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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일반

비즈니스, 서비스 기획 측면에서 본 온라인 명품 플랫폼의 모순

by 애플_피시 2022. 6. 11.

무신사와 크림의 에센셜 가품 논란이 결국 브랜드 제조사 '피어 오브 갓'의 가품 판정으로 끝난 것이 불과 얼마 전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유명 명품 플랫폼 발란에서 또다시 '나이키 에어조단 1 하이 OG TSSP(트래비스 스캇) 가품 논란이 터졌습니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비즈니스 서비스 모순

 

온라인을 통해 누구나 쉽게 명품을 판매, 구매할 수 있게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은 얼핏 들으면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인 듯 들립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 이야기는 상당히 모순적인 개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먼저 명품은 아무래도 일반 소비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웠습니다. 판매하는 곳도 일반 제품에 비해 작을 뿐 아니라, 판매하는 곳을 안다고 해도 찾아가 명품을 구매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일부 돌아다니는 명품 구매 경험 이야기 중 큰맘 먹고 명품샵에 가서 명품을 사려고 했는데 판매원의 무시하는 듯한 태도에 기분 나빴다는 내용도 있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명품 브랜드가 운영하는 또는 백화점 명품관에서 명품을 구매하는 것이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여간 어렵고 불편한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많은 경우 명품 중고 거래를 이용하거나 A급 이상의 가품을 구매하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해 준 것이 바로 온라인 명품 플랫폼입니다.

 

그런데 비즈니스, 서비스 기획 측면에서는 왜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중고 거래나 가품을 구매하는 것이 꼭 이런 구매의 불편 때문인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명품 브랜드는 소비자가 쉽게 구매할 수 있고, 많이 팔리는 것을 원할까?

 

기본적으로 온라인 쇼핑 플랫폼은 언제, 어디서나 쉽게 구매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회원 가입만 한다면 누구나 앱이나 웹으로 접속해 구매를 할 수 있습니다. 명품 판매원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데 최근 뉴스에서 유명 명품 브랜드들이 2021년에만 몇 번이나 가격을 올렸다는 것과 도심 면세점에서 판매를 중단한다는 것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일반 제품에 비해 가격이 높은 명품이 가격을 올리는 것이 일반 소비자들이 쉽게 구매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일까요? 또 도심 면세점에서 판매를 중단하는 것이 일반 소비자의 구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것일까요?

 

이번 발란에서 터진  나이키 에어조단 1 트래비스 스캇은 나이키의 판매 가격은 23만 9천 원 정도였습니다. 발란에서 구매한 소비자는 175만 원이었고 리셀가는 대략 200만 원에 형성되어 있는 한정판 제품이었습니다.

 

그러면 그냥 나이키가 23만 9천 원이 아니라 더 많이 판매하고 가격도 100만 원 정도로 하면 더 이익이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나이키는 비즈니스, 서비스 전략을 이렇게 하지 않고 있습니다.

 

명품 브랜드나 나이키의 한정판 운동화가 소비자가 가지고 싶어 하는 이유는 일반 제품과 다르게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즉, 가질 수 없기에 더 가지고 싶고, 가지고 있는 사람이 부러운 것이 바로 명품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경험의 핵심인 것입니다.

 

그런데 누구나 가질 수 있고 쉽게 구매할 수 있다면 과연 명품의 가치가 있는 것일까요?

 

이런 점에서 온라인 쇼핑의 비즈니스 서비스 가치와 명품의 비즈니스 서비스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할인된 명품이 명품일까?

 

최근 커다란 발란 논란의 시작은 네고왕에서 일 것입니다. 네고왕은 말 그대로 네고하여 할인 가격으로 판매하게끔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발란은 명품 온라인 플랫폼입니다.

  

정리하면 네고왕에 발란 나왔다는 것은 명품을 할인해서 판매하겠다는 것입니다. 2021년 몇 번이나 가격을 올린 명품이, 그래도 오픈런이 발생했는데 굳이 할인해서 판매하려 할까요? 

 

아니 자신의 제품을 할인해서 판매하는 플랫폼에 명품이 제품을 제공하려 할까요?

 

명품으로 재테크가 되는 것은 명품의 가치가 떨어지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 오르기 때문입니다. 이번 나이키 에어조단 1 트래비스 스캇도 리셀가가 브랜드 판매가보다 더 높았습니다.

 

그런데 판매 때부터 할인하는 제품이 리셀가 또는 중고가가 판매가보다 더 높을 수 있을까요?

 

백화점 명품관이나 명품샵의 특정은 면적 대비 전시 제품이 매우 적다는 것이고, 또한 매장에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매우 적다는 것입니다. 제품가 구매자가 차지하는 공간의 넓이가 바로 제품의 가치인 것입니다.

 

일반 제품이 많이 팔아 이익을 남긴다면, 명품은 적게 팔고 높은 가격으로 이익을 남깁니다. 그래서 일반 제품은 할인 프로모션을 많이 하지만 명품은 하지 않는 것입니다. 안다르나 젝시믹스와 레깅스의 샤넬로 불리는 룰루레몬의 판매 전략 차이를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발란에서 터진 이슈의 모순점은 바로 리셀가 200만 원인 나이키 한정판 스니커즈를 175만 원에 구매했다는 것에 있습니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할인 가격에 제품을 사고 싶어 하는 서비스 니즈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명품 가격의 본질, 명품은 아니지만 한정판 나이키 스니커즈의 비즈니스가 어떠한 소비자의 서비스 니즈에서 형성되고 수익이 발생하는지 생각해보면 너무나 간단히 비즈니스 구성 논리적 모순을 찾을 수 있습니다.  

    

명품 온라인 플랫폼에서 할인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서비스 니즈가 소비자의 회원 가입과 구매를 자극한다면, 나이키가 23만 9천 원 판매가 제품이 리셀 시장에서 200만 원에 팔리기에 나이키의 한정판 운동화 비즈니스가 잘되는 것입니다.

 

200만 원에 팔 수 있는 제품을 굳이 온라인 명품 플랫폼에 175만 원에 판매하려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1000만 원에도 없어서 못 파는 가방을 온라인 명품 플랫폼에서 800만 원에 팔려고 하는 명품도 없을 것입니다.

 

또한 이렇게 제품이 할인되어 판매되고 있다면 한정판 제품으로, 명품으로 가지고 싶어 하는 소비자도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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