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에서 고양이 소리가 나서 상자를 열어보니 고양이가 없습니다. 이 이야기를 앱 시장에 적용해 보면 인기 있는 기능이라 따라서 개발해서 출시했더니 그 기능의 인기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 있었던 것으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실제 이런 일은 종종 일어납니다. 이를 우리는 코딩 새마을 운동이라고 부르기로 합니다.
왜 똑같은 앱은 나올 수 없는가?
앱이 론칭되어 서비스되는 순간 그 앱은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또한 앱은 사용자들의 기억 속에 남게 됩니다. 인기 앱의 경우 사용자가 많고, 이용 또한 많습니다. 이로 인해 변화의 정도는 커지게 되고, 앱 시장 내 사용자들의 머릿속에 앱에 대한 기억은 강하게 자리 잡게 됩니다.
여기서 앱이 변화하기 시작한다는 것은 앱의 기능이나 코드가 변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변화는 사용자의 앱에 대한 경험을 의미합니다. 자주 사용함으로써 익숙함이 편안한 사용감이 되기도 하고, 획기적이었던 느낌은 일상적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앱 자체는 변화가 없을지라도 앱을 인지하는 사용자가 변하기 때문에 앱은 변화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용자가 느끼는 앱의 변화로 인해 똑같은 앱은 만들 수 없는 것입니다. 마치 하나의 앱이 서비스되다가 똑같은 앱이 출시되는 순간 똑같다는 인지 자체가 앱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됩니다.
또한 기억의 존재로 인해 똑같은 앱은 존재할 수 없게 됩니다. 이것을 앱의 상대성이라 부를 수도 있습니다. 명품 시장에서 사용자가 짝퉁(가품) 제품을 인지하는 것은 원 명품 제품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사용자가 원 명품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짝퉁(가품) 제품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기억을 못 하면 짝퉁(가품) 오리지널이기 때문입니다.
앱 시장에서 인기 앱이 있고, 이를 똑같이 개발한 앱이 나온다면 사용자는 똑같은 앱을 이용할 때마다 오리지널 앱을 떠올릴 것입니다. 사용감이 상대성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것입니다. 만약 일부 사용자가 오리지널 앱을 몰라서 베낀 앱을 오리지널로 생각하고 이용하다, 다른 사용자들에게 오리지널이 있다는 정보를 받게 되면 배신감으로 부정적 사용 경험이 커지게 될 것입니다. 이 또한 오리지널이 없거나, 아무도 오리지널 앱을 기억하고 있지 못한다면 없을 일입니다.
여전히 앱 시장에도 코딩 새마을 운동이 남아 있는 이유
과거 1970년~80년대 아침이 되면 '새벽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 너도 나도 일어나 새마을을 가꾸세. 살기 좋은 내 마을 우리 힘으로 만드세'라는 새마을 운동 노래가 흘러나왔습니다. 일단 일을 열심히 하자는 취지였습니다. 그래서 개발 현장에서도 일단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열심히 코딩하자는 운동이 있기도 했습니다. 야근은 기본이고 밤 10시 이전 퇴근은 죄악인 시절이었습니다.
이런 시절은 불과 10년 전까지도 남아 있었습니다. 일단 코딩하는 문화, 오래 앉아서 코딩하는 게 우수하다 평가받던 시절입니다. 이러기 위해서는 일단 베껴야 했습니다. 그래서 많이 만들어야 했습니다.
이런 문화가 AI 시대에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이는 좋은 말로 벤치마킹, 레퍼런스라 부릅니다. 그러나 이를 창의성을 위한 것이 아닌, 생산을 위한 것을 때 코딩 새마을 운동이 됩니다.
중고는 새것이 될 수 없다
앱은 서비스 상품입니다. 서비스 상품이므로 앱 그 자체가 아니라 앱에서 경험의 가치가 상품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새로 개발하여 론칭한 앱이라도 사용자의 이용 느낌이 있었던 것이라면 새 앱 서비가 아니라 중고 앱 서비스가 되는 것입니다.
앱은 코딩을 통해 새로 개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용자 경험은 새로 만들 수 없습니다. 이미 있었던 경험을 리셋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인기 앱의 기능, 디자인을 차용한 앱은 중고 앱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는 천재 개발자가 만들어도, 최신 기술을 적용해도 그냥 중고 앱 서비스인 것입니다.
이 이유는 앱이 서비스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앱을 개발할 때 앱 서비스를 개발한다고 말하는 이유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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