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분기 LG유플러스는 매출 3조 3843억 원, 영업이익 2484억을 달성했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약간 늘었고 영업이익은 약간 줄어든 수치라고 합니다. 한때 이동통신 업계에 몸담았던 사람으로 이 뉴스는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SKT와 KT(과거 KTF) 그리고 LG유플러스
벌써 십 년도 훨씬 지난 일이지만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SKT와 KTF의 싸움이었지 LG유플러스가 이 싸움에 끼어든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LG유플러스는 경쟁이 아닌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동통신 업계를 떠나 모바일과 온라인 서비스 쪽 일을 하면서 한 동안 이동통신 시장은 스마트폰 교체 때 지원금에만 관심을 가지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종종 KTF를 합병한 KT의 헛발질 뉴스를 보면서 SKT를 이길 수는 없지만 망할 수도 없는 비즈니스를 하는 KT라는 업계 이야기가 이렇게 하다 보면 KT가 망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 정도는 했었습니다.
이 때도 LG 유플러스는 그냥 만년 3등이라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가끔 적자는 좀 작아졌나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LG유플러스는 2017년에도 8천억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으며 2021년에는 9700억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본 분기 영업이익 2484억 원이 결코 우연이나 깜짝 실적이 아닌 것입니다.
뒤 바 낀 LG전자 스마트폰 사업과 LG유플러스
제가 이동통신 시장에 있을 때만 해도 LG유플러스(LGT)는 LG전자 모바일 부분 계륵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국내 2위이고 세계 5위 안에 드는 모바일 사업의 돈이 LG유플러스 살리기에 들어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 결과를 보면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하였고, LG유플러스는 연간 1조 원에 가까운 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LG전자가 모바일 사업에서 적자를 본 것은 꽤 오래된 일이었습니다. 반대로 LG유플러스가 영업이익을 낸 것도 꽤 오래된 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과거 서로 달랐던 비즈니스가 현재에는 완전히 뒤바뀌어 달라진 것입니다.
이동통신 시장의 지속적 경쟁우위는 무엇인가?
이동통신 사업은 세계화가 어려운 사업 중 하나입니다. 통신 시설이라는 대규모 투자가 있어야 하고 통신은 기간산업이기에 다른 나라 기업의 투자와 지분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국내 1위 이동통신사인 SKT도 다양한 루트로 해외에 투자를 했지만 대부분 실패로 끝났습니다.
이런 점에서 KT가 절대 망할 수 없다는 업계 이야기는 어느 정도 일리가 있습니다. 사실 SKT도 KT에서 시작된 기업을 민영화하면서 SK에 매각한 사례입니다. 일각에서는 결혼 선물이었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KTF는 이런 일을 겪은 KT의 분노의 자회사라 할 수도 있습니다.
KT가 망할 수 없는 것은 유선 기간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곳곳의 금사라기 땅에 전화국도 가지고 있습니다. 여차하면 망 관련, 부동산 관련 사업만 해도 먹고살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헐값에 요지 전화국을 팔고, 인공위성도 팔고, 핵심 인력은 퇴사하고, 명예퇴직 등이 있은 후에 일부 지역망이 다운되는 일이 생기면서 이렇게 몇 번만 더 하면 KT도 망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사실 과거와는 다르게 이제 4G, 5G 망의 차이는 크게 없습니다. 또한 보조금이 금지되면서 스마트폰도 꽤 비싸져서 어디에서 구매하나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망도 차이 나지 않고 스마트폰도 차이 나지 않는다면 이통사의 경쟁우위는 없다 해도 맞을 것입니다.
2017년 KT의 영업이익은 1조 3752억, 2021년은 1조 6718억입니다. 여전히 2017년 8000억 정도, 2021년 1조 정도인 LG유플러스에 비해 더 많기는 합니다. 그러나 과거의 차이에 비한다면 많이 줄어든 것입니다.
실제 최근 1년 KT의 이동통신 가입자는 작게나마 줄어들고 있지만 LG유플러스의 가입자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이동통신사의 경쟁우위 요소가 더 나은 통신 품질이 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는 차별화가 없는 기본 요소가 된 지 오래입니다. 그러기에 SKT, KT, LG유플러스 통신사들은 콘텐츠 및 기업 상품 등 통신에 기반한 연결 서비스 개발에 힘을 쓰고 있습니다.
이 중 하나는 AI와 빅데이터가 통신에 연결된 IOT, 자율주행 같은 것입니다. 소비자 서비스로 각광받고 있는 연계 서비스는 콘텐츠입니다. 과거에는 IPTV였고 지금은 OTT입니다. 이외에도 음원과 커머스 연계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는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무리가 있는 연계 서비스로 보이기는 합니다.
'기획 일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알고 하는 갑질과 모르고 하는 갑질 유형 (0) | 2022.08.26 |
---|---|
온라인을 넘어 전체 커머스 시장의 강자가 되어 가는 쿠팡과 오너 리스크에 어려움을 겪는 이마트 그룹 (0) | 2022.08.23 |
애플 아이폰이 삼성전자 갤럭시보다 판매 가격이 높은 이유 (0) | 2022.08.02 |
경험이 형성되고 인식되는 일반적 사실 (0) | 2022.07.31 |
틱톡은 어떻게 미국 MZ세대를 사로잡을 수 있었나 (0) | 2022.07.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