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글에서 앱, 웹, IT 시스템 개발을 위한 기획을 확실성하의 기획이라 구분하였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 말이 어떤 의미인지를 정리해 보려 합니다. 앱/웹 서비스 기획에 대해서는 간단히 언급하고 다음 글에서 다루기로 하겠습니다.
확실성하의 기획
앱이나 웹을 개발할 때 기획을 보면 가장 먼저 개발의 대상을 명확히 하는 작업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개발 대상의 명확화를 요구사항 상세화라 부르든, 서비스 시스템 정의라 부르든 개발은 이렇게 정의된 대상과 다르게 진행되지 않습니다. 만약 정의된 개발 대상이 모호하거나, 개발자가 다른 개발을 한다면 이는 사고의 시작이 됩니다.
이후 진행되는 기획 단위 과정인 기능정의, 화면정의 작업도 개발 대상을 더 명확화 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입니다. 여기에 더 구체적으로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을 설명하는 프로세스 명세서도 작성하게 됩니다.
만약 기획 대상이 불확실한 상황이라면 기능정의, 화면정의, 프로세스 설계가 정확할 수 없게 됩니다.
더하여 화면설계나 스토리보드 작업도 당연히 부정확해질 것입니다.
이 말을 다르게 설명하면,
어떤 개발도 기획이 아마존이면서 페이스북이고 유튜브이면서 피그마이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개발 기획의 상황 특성
개발 기획이 이루어지는 상황의 특성을 보면 확실성하의 기획이라는 말이 더 명확해집니다.
외주 개발이 이루어진다고 하고 가정을 하겠습니다.
먼저 계약을 할 것입니다. 만약 외주 개발사가 계약 내용과 다른 개발을 한다면 고객사는 클레임을 걸 것입니다. 반대로 계약과 다른 내용이나 기능을 고객사가 요구한다면 개발사도 이의를 제기할 것입니다.
즉, 외주 개발은 계약에 근거하여, 계약의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기획도 계약 시스템에 기반해야 합니다. 바로 이 지점이 첫 번째 확실성하의 기획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됩니다.
개발에 투입된 기획자가 최종적으로 작업하는 스토리보드/화면설계서는 개발의 기준 문서가 됩니다.
여기서 스토리보드/화면설계서가 정확히 무엇인지 알아보면 확실성하의 기획이라는 말이 더 명확해집니다.
스토리보드/화면설계서는 개발할 시스템의 UI, 사용자 화면을 설계한 문서입니다. 여기에는 사용자가 이용할 기능과 이 기능의 작동이 설명됩니다. 개발자는 이 내용을 보며 화면의 작동은 물론 서버에서 처리할 내용도 파악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UI, 기능이 바뀔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면 개발자는 이 앱 또는 웹 시스템의 개발을 할 수 없습니다.
기획자가 스토리보드/화면설계서를 통해 작성하는 UI나 기능이 변경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이 시스템의 정책이나 기능 등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획은 불안전해지고 개발은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이 말은 다시 두 번째 개발 기획이 확실성하의 기획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됩니다.
확실성하 기획의 표준 역량
확실성하의 기획을 잘하기 위한 가장 기초가 되는 역량은 경청입니다. 다른 표현으로 의미를 파악/이해하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이라 할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떨어지는 기획자를 자주 보게 됩니다. 이를 조직/인사 관점에서 보면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실제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떨어지는 기획자일 수 있습니다. 아니면 실제는 기획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안되지만 자신을 실력 있는 기획자로 포장하려 하니까 이런 식의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결국 이런 유형은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습니다. 말을 이해하지 못하든지, 자기 방어기제 이든, 어떤 이유든지 경청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확실성하의 기획을 위한 두 번째 역량은 정리입니다. 아무리 커뮤니케이션이 잘되어어 이를 정리하지 않으면 기획에 반영하지 못하게 됩니다.
실제 프로젝트에서 기획자 역량을 파악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회의록 정리를 보는 것입니다. 회의록 정리를 못하는 기획자는 결국 기능/화면 정리 및 스토리보드/화면설계도 회의록 정리처럼 하게 됩니다.
고급/특급 기획자가 있는 프로젝트에서 진행이 안 되는 이유는 바로 정리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루 종일 회의를 해서 서로 협의를 한 상황에서도 정리가 안되면 회의 때 협의 내용을 상호 확인하고 자신이 생각한 내용과 맞는지 확인할 수 없게 됩니다. 이런 상황이면 분명 다음 주 똑같은 회의를 하고 있게 될 것입니다. 저는 수개월 같은 회의를 반복하는 프로젝트도 본 적이 있습니다. 이런 프로젝트의 공통점은 회의록이 없거나 정리/공유/반영이 잘 안 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집중력 및 분석력, 업무 파악 능력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여기에 창의력이나 상상력, 논리력은 아주 작은 기여 요소입니다. 그러므로 변화와 새로운 것을 기획하는 좋아하는 성향의 기획자는 다소 싫증을 낼 수도 있습니다.
이를 일반적인 경영 기획적 작업 역량에서 효율화 능력이 우선한다고 합니다. 반복 진행되고 있는 업무를 표준화하여 효율을 높이는 능력의 기획을 말합니다.
다음에 정리한 문제 해결 능력과 조금은 다른 역량에 해당합니다.
조심할 것은 어느 역량이 더 우수할 것이라 판단해서는 안됩니다. 단지 기획의 내용과 상황이 무엇인지에 따라 필요한 역량이 다를 뿐입니다.
경영 기획자가 대표적인 IT 기업인 삼성전자와 애플을 다룰 때,
삼성전자는 작업 효율화에 앞서 있는 기업, 애플은 문제 해결 능력에 앞서 있는 기업으로 구분합니다.
그래서 삼성전자는 생산 라인을 내부화하고 있고, 애플은 폭스콘, TSMC로 외부화하고 있는 구조를 띠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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