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은 한국의 아마존을 지향한다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쿠팡은 한국 증시가 아닌 미국의 나스닥에 상장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국내 이커머스 1위 플랫폼이 되었으며, 올해 3분기에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는 뉴스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면 쿠팡은 한국의 아마존이 된 것일까요?
쿠팡과 아마존의 유사점
직관적으로 보면 쿠팡은 아마존과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이커머스로 성장도 그러하고 물류센터도, 쿠팡 플레이도 그렇습니다. 쿠팡은 상당히 아마존스럽습니다. 기본 전략이 아마존을 벤치마킹하고 있기에 보이는 모습이 더욱 아마존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쿠팡의 이런 전략은 국내 커머스 시장 특성상 불가능하여 보였습니다. 기존 강자인 신세계/이마트와 롯데의 지배력이 너무 강력했기 때문입니다. 이점은 월마트라는 강력한 오프라인 강자가 있었던 미국의 시장 상황과 비슷합니다.
미국과 국내 쇼핑 시장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비중이 변화한 것도 비슷합니다. 또한 사용자의 온라인 쇼핑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해 물류에 상당한 비용을 사용하고 있는 점도 비슷합니다. 쿠팡, 아마존 플랫폼 내에서 판매를 하는 사업자들을 위해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유사합니다.
또한 플랫폼 사용자의 부가적인 가치 제공을 위해 쿠팡 플레이,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멤버십에 가입한다면 다양한 배송 및 할인 혜택과 함께 OTT 서비스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쿠팡은 아마존과 매우 비슷한 서비스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국내 이커머스 시장 1위가 되고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한 쿠팡은 한국의 아마존이라 할 수 있을까요?
쿠팡과 아마존의 차이
쿠팡과 아마존의 근본적 차이는 AWS에 있습니다. AWS는 현재 국내에서도 서비스 중인 아마존의 크라우드 서비스입니다. 또한 매출 비중은 작지만 아마존 이익의 상당 부분은 이 AWS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쿠팡은 아마존과 다르게 AWS와 같은 서비스가 없습니다.
거점 시장의 차이도 있습니다. 일단 거점 시장의 규모가 다릅니다. 미국과 한국의 이커머스 시장 크기를 비슷하다 볼 수는 없습니다. 규모의 확장에 있어 기반이 되는 거점 시장의 크기는 매우 큰 레버리지(지렛대)가 됩니다. 아마존의 AWS가 가능했던 이유도 미국 시장의 규모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국내 시장의 장점도 있습니다. 미국에 비해 좁고 대도시 중심 생활권으로 구성된 국내는 물류/배송에 있어 비용 대비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쿠팡이 로켓 배송으로 당일, 익일 새벽 배송이 가능한 이유도 국내 시장의 특성 때문에 가능합니다.
반면 국내 시장의 이런 특성은 확실한 차별화를 가져오기 어렵게 하기도 합니다. 아마존은 물류/배송 시스템을 통해 3일~4일 배송을 한다고 해도 시장(국토) 크기 때문에 다른 경쟁자들이 비슷하게 따라 하기 어렵고, 사용자는 큰 혜택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시장의 익일(다음 날) 배송은 경쟁자들이 따라 하기도 쉽고, 사용자들은 이를 차별적 혜택으로 느끼지 못합니다. 그래서 비용이 더 나가는 새벽 배송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대도시 생활권인 한국은 집을 나서면 신세계/이마트 또는 롯데 관련 쇼핑몰/마트를 바로 방문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강력한 오프라인 강자인 월마트 매장을 방문하기 위해 차를 타고 한참을 가야 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꼭 롯데나 신세계/아미트가 아니더라도 각종 중소형 마트가 동네마다 있고 편의점까지 하면 집 주변 몇 백 미터 안에 오프라인 상점이 몇 개는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쿠팡과 규모의 경제
아마존의 강점은 규모의 경제에 있습니다. 아마존은 세계 최대 광고 플랫폼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는 온라인 쇼핑 규모의 경제 때문입니다. 그리고 AWS 또한 시즌에 따라 변화는 사용량 때문에 생겨난 비즈니스였습니다.
아마존은 이커머스의 규모를 통해 이커머스에서 이익을 올리는 것이 아닌 이커머스와 연관된 다른 사업을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광고와 AWS입니다.
그럼 쿠팡은 이를 가능하게 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을까요?
1위지만 쿠팡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아마존과 같은 지배력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더욱이 국내 시장은 미국 시장에 비해 작으므로 쿠팡이 규모의 경제를 가지기 위해서는 국내 시장 점유율이 미국의 아마존보다 더 커야 하지만 그렇지 못합니다.
아마존의 최대 경쟁자가 월마트라면 쿠팡의 최대 경쟁자는 네이버인 것도 온라인에서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는데 문제가 됩니다. 멤버십, 크라우드 서비스 등에서 쿠팡보다 네이버가 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OTT와 배송에서는 쿠팡이 앞서고 있지만 네이버는 제휴를 통해 이를 상쇄하고 있습니다.
쿠팡의 최대 경쟁자는 신세계/이마트(SSG), 롯데(롯데온)과 같은 오프라인 커머스 업체들이 아닌 네이버와 배달의 민족(배민) 같은 온라인 업체라는 점도 아마존과 같은 규모의 경제를 만드는데 아마존과는 다른 전략을 취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거점 시장 규모와 다른 경쟁자가 쿠팡이 아마존이 되는데 어렵게 하는 요인입니다.
이런 점이 다양한 자료와 분석을 통해 나타나는 것이 아닌 너무나 쉽게 눈에 보이는 점이라는 점도 쿠팡의 지향점인 아미존의 모습이 되는 것이 어려워 보이는 이유기도 합니다. 이에 반해 쿠팡의 서비스 전략이 너무 아마존스럽지는 않은가 하는 우려도 생깁니다.
일단 2022년 들어 쿠팡은 아마존식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이커머스 경쟁 상황과 투자 시장의 변화가 큰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므로 2023년부터는 아마존식 전략이 아닌 쿠팡만의 전략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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