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LG) 전자와 스마트폰의 첫 만남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매킨지에게 컨설팅을 받은 LG전자는 아이폰을 저평가하였습니다. 그리고 스마트폰이 아닌 새로운 피처폰을 출시한 것입니다. 이 시기부터가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 부적응기의 시작은 아니었을까 생각 듭니다.
LG전자 입장에서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는 했습니다. LG전자가 위험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은 아닙니다. 우선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에게 컨설팅을 맡긴 것만 보아도 애플 스마트폰의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LG전자는 한때 1억대가 넘는 휴대폰을 판매하는 세계 3위 제조사였습니다. LG전자의 위치에서 오는 자신감이나, 맥킨지 보고서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스마트폰 이후 LG전자 스마트폰은 피처폰과 같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만 보아도 시장 반응이 좋지 못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LG전자는 최근 연속적으로 G8, V50, 벨벳, WING(윙) 등 스마트폰을 실패하였습니다.
LG전자의 스마트폰들을 보면 시장을 읽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그래도 여전히 북미 시장에서는 2020년 14.7%의 점유율로 삼성전자의 33.7%, 애플의 30.2%에 이어 3위 제조사입니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자료 기준) 문제는 수익성이 좋은 고가 스마트폰 경쟁력과 세계/국내 점유율입니다. LG전자 스마트폰의 분기 세계 점유율을 보면 2017년 2분기 3.9%를 고점으로 하락하여 2020년 4분기 1.9%였습니다. 스마트폰 판매 비중으로는 북미 비중이 가장 높고 150달러 미만의 중저가 폰의 판매 비중이 높습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65%, 애플이 21%, LG전자가 13%라 합니다. 그래도 3위 아닌가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LG전자 스마트폰 점유율이 한때 30%에 달했고, 국내 시장이 외산폰의 무덤이었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국내에서 이 점유율은 이상한 것입니다.
게다가 애플은 고가폰 위주이니까요. 최소한 국내에서 LG전자가 안방을 내주게 된 계기는 바로 LG전자가 찬성한 단통법 때문입니다.
마케팅적으로 본 단통법이 만든 시장 변화 "스마트폰 양극화"
지금이야 샤오미도 있고 삼성전자도 LG전자도 저가폰을 만들지만 단통법 초기만 해도 스마트폰의 가격은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대리점에서 판매 시 보조금이 투입되면서 소비자가 실제 구입하는 가격이 달라지게 됩니다.
잘 팔리는 스마트폰은 공급가와 판매가 차이가 작고 안 팔리는 스마트폰은 공급가와 판매가 차이가 크게 됩니다. 재고 문제로 제조사나 이통사가 지원금을 많이 주기 때문이죠.
그런데 단통법으로 아무리 안 팔려도 제조사나 이통사는 일정 금액 이상 지원금을 주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그럼 소비자 구입가가 내려가지 않게 됩니다. 스마트폰 매장에 가보면 인기 제품과 비인기 제품 가격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당연히 소비자는 인기 제품을 구입하게 됩니다. 여기에 브랜드까지 더 나은 삼성과 애플 제품이 더 잘 팔리는 건 당연지사입니다.
단통법으로 보조금을 통한 가격 인하가 안되니 아예 저가 스마트폰을 만들어 판매하게 됩니다. 고가 스마트폰과 확실하게 가격 차이가 나는 저가 스마트폰을 만드는 것입니다. 저가 스마트폰은 고가 스마트폰의 가격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나 세컨드 스마트폰이 필요한 소비자가 많이 찾게 됩니다.
이런 시장 주기가 반복되면서 스마트폰 시장은 점차 고가 스마트폰과 저가 스마트폰으로 양극화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고가 프리미엄, 저가 보급형 스마트폰 구분 요소
저는 크게 보면 브랜드, AP, 카메라, 화면을 기준으로 고가와 저가 스마트폰을 인지합니다. 일단 100만 원 전후 가격을 지불할 가치가 있으려면 삼성 또는 애플 브랜드여야 합니다.
또한 요즘은 이미지 중심 SNS, 동영상 SNS가 유행이다 보니 사진과 동영상도 많이 찍기에 카메라가 매우 중요합니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넷플릭스, 게임 등 화면은 내가 보기도 하지만 주변 지인들이 볼 수도 있습니다. 당연히 최신의 짱짱한 화면이어야 내 스마트폰이 있어 보일 것입니다. 100만 원이나 주었는데 없어 보이면 난감입니다.
AP는 당연히 최신 고가 스마트폰 라인 이어야 합니다. 만약 제 고가 스마트폰 AP가 중저가 스마트폰 AP와 같다면 굳이 사려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이폰은 그렇다 치고 안드로이드에서 퀄컴 AP에는 프리미엄 라인과 보급형 라인이 있으니까요.
LG전자 스마트폰 철수를 예고한 ' 벨벳 '
LG전자가 스마트폰을 철수할 것이라는 것은 2020년 벨벳 출시 마케팅 때부터 느껴졌습니다. 아마 벨벳 마케팅은 얼마나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나를 나타내는 사례입니다. 벨벳은 2020년 5월 사전 예약 이벤트를 진행하였습니다.
LG전자 사이트에 가보면 벨벳은 LG WING(윙), V50, G8과 함께 프리미엄 카테고리에 있습니다. 가격도 보조금이 붙지 않은 자급제폰 기준 899,800원으로 90만 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벨벳의 AP는 퀄컴의 보급형 라인인 스냅드래곤 765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더하여 카메라에 광학식손떨리방지(OIS)가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OIS가 적용되지 않은 경우는 제 기억으로는 벨벳이 처음입니다. 그런데 가격이 90만 원에 가깝습니다.
이 시기 애플과 삼성에서도 중저가 스마트폰이 출시됩니다. 삼성은 김연아가 광고하던 갤럭시 A 퀀텀이 649,000원, 갤럭시A51이 572,000원이었습니다. 애플은 아이폰SE2 중 벨벳과 용량이 같은 128G가 620,000원으로 출시하였습니다. 정리하면 벨벳 899,800원, 갤럭시 A 퀀텀 649,000원, 아이폰SE2 128G 620,000원이 됩니다.
벨벳은 고가 스마트폰의 기준이 되는 요소 중 최소한 보급형 AP, 보급형 카메라 2가지가 들어맞지 않습니다. 브랜드도 경쟁자에 비해 약합니다. 그런데 가격은 더 비쌉니다.
엘지(LG) 전자의 스마트폰 철수
2015년부터 적자가 누적되어온 LG전자 MC사업본부로써 기존 스마트폰 브랜드인 V50, G8 보다 새로운 브랜드인 벨벳의 실패는 더 타격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벨벳은 LG 전자 스마트폰의 마지노선 같았습니다. 벨벳의 실패는 그 마지노선선 마저 무너지는 것과 같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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