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12위 판매량과 갤럭시 S21의 판매량에 큰 차이가 난 것은 제품이 더 좋아서나 광고를 잘해서 보다는 스마트폰 마케팅 전략에서 애플이 삼성전자를 압도했음을 의미합니다. 전술적 요소가 아닌 전략적 승리라는 점에서 이번 결과는 장기간 영향이 줄 것입니다.
아이폰과 갤럭시 S의 브랜드의 차이
아이폰 시리즈와 갤럭시 S 시리즈는 시간이 지날수록 비슷한 모델 구성과 성능을 보였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장점을 벤치마킹하면서 발전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비슷할 수 없는 본질적 차이가 있기는 합니다. iOS와 안드로이드라는 차이 외에도 마케팅 전략의 차이는 물리적 스마트폰의 디자인과 기능보다 간격이 더 큰 차이입니다.
마케팅 전략의 차이는 갤럭시 브랜드와 아이폰 브랜드가 성장하고 발전하는 과정 중에 목표 시장과 그 시장에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의 간격을 점점 크게 만들어 갔습니다. 지금의 아이폰과 갤럭시 S에 대한 느낌과 판매량 차이는 서로 다른 마케팅 전략에서 생긴 간격이 시간의 흐름에 의해 커진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아이폰과 갤럭시 S 마케팅 전략의 차이가 만들어낸 브랜드 차이
이전에 삼성 하면 관리가 떠오릅니다. 삼성 그룹은 관리의 삼성이라는 말 같이 철저한 계획과 관리를 통해 국내 최대 재벌로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조금 다릅니다. 삼성 그룹 중에서도 삼성전자는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대기업이 되었습니다. 단순히 관리만으로 이룰 수 없는 결과입니다.
이런 삼성전자의 성공에는 관리를 넘어 기술의 삼성이 존재합니다. IT 시장의 특성상 표준을 선점하는 기업, 기술을 선점하는 기업이 시장을 장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관리가 아닌 앞선 R&D와 생산시스템의 구축이라는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는 작업입니다.
삼성전자는 옴니아의 실패를 딛고 갤럭시 S라는 최고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후 버전에서 삼성전자는 당대 다른 스마트폰이 구현하지 못한 최신 기술과 최고 사양 부품을 적용하여 갤럭시 S를 출시했습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S를 통해 최고의 스마트폰을 선보였다면 애플은 최소의 경험을 제공하려 했습니다. 아이폰은 게임을 즐기고 음악을 듣기에 좋은 스마트폰이면서 게임 제작자와 음악인이 창작물을 배포하고 수익을 올리기에도 가장 좋은 스마트폰이 되었습니다. 동영상 시대에는 영상을 보는 것뿐 아니라 만드는 데도 가장 좋은 스마트폰이기를 지향했습니다.
대부분의 경쟁 기종에서 갤럭시 S는 더 좋은 성능의 부품과 더 많은 신기술을 선보였습니다. 그러나 최고의 사용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아이폰이었습니다.
디자인에서도 아이폰은 전문가의 시각을 만족시킬 정도의 수준을 제공했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연설에 나온 것처럼 애플 제품은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사람들을 위한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 화면에서도 일반인이 보기에는 갤럭시 S 화면이 더 밝고 선명해 보입니다. 그러나 디자인 전문가 시각에서는 아이폰이 더 정확한 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마케팅 목표와 제공하려는 가치의 차이는 아이폰과 갤럭시 브랜드가 확장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아이폰과 갤럭시 브랜드 확장
아이폰과 갤럭시 S 제품들을 비교해 보면 상당히 비슷하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갤럭시 S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보면 갤럭시 S FE, 갤럭시 S, 갤럭시 S+, 갤럭시 S 울트라로 구성됩니다. 아이폰의 브랜드 포트폴리오는 아이폰 mini, 아이폰, 아이폰 pro, 아이폰 pro MAX로 구성됩니다. 갤럭시 S FE는 아이폰 mini, 아이폰은 갤럭시 S, 아이폰 pro은 갤럭시 S+, 아이폰 pro MAX는 갤럭시 S 울트라와 매칭 됩니다. 아이폰 SE라는 특이한 케이스는 나중에 살펴보겠습니다.
아이폰 브랜드와는 다른 갤럭시 브랜드의 다른 점은 갤럭시 A, 갤럭시 노트, 갤럭시 Z, 갤럭시 J, 갤럭시 M 등으로 서브 브랜드로 확장된 다는 것입니다. 이런 브랜드 전략이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판매량 1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기도 하지만 갤럭시 S가 시장 변화에 따라 달라지려 할 때마다 서브 브랜드를 잠식하는 결과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스마트폰의 화면이 커지면서 각 브랜드의 기본이 되는 아이폰과 갤럭시 S의 화면 크기도 커지게 되고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동영상 이용이 많아지면서 더 큰 화면의 아이폰 pro MAX나 갤럭시 S 울트라 같은 모델이 추가되기도 합니다. 이러다 보니 갤럭시 S의 일부 모델은 갤럭시 노트와 상당히 비슷해진 것입니다. 아이폰만 있는 애플에게서는 나타날 수 없는 현상이지만 여러 서브 브랜드를 가진 갤럭시에게는 일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갤럭시 S가 화면을 키우면서 갤럭시 노트와 겹치게 되고 저가형 갤럭시 S(FE)를 출시하면 갤럭시 A 상위 모델과 겹치게 됩니다. 아이폰도 이런 특이한 모델이 있기는 합니다. 중가격대 스마트폰인 아이폰 SE입니다. 우선 아이폰에는 중가격대 모델이 없기에 겹치는 일은 없지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기에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비싼 아이폰으로는 이례적 모델이기는 합니다. 그래도 갤럭시 A와 같은 모델과 다른 점은 이전 버전 프리미엄 아이폰의 AP를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이폰 SE 2세대는 아이폰 11의 AP인 A13 bionic 칩을 장착하고 있습니다.
갤럭시가 M, A, S, 노트, Z라는 세그먼트 브랜드를 두어 각각의 가격대 시장에서 최고 사양의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면 아이폰은 최고의 사용 경험을 중심으로 경험의 폭을 조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마케팅 전략에 기반해 두 브랜드는 확장을 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생긴 것은 갤럭시 S20가 핵심 모델 시리즈 치고는 너무 적게 팔린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를 토대로 삼성전자는 갤럭시 S를 중심으로 근처의 브랜드를 통합하여 갤럭시 S 판매량은 높이고 브랜드 관리 비용은 줄이려는 시도를 보인 버전이 갤럭시 S21입니다.
아이폰과 갤럭시 S 브랜드 가치의 차이
애플은 최고의 경험을 위해 통합을 했다면 삼성전자는 관리의 효율성을 위해 통합을 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최고 성능의 스마트폰을 선보였지만 최고의 사용 경험을 제공하지는 못했습니다. 반대로 애플은 최고 사양의 스마트폰은 출시하지는 못했지만 최고의 경험은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제품 경험이 쌓이면 브랜드 가치가 형성되는데 아무리 좋은 성능의 제품이라도 경험 제공해주지 못한다면 단기 이슈는 될지언정 브랜드 가치를 형성하지는 못합니다.
여기서 경험은 매우 다양한 요소에 의하여 만들어집니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할 수 있는 일들에서 경험이 만들어질 수도 있지만,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모습을 본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통해서도 경험은 만들어집니다. 갤럭시 S가 전 세계 판매량은 낮은데도 국내 판매량은 높은 이유도 경험의 이런 요인 때문입니다. 또 경험은 전염됩니다. 다른 사람들이 비슷한 좋은 경험을 이야기한다면 그 경험을 들은 사람도 경험은 없지만 비슷한 경험의 느낌을 간접 공유하게 됩니다.
애플의 아이폰이 스티브 잡스 사후 많이 변화했지만 소비자가 느끼는 경험은 비슷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갤럭시 S의 판매량이 버전이 계속되어 최근이 출시 버전이 될수록 판매량이 낮아지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초기 갤럭시 S의 광고는 최신 기능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다 지금은 애플의 광고와 비슷하게 변화했습니다. 어떤 게 아이폰 광고이고 갤럭시 S 광고인지 모를 정도입니다. 이런 광고도 다른 사람의 경험을 듣는 것처럼 제품 경험을 형성합니다. 그러나 광고의 경험 형성은 간접적 시점 경험입니다. 애플이 생태계를 통해 구촉한 과정 직접적 경험과는 인지와 기억에 차이가 있게 됩니다. 마케팅 천재라 불리던 스티브 잡스가 애플 생태계에 목맨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이런 생태계와 연결된 경험에 대응하기 위하여 여러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타이젠 OS가 그런 노력의 일종이었고 이번에 출시된 노트북 갤럭시 북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라 생각됩니다. 아직 시작 이기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더 보아야 하겠지만 독자적 OS와 A14와 M1 칩, 앱스토어를 지닌 애플이 가진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최적화를 통한 경험에 얼마나 다가갈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기기도 합니다.
아이폰 12의 7개월 약 1억대 판매와 갤럭시 S21 6개월 약 1350만 대 판매의 차이는 그동안 그 가격대 최고의 스마트폰을 지향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마케팅과 스마트폰 사용자에 대한 최고의 경험 제공을 지향한 마케팅이 쌓이고 쌓인 결과이지 어느 순간 너무 좋은 제품이 나와서, 광고를 너무 잘해서 나온 결과가 아닙니다. 이 말은 갤럭시 S와 아이폰 간의 독특한 브랜드가 만들어져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차이는 과정의 차이이기에 마케팅 전술 차원이 아닌 전략 차원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에 스마트폰 브랜드에 있어서는 완전히 밀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최소한 지금까지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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