하나는 기능 개발 관점의 스토리보드입니다. 이 스토리도 드는 기능이 어떻게 작동되는지를 기준으로 작성됩니다. 개발자가 기획자가 작성한 스토리보드를 보고 기능 구현을 위해 정리한 설계 문서도 이 관점의 스토리보드 일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최악의 스토리보드는 스토리가 없는 보드입니다. 이는 화면을 사진처럼 나열합니다. 이렇게 작성된 스토리보드는 한 장 한 장은 이해가 되지만 각 장의 연결은 이해되지 않게 됩니다. 때로는 결론 없이 중간에 흐름(스토리)이 끊기기도 합니다. 때로는 한 흐름(스토리) 중간에 다른 흐름(스토리)이 갑자기 끼어들기도 합니다. 설명은 불성실하고 아예 없기도 합니다. 사진처럼 한 장 그리고 내용이 끝나기도 합니다.

 

스토리보드는 말 그대로 앱/웹 스토리에 충실한 보드이어야 합니다. 스토리보드가 다른 산업 분야인 광고나 영화에서도 활용됩니다. 단지 스토리보드를 통해 달성하려는 목표가 다른 것뿐입니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기생충'을 위해 스토리북(보드)을 작성했습니다. 봉준호 감독이 어떤 조사도 없이 다른 영화를 보면서 스토리북(보드)을 만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수많은 조사와 연구를 하면서 만든 기획 최종 문서가 스토리북(보드) 일 것입니다.

 

영화 기생충 스토리 북 이미지
영화 기생충 스토리 북 (참고-교보문고)

 

봉준호 감독이 능력이 부족해 바로 영화를 찍지 않고 '기생충' 영화를 만들기 위해 스토리북을 작성하고, 이 스토리북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기초 작업을 했던 것이 아닙니다. 이 과정은 너무나 당연하고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앱/웹 개발을 위한 기획 작업에서도 이는 당연한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 과정은 바로 스토리보드를 작성하는 것보다 어렵고 복잡한 과정입니다. 때로는 스토리보드조차 없이 기획 없이 바로 개발하는 것이 더 쉬운 과정이 여기기도 합니다. 물론 초급 스토리보드로 개발하다 곤란을 격었다면 당연히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기획의 과정 중 하나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기획이라는 작업의 의미는커녕 최소한 스토리 보드라는 말조차 이해하지 못하나는 기획자의 작업물로 개발했기에 그런 것일 뿐, 기획이 없어도 될 이유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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