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은 중국에서 되고 갤럭시는 안 되는 이유

삼성전자와 애플의 2021년 4분기 실적이 나오면서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일 알려졌습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1위와 갤럭시 Z폴드 3과 Z플립 3의 놀라운 판매량으로 최대 실적을 올린 가운데 애플은 아이폰 13만으로 삼성전자의 매출을 넘어선 것입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아이폰과 갤럭시

 

삼성전자의 2021년 4분기 매출이 76조 정도인데 반해 애플의 아이폰 매출이 약 86조에 달했습니다. 애플의 놀라운 아이폰 매출은 중국 시장의 아이폰 사랑 때문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아이폰 13은 중국에서 출시되고 월간 판매량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중국 시장에서 자국 기업인 오포, 비보, 샤오미 나 화웨이 외에 외국 기업이, 특히 미국 기업이면서 판매 가격이 높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판매량 1위를 한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입니다.

 

중국 시장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주류인 시장입니다. 그런데 세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1위이자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 기준 1위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은 중국 시장에서 기타 브랜드로 분류될 정도로 고전하고 있다는 것도 이상한 것입니다.

 

특히 한류 영향이 큰 중국에서의 한국 프리미엄 브랜드이면서 세계 1위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라는 점에서 고전은 다소 의외의 상황으로 보입니다.

 

 

중화사상과 애국 소비를 넘어설 수 있는가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고전은 최근 중국에 일고 있는 중화사상과 애국 소비의 영향으로 보입니다. 과거 한때 우리나라가 개발 도상국 시절에도 국산품 애용 운동이 있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중국 시장의 흐름은 국산품 운동만으로는 설명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중화사상으로 불리는 사고와 결합된 애국 소비는 중국 제품 애용의 감정뿐 아니라 1등,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갈망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두 가지 감정은 다소 이율배반적 구매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특히 경제적으로나 이념적으로 경쟁 관계에 있는 브랜드가 자국 브랜드가 경쟁하는 상황에서는 해당 브랜드가 명품 또는 프리미엄 브랜드냐 아니냐에 따라 다른 구매 행동 패턴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애플과 화웨이의 중국 시장 내 판매량 변화에 이런 구매 행동이 나타납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본격화하기 전 화웨이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1위였으며 세계 시장 2위였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과 갈등으로 화웨이를 제재하기 시작하면서 화웨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급속히 하락했습니다.

 

중국 시장에서만은 화웨이의 1위가 더 확고해질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애플은 화웨이가 중국 외 시장에서 그러했듯 중국 시장에서 고전할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이폰 13이 출시되자 이런 예상은 정반대로 나타났습니다.

 

아이폰은 중화사상의 자긍심을 채울 정도로 브랜드 가치가 있었던 것입니다. 화웨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것보다 애플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것이 중화민족의 자긍심에 어울리는 것입니다.

 

아이폰은 애국 소비 감성보다 중화사상을 돋보이게 할 감성이 있는 브랜드인 것입니다. 갤럭시의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은 중화사상의 감성을 채워주는 수준이 애국 소비의 감성을 넘을 정도는 아닌 것입니다.    

 

 

중국은 왜 아이폰이어야만 하는가?

 

비록 적국의 기업이고 제품이더라도 그 브랜드가 중화 민족의 자긍심을 채워줄 수 있다면 구매를 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중국 소비자입니다.

 

특히 감성 또는 이미지가 중요한 제품의 경우 이런 소비 패턴은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화장품, 명품, 프리미엄 스마트폰 등 브랜드가 중요한 제품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외국 기업, 특히 미국과 유럽 그리고 역사적으로 감정이 안 좋은 일본 제품도 매우 많이 구매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매 패턴은 애국 소비와 상충되는 것입니다. 애국 소비의 경우는 중국 기업의 브랜드 가치가 허용되는 중저가 제품 카테고리에서 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중국 소비자들의 아이폰 사랑은 중국 소비자들이 아이폰이라는 브랜드를 자국 기업들과 비교할 수 없는 높은 가치라 여기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삼정전자 갤럭시의 경우는 자국 브랜드와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의 브랜드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