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서비스가 거대해지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게 되면 등장하는 것인 바로 개인화와 추천입니다. 아마존과 넷플릭스, 페이스북 같은 해외 서비스들 뿐 아니라 쿠팡이나 네이버 같은 국내 서비스들도 개인화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추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 개발자 시점이 아니라 사용자 시점에서 이를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추천 알고리즘과 사용자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온라인 서비스 기업이 추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면 일단 무언가 정확할 것 같고 마음에 쏙 드는 추천을 해 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기사를 보면 해외 유명 대학에서 전공한 기술자들이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도 하고, 최첨단 인공지능(AI)이 적용되었다고 하니 신뢰는 더 커집니다.
그런데 추천되는 결과를 보면 작은 국내 스타트업과 큰 차이가 없게 느껴질 때도 있기도 합니다. 그래도 수 천명의 세계적인 개발자들이 만든 것이니까 그냥 더 좋을 것 같지도 합니다. 또 국내 스타트업보다는 더 적절한 콘텐츠를 제공해 주기는 합니다.
다시 생각해 보면 넷프릭스가 왓챠보다 콘텐츠가 많아서 그런 것은 아닌지,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이 블로그보다는 더 다양한 비주얼 인플루언서들이 많이 활동하기에 그런 것은 아닌가 하기도 합니다.
일단 콘텐츠가 적다면 같은 알고리즘을 적용해서 추천해도 콘텐츠가 많은 플랫폼보다는 적확성이 떨어질 수도 있을 것 같기는 합니다.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찾아냈어도 서비스 플랫폼에서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가 없으면 사용자는 추천이 정확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용자가 느끼는 추천
길거리에서 무언가 이상한 패션을 보고 왜 저렇게 입고 다니나 싶다가도, TV나 유튜브에서 패션 전문가와 인플루언서들이 유행이라고 하면 그 스타일이 다르게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한때 미녀 삼총사라는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이 미녀가 아닌 것을 보고는 이상했는데 유럽과 미국에서는 그렇게 생긴 것이 미녀라는 말을 듣고는 납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모델 출신 여성 방송인이 토크 프로그램에 나와서 해외에서 활동할 때 남성들에게 인기 있었다고 하면, 같이 출연한 다른 출연자들이 허언증 있다고 놀리는 장면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프로그램에서 외국인과 함께 나왔을 때는 외국인 남성 출연자들이 아름답다고 말하는 장면을 보고 놀란적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인스타그램의 추천도 이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올려지는 수많은 콘텐츠를 사용자들이 다 보고 정확히 판단하여 구분할 수는 없습니다. 일단 각 사용자 피드에 노출되는 콘텐츠 위주로 보게 되고, 이중 좋아요가 많다면 인기 콘텐츠라 생각하게 됩니다.
인스타그램이 추천해 주는 콘텐츠는 다른 콘텐츠보다 더 많이 노출될 것이고 좋아요가 많이 생길 가능성이 클 것입니다. 갑자기 노출이 많이 되어서 추천이 많아진 것이라도 이를 보는 다른 사용자는 좋아요가 많으므로 인기 콘텐츠라 생각하게 됩니다. 그럼 같은 콘텐츠라도 추천에 된 콘텐츠가 좋아요가 많고, 좋아요가 많은 콘텐츠를 좋은 콘텐츠라 생각할 수 있으므로 사용자는 이런 콘텐츠의 추천에 만족할 것입니다.
그럼 추천 알고리즘이 정확한 것인지, 추천으로 제시되니까 노출이 많아지고 이에 따라 좋아요 수도 많아지니 이를 보는 사용자는 추천이 정확하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헷갈리기도 합니다.
어떤 일반인들이 출연하여 경쟁하는 프로그램에서 어떤 출연자가 자신의 시작할 식당을 홍보할 목적으로 출연하였습니다. 그는 이 프로그램에서 질 안 좋은 행동 했고, 다른 출연자와 심하게 다투었습니다. 그래서 프로그램을 본 사람들이 이 출연자를 비난했고, 심지어 뉴스에도 나왔습니다. 얼마 후 프로그램이 끝나고 이 출연자는 식당을 오픈했습니다. 그리고 식당은 손님으로 가득 찼습니다. 이후 인터뷰를 통해 이 출연자는 자신은 평범한 학생이었고, 단지 자신을 알리기 위해 그렇게 연기한 것이라 말했습니다. 어쨌든 이 출연자의 프로그램에서 행동은 비호감이었지만, 식당 홍보에는 도움이 된 것은 맞습니다.
사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까?
유행, 유명 연예인, 패션 전문가의 스타일 추천은 일단 무언가 앞선거 같고 멋져 보입니다. 그런데 종종 시간이 지나 유행을 보면 왜 그러고 다녔는지 창피할 때도 있습니다. 또 그때 전문가로 TV에 나왔던 사람이 사실은 전문가가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도 당시에는 유행 스타일이 멋져 보였고, 가짜 전문가의 추천대로 스타일링하고 다니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유명한 마케터, 심지어 스티브 잡스도 소비자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그럼 추천이 잘 되었는지, 잘못되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소비자에게 일정 이상 정보가 제공되면 사람의 인지 시스템의 특성상 이를 제대로 처리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선택을 주저하거나, 심한 경우 포기하기도 합니다.
이런 점에서 추천 알고리즘은 정확한 추천 내용이 아닌 사용자의 정보 처리를 줄여 선택을 하게끔 만드는 필터링 시스템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종종 뉴스에 나오는 온라인 플랫폼 운영 기업이 인위적으로 추천을 조작해서 여론, 생각을 조정했다는 소송이 해외 사례가 이해됩니다.
그리고 이상한 이야기를 하는 유튜버가 엄청난 조회수와 수입을 얻는 것이나, 다른 인플루언서 보다 멋지거나 스타일이 좋은 거 같지 않은데 엄청난 매출의 판매를 하고 있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이들이 추천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들의 콘텐츠를 이용하는 사용자는 정확하다고 느낄 것입니다. 그리고 몇몇 사용자의 이런 확신은 모호한 위치에 있는 다른 사용자들의 피드에 좋아요 많은 콘텐츠로 노출되어 이들을 끌어들이는 것일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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