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부서의 종말은 다른 의미로 마케팅은 한 부서의 업무가 아닌 기업 전체의 업무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미 오래된 이야기지만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CEO는 회사에 마케팅 부서가 없다고 말합니다. 그는 회사에는 단지 고객 부서가 있을 뿐이라고 말하였습니다.
너무나 중요해서
휴렛 패커드 창업자 중 한 명인 데이비스 패커드는 이런 말을 합니다. "마케팅은 너무 중요해서 마케팅 부서에만 맡겨둘 수 없다" 이 말의 의미는 마케팅은 더 이상 마케팅 부서만의 업무가 아닌 기업 전체, 생산, CS, 영업, 판매, 연구개발 등 모든 부서가 수행해야 하는 업무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 말이 나온 지도 이미 너무 오래 전이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마케팅하면 광고를 먼저 떠올리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마케팅이라 말하는 것 중 아주 작은 부분에 해당하는 광고를 마케팅과 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즉각적인 반응이 있는 형태의 광고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광고와 광고 결과가 바로 연결되는 퍼포먼스 광고가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에서는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지금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회사 중 하나인 테슬라는 광고를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자동차를 판매하는데 영업소와 영업사원조차 없습니다. 물론 조금 창업자가 관종인 거 같기는 합니다.
마케팅 아이러니
십여 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런 마케팅 흐름은 기업 전체가 마케팅 철학과 지식을 가지고 업무에 임해야 함을 강조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 시장은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은 수익내기 어려운 시대가 된 것입니다. 고객의 니즈와 욕망, 가치를 빠르게 파악하여 적절한 제품을 제시하는 고객 중심이어야만 다른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이런 고객 중심적 반응 전략에서는 속도가 중요합니다. 마케팅 부서가 정보를 취합하여 전략을 수립하고 수행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걸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현장 부서가 마케팅을 수행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이 마케팅 설루션을 제공하는 것은 이런 시대 현상에 대한 지원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 마케팅 설루션은 학문적 마케팅 지식과 사례, 이론에 기반하여 설계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마케팅 부서가 아닌 부서도 마케팅 철학만 내제화 되면 학문적, 이론적 부분의 수행은 마케팅 설루션을 통해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국내 흐름은 다른 의미의 마케팅의 종말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통계학, 심리학, 사회학, 언어학, 문화인류학, 생물학, 수학 등의 응용 학문이었던 마케팅의 학문적 성과는 구글과 페이스북 등 많은 기술 기업이 제공하는 마케팅 설루션에 의해 대체되고 있습니다.
마케팅은 없고 마케팅 설루션만 있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이에 대한 부작용은 십 수년 전부터 국내 IT 시장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카피 시장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더 아이러니한 것은 마케팅의 고객 중심 철학을 위해 만들어진 이 마케팅 설루션이 제품 중심 철학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 잘 팔 수 있는 고객을 찾는데 설루션이 사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는 국내 시장이 보여주고 있는 독특한 모습이며, 이제 자동차도 서비스 제품이 되어 가고 있는 2023년이 되었음에도 서비스 경쟁력보다는 제조 경쟁력이 더 중요한 시장이 되었습니다.
고객 경험과 사용자 경험
마케팅의 수학/통계, 심리학 등에서 파생된 이론과 학문적 성과는 고객 경험, 사용자 경험이라고 부르는 CX, UX 이해의 성장을 가져왔습니다.
이제 마케팅은 고객과 사용자를 매혹하여 원하는 않는 사용을 유도하는 것이 아닌, 고객과 사용자 스스로가 제품과 서비스를 찾아서 이용하게 만드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이러한 흐름은 개인화 및 맞춤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이제 고객과 사용자는 더 이상 자신의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있는지 찾아다닐 필요가 점점 없어지고 있습니다.
스스로 무엇인지 몰라 갑갑했던 욕구도 클릭 몇 번이면 온라인 플랫폼이 알아서 이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해 줍니다. 그리고 반복적 관계를 통해서 이 서비스의 만족도는 향상됩니다.
더 이상 고객과 사용자는 자신의 니즈와 욕망을 정확히 알아야 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이제 사용하기만 하면 표현할 수 없었던 욕망조차 해소될 수 있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데이터로 구성하는 고객 경험, 사용자 경험의 마케팅 가치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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