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앱기획 웹기획

불황의 시기 온라인 서비스들이 개발이 아니라 기획에 더 집중해야 하는 이유

by 애플_피시 2023. 2. 6.

불황이 찾아오면 기업들은 필수 인력을 제외한 잉여 인력을 축소하려고 합니다. 이를 인해 인력 시장은 감축으로 인한 고용 한파가 발생합니다. 이때 보통 온라인 서비스의 필수 인력은 개발자, 잉여 인력은 기획자나 운영자가 되고는 합니다. 그러나 경영적으로 비용 효율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다릅니다.

 

 

호황기 경쟁적 영입 인력

개발자가 온라인 서비스의 필수 인력이라는 인식으로 인해 온라인 시장 호황기에 온라인 서비스는 앞다투어 개발자를 확보하려 합니다. 이 때문에 개발자 연봉은 오르게 됩니다. 또한 우수 개발자를 선점하기 위해 필요보다 더 많은 개발자를 채용합니다. 이는 시장 호황에 따라 서비스가 확장될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전 더 많은 개발이 발생한다 가정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개발 현장과 유지/보수/운영 현장에서 더 많은 개발자가 투입되는 시기는 개발 시기입니다. 또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려 할 때 더 많은 개발자가 투입됩니다.

 

온라인 시장 호황기에 기획자 및 운영자의 채용은 늘어나지 않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단지 절대적인 숫자가 개발자에 비해 작기 때문에 같은 비율로 늘어난다고 해도 실제 늘어나는 숫자는 많지 않습니다. 100명에서 10% 증가하는 것과 10명에서 10% 늘어나는 차이라 보면 될 것입니다.

 

물론 신규 서비스를 계획하고 개발하기 위해 투입되는 인력은 불황 시 공격적 서비스 확장보다 기본 서비스 유지에 치중해야 하는 시기에는 잉여 인력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더하여 이런 인력은 인건비가 평균적으로 비싸기도 합니다.

 

 

온라인 서비스 비용 비중

불황기에는 비용을 줄여야 합니다. 먼저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그다음은 비용 효율을 높이는 것이 비용을 줄이면서 서비스 경쟁력을 떨어뜨리지 않는 경영 전략일 것입니다.

 

그럼 먼저 온라인 서비스에 투입되는 각 부문의 비용 비중을 분석하여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후 각 부문이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최적의 비용을 찾아 적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앞서 온라인 서비스 시장 호황기에 가장 먼저 확보하는 인력이 개발자라고 했습니다. 아니 필수 인력이기에 개발자를 많이 확보하려는 경쟁을 보인다고 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개발 부분은 다른 온라인 서비스 부문에 비해 가장 큰 비용 비중을 유지하는 특성을 지닙니다.

 

광고, 홍보 비용 또한 호황기에 증가합니다. 그러나 개발자는 노동법에 적용을 받기에 줄이기 어려운 반면, 플랫폼과 계약 관계에 있는 광고/홍보비는 상대적으로 줄이기 쉽습니다.

 

그러므로 개발자 인력 비용과 광고 비용은 호황기에 온라인 서비스 전체 비용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축소 탄력도가 다르기에 불황이 오면 온라인 서비스 기업에 더 큰 부담이 되는 것은 인건비입니다. 특히 경쟁적 개발자 확보로 인해 채용된 인력은 거의 확실히 잉여 인력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최근 미국의 페이스북, 아마존 등의 빅테크 기업들이 인력을 줄이고 있고 줄이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들이 적자를 보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호황기 과잉 채용 된 인력이 많기도 하지만, 이들의 개별 인건비 자체가 높기 때문입니다. 재밌는 사실은 호황기 이전으로 연봉을 줄이면 모두 함께 할 수 있다고 해도 사람의 성향 상 자신의 연봉을 깎으려 하지 않습니다. 

 

   

비용 효율화 전략

신규 서비스를 개발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온라인 서비스의 가장 좋은 비용 효율화 전략은 기존 서비스의 사용자 가치를 향상하는 것과 유지/보수/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달성을 위해서는 물론 좋은 개발자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좋은 개발자만으로 달성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신규 서비스 개발 때만큼 숫자의 개발자가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서비스 가치를 향상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기획이 고도화되어야 합니다. 사용자 가치를 향상하는 서비스 고도화 만으로 서비스 수익성은 늘어나게 됩니다. 사용자 구매 비용은 가치에 비례하여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유지/보수/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설계입니다. 과거 10년 넘게 사용한 시스템의 화면만 세련되게 변경하는 프로젝트에 기획자로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개발자와 함께 기존 시스템 분석한 결과 이는 화면 수정 프로젝트가 아니라 차세대 수준이라는 결론을 내린 적이 있었습니다. 설계(기획사)가 없어 10년이 넘게 사용하는 기간 동안 보수 및 추가 개발된 부분들이 하드 코딩 또는 너무 복잡해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간단한 조회도 시간이 많이 걸렸고, 보안 이슈도 않고 있었습니다. 설계(기획서)가 없이 10년 넘게 사용되다 보니 운영/사용 매뉴얼도 없었습니다. 사용 문의가 들어오면 코드를 열어 응대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이런 문제들은 개발자의 역량이 부족해서 생긴 것이 아닙니다. 제대로 된 설계(기획서) 없이 개발을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많은 개발 프로젝트가 기획은 화면을 설명하는 스토리보드 작성으로 진행합니다. 이 경우 화면 디자인에는 문제없지만 개발을 하다 보면 맞지 않는 것도 있고, 시스템 적용에 따라 다르게 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결국 스토리보드와 개발된 내용과 간격이 생기에 됩니다. 이렇게 개발되고 운영되다 보면 어느 순간 스토리보드를 통해 서비스를 파악할 수 없는 시기가 오게 됩니다. 그 서비스의 설계(기획) 문서는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유지/보수, 추가 기능을 붙이는 것은 코드를 까보면서 작업해야 하는 상황이 오는 것입니다. 그리고 빠른 개발 또는 처리 오류를 없애기 위해 하드 코딩과 전체 체크를 하는 복잡하고 불안한 코드가 작성되게 됩니다. 

 

이 상황에서 시간이 흐르면 같은 기능이라도 서비스의 사용자 가치는 낮아지게 됩니다. 유지/보수/ 운영 비용은 증가하고 어느 순간 서비스 이용이 어렵게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되면 서비스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게 됩니다. 호황기라면 새롭게 서비스를 다시 개발하자고 하겠지만 불황기라면 이 또한 어렵게 됩니다. 이 모든 게 설계(기획)의 부재에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기획(서비스 설계) 자를 늘리기도 어렵습니다. 학생은 수업 시간에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혼납니다. 아무리 그림을 잘 그려도 당연히 혼납니다. 그러나 기획자는 그림을 잘 그리면 인정을 받기도 합니다. 그런데 서비스 개발/유지/보수/운영에는 쓸 수 없는 보고용 문서일 뿐입니다. 활황기에는 여유가 있어 이런 기획자는 정치적 활용도가 높기도 합니다. 그러나 불황기에는 서비스 생존을 위해 무의미한 아니 오히려 내부 정치 비용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점이 기획/설계 향상을 통한 비용 효율화 전략의 걸림돌이 됩니다.      

 

기획(설계)을 통한 불황 대응 전략은 인력이 늘어난다고 해도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습니다. 절대적인 작은 기획자 숫자로 인해 기획자를 늘린다 해도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는 늘어나는 것은 아닌 게 됩니다. 앞서 언급하였던 100명에서 10% 줄이면 10명이 줄어들지만, 10명에서 10% 늘리면 1명이 늘어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전체 기준으로 9명이 줄어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온라인 서비스 시장 호황기에는 서비스 확장을 위해, 빠른 서비스 제공을 위해 개발자 확보가 중요합니다. 비용이 늘어도 그 이상 신규 서비스를 통한 수익이 더 크게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불황기가 오면 기획자를 늘려야 합니다. 기획/설계를 통해 기존 서비스 가치를 향상하고, 유지/보수/운영 비용 효율성을 높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호황기는 비용을 레버리지로 수익을 더 크게 올리는 전략입니다. 호황기이기에 수준 높은 기획을 하지 않아도 일단 개발해 론칭하면 수익이 일어납니다. 사용자 매출이 아니라도 최소한 대규모 투자라도 들어옵니다. 그러나 개발된 게 없다면 투자도 없습니다.

 

그러나 불황기에는 이게 불가능합니다. 현재 서비스에서 사용자 매출을 높여야 하고, 비용을 줄이고 효율을 극대화해야 합니다. 그래서 호황기보다 더 높은 레벨의 기획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