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창업하여 앱/웹 서비스를 기획할 때와 외주 기획을 할 때 경험을 비교하여 보겠습니다. 어쩌면 스스로의 돈으로 개발과 운영을 해야 하는 창업과 월급을 받지만 계약직으로 기획을 하는 상황이 아주 다른 극단적 양끝에 있는 것이라 생각되어 비교해 보려 합니다.
내 돈으로 앱/웹을 기획할 때
여기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내 돈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개발자 월급도, 서버 비용도, 트래픽 비용도, 프로그램 비용도, 사무실 임대료도 모두 내가 낸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외주 기획자로 월급을 받으면 프로젝트를 할 때 주위를 관찰해 보면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시간을 때우는 사람도 보입니다. 또한 프로젝트 진행에 불필요한 작업을 자신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것을 어필하기 위한 용도로 야근까지 하고 있을 것을 보게 됩니다.
만약 내 돈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서 이런 일을 본다면 미처버릴 것입니다. 그러나 외주 기획자 일 때는 그냥 왜 저러나, 저걸 그냥 용인하네 정도로 보아 넘기게 됩니다. 괜히 말하면 불란 일으키는 사람으로 찍히기만 할 테니까요.
아무리 내 돈은 아니지만 책임을 져야 하는 담당자인 직원이라면 시간 때우는 사람, 불필요한 일을 해서 문제를 키우는 사람을 허용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용인하는 것은 일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실제 제가 다양한 포지션으로 했던 많은 외주 대행사가 참여하는 프로젝트의 담당자는 비 전문가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심지어 담당자의 비 전문성 때문에 외주 대행사 고충을 호소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그런데 만약 담당자 직원으로 월급을 받는 것이 아닌 자신의 돈이 나가는 상황이라면 이러지 않을 것입니다. 모르면 배우고, 또 배워서 알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그러나 정말 배우려 노력하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케이스에서 직원인 경우 그러지 않습니다. 배우려 노력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이런 작용에서 자기 효능감(자신의 말을 따르는 사람을 통해 경험하는 일종의 효능감)을 만끽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하면서, 또 제 돈을 써서 앱/웹 개발과 운영을 할 때 점점 드는 생각은 능력 있는 사람을 써야 한다는 점입니다.
신기하게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고 배우려고 하는 사람들은 누가 보아도 능력 있는 사람들입니다. 오히려 누가 보아도 잘 모르고 능력 없는 사람일수록 자신이 틀린 것을 인정하지 않고 배우려 하지 않습니다. 일종의 자신감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많은 성공한 기업가들은 A급 인재를 모으라고 조언합니다. B급, C급 인재는 월급도 작고, 구하기 쉽기에 급한 경우 A급 보다 더 쉬운 선택이 됩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 팀은 C급, D급 인력으로 채워지고 프로젝트는 점점 어려워지게 됩니다.
결과를 보면 시간을 더 들여 A급 인재를 모아 프로젝트를 하는 것보다 비용이 더 들어가게 됩니다. 제가 제 돈을 써 가면서 프로젝트를 한 결과, 외주 기획자로 프로젝트 진행을 관찰한 결과 모두 이러했습니다.
또한 국내에서 B급, C급 인재라고 결고 A급 인재보다 월급을 적게 받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내 돈으로 기획을 할 때는 다양한 이론 서적 및 다른 사람들의 경험담, 시장 자료 등을 통해 공부하게 됩니다. 또한 내가 진행한 앱/웹 시장에서 이러한 자료들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도 추론하고 시뮬레이션하면서 학습하게 됩니다.
내가 알아야 돈을 아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비록 작은 돈일 수 있어도 나에게는 전부인 돈이 이 프로젝트가 잘못되면 모두 사라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체계성과 비체계성
SI나 웹에이전시 같은 전문 개발 대행사는 본업이 개발이기에 더 체계적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는 그렇습니다. 그러나 특정 프로젝트 케이스가 되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표준이 되는 프로세스는 때로는 특정 상황에서 작동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ERP 또는 이커머스 프레임워크로 진행되는 외주 개발 프로젝트에 선 투입되는 기획자, 개발자가 해당 프로젝트에 맞게 프레임워크 또는 솔루션을 세팅해 주고 많은 돈을 받는 것입니다.
이 말은 마무리 일반적인 체계성을 구축하고 있다고 해도 각각의 상황에 맞게 튜닝하지 못한다면 프로젝트를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이 됩니다.
형식이 실행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형식이 실질을 반영하지 못한다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각각의 프로젝트로 볼 때는 체계성을 가지는 것이 아닌 비체계성을 양산하는 것이 됩니다.
다른 말로 타 프로젝트의 성공 방식이 이번 프로젝트를 망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내 돈으로 하는 내 프로젝트라는 이를 막기 위하여 다른 프로젝트에서의 성공 방식과 실패 케이스가 우리 프로젝트에서 어떻게 작용할지를 연구할 것입니다. 이런 책임감과 부담감, 배우려는 열정이 특정 프로젝트에 맞는 개발 체계성, 운영 체계성을 형성하는 것이라는 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능력 있고, 실력 있는 사람일수록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알기에 공부할 수 있고, 상황에 맞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스스로 능력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다른 사람들도 알기에 모른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잘 모르고, 또 일을 잘 못하는 사람일수록) 모른다는 사실을 자존심 상하는 일로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자신과 다른 의견을 자신에 대한 모욕이나 공격으로 인식하게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그럼 실제 제가 내 돈으로 했던 작업을 케이스로 이를 검토해 보겠습니다.
내 돈 프로젝트 개인화 중소 공연 플랫폼
과거 작은 돈이자만 직접 창업하여 개발/운영 투자를 했던 경험을 케이스로 내 돈 기획과 외주 기획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를 해 보겠습니다.
내 돈 프로젝트는 중소 공연을 각 공연 관람 가능성이 높은 관객에 맞추어 추천해 주고, 또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기획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요소를 중점으로 기획을 하였습니다.
- 티켓 판매뿐 아니라 다양한 공연이 무대에 올라가 있지 않은 시기에도 관객과 상호 작용할 수 있는 다양한 관련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 추천을 위해 공연 데이터와 사용자 데이터를 개발부터 고려해야 한다
- 생성 데이터 모델링과 추천 로드맵을 위한 개인화를 위한 알고리즘 가설을 수립해야 한다
위의 몇 가지 중점 요소를 반영하여 플랫폼은 '공연 서포터스 플랫폼'이라 콘셉트를 잡았습니다. 또한 홍보는 영화의 개인화 추천 왓챠, 공연 개인화 추천 서포트마이쇼의 식으로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시작하게 된 계기
저는 온오프라인 콘텐츠와 관련 다양한 기획 일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느낀 것은 굉장히 기획적이지 못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게임이나 영화 쪽은 그래도 과거에 비해 많이 나아지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연극/뮤지컬 등 공연 시장은 여전히 기획적으로 부실함을 개선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시장 조사 및 관객 타기팅을 통한 광고/홍보 분야에서는 더욱 심했습니다. 특히 라이선스 뮤지컬 같이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공연보다는 대학로를 중심으로 공연되는 중소 창작 연극/뮤지컬의 경우 더 더 심했습니다.
국내 공연 전체 시장은 성장하고 있었으나 중소 공연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었습니다. 국내 뮤지컬 시장은 세계 5대 시장이라 불릴 정도로 커졌고, 일본의 사계에서 뮤지컬을 배우는 시대에서 이제는 국내 뮤지컬 배우들이 일본 배우를 능가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국내 공연 시장의 성장에 불구 서울시가 고민을 할 정도로 중소 창작 공연의 침체는 지속되고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서울시가 추구하는 문화 관광 정책도 차질이 생기고 있었습니다. 해외 뮤지컬로만 문화 관광을 포장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더하여 대형 뮤지컬을 통해 공연의 재미를 알게 된 관객들 또한 불만이 생기고 있었습니다. 대형 뮤지컬 또는 인기 배우가 나오는 연극/뮤지컬은 비싸서 자주 즐기기 어려웠습니다. 또한 자주 보다 보면 비슷한 배우 연기로 식상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대학로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연기력 좋은 배우들이 하는 연극을 찾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관객들이 찾을 수 있는 공연 정보는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입니다.
서울시의 대학로에 대한 지원은 공연장 대관료 상승을 가져왔습니다. 또한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보장된 개그 공연과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1인 공연을 양산하게 되었습니다.
관객 또한 처음에는 부담 없는 개그 공연과 연기력 있는 한 명의 배우가 나오는 1인 공연을 재밌게 보았습니다. 문제는 이런 공연 외에는 정보를 찾기 매우 어렵다는 점에 있습니다. 그러나 보니 이 또한 식상해졌습니다.
그렇다고 대학로에 다양한 공연이 진행되고 있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모를 뿐이었습니다.
중소 창작 공연사와 관객의 공통 불만
비록 대형 뮤지컬 중심 성장이었지만 국내 공연 시장의 성장은 중소 창작사의 비용을 증가시켰습니다. 여기에 서울시의 대학로 지원 정책은 중소 공연사의 부담을 더욱 크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아무리 어렵게 공연을 개발해도 무대에 올리고, 공연을 알리는 광고/홍보 비용 때문에 장기 공연은 어렵게 되었습니다.
제가 조사/연구한 내용에 따르면 안타깝게도 중소 공연 성공의 기본은 얼마나 오랜 기간 공연을 지속할 수 있는가였습니다. 바로 관객 인지 때문입니다.
이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광고/홍보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중소 공영사 입장에서는 광고/홍보비는 공연 개발비, 극장 대관료 이후 순위일 수밖에 없습니다. 공연 개발비와 대관료 상승은 광고/홍보 비용을 더 작게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과거 영화 관람료가 5000원 정도 하던 시절 10000원이 넘던 중소 공연 관람비는 영화 관람료가 10000원 넘어가는 시대에도 여전히 10000원 전후 금액에 머물러 있는 점도 어려운 점이었습니다.
결국 중소 공연은 공연이 잠재 관객에게 알려지기 시작하면 무대에서 내려와야 하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이 점은 중소 공연의 어려움을 가중시켰고, 비용 절감을 위하 공연의 질을 낮출 수밖에 없는 고민에 쌓이게 만들었습니다.
관객 또한 관심 있는 공연 정보를 찾으면 이미 종료된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찾을 수 있는 공연은 오픈런 중인 개그 공연, 1인극 정도였습니다. 아니면 유명 배우 연극 정도였습니다.
이 때문에 국내 공연 시장은 점점 양극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다시 중소 창작 공연의 위축과 함께 공연 다양성을 줄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불만을 정리하면,
- 중소 공연사 - 공연 기대 수익이 점점 낮아지고 잇다
- 관객 - 매번 똑같은 공연만 보게 된다
이 불만을 분석해 보니 극단적인 정보 불균형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공연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며 어느 정도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 수익 모델
국내 중소 공연 시장 규모 때문에 플랫폼 매출 규모 및 수익성은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이는 투자 유치의 어려움으로 작동했습니다.
대학로가 있는 서울시나 중소 공연사뿐 아니라 협회에서도 플랫폼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하물며 시장 조사를 해 본 결과 공연을 즐기는 20~30대 여성과 공연 시장 관련 연구를 했던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플랫폼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투자자나 다소 연령대가 높은 의사 결정자, 심사자 입장에서 공연은 투자 대상이 되지 못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 브로드웨이 라이선스 뮤지컬 투자가 활발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창작 공연에 대한 투자는, 특히 공연 플랫폼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는 점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 공연을 들여오는 것에 대한 투자는 거부감이 없는데, 에든버러 거리에서 공연한 공연만 되어도 인정을 해주는데 대학로라 하면 거부감을 보이는 것은 현실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단지 공연 티켓과 상품 판매 등 직업 수익은 그리 투자자에게 매력적일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공연과 관련한 호텔, 레스토랑 등을 연결한 여가 상품 개발, 공연 데이터를 기반한 공연 개발 등의 연계를 통해 수익 모델을 잡았습니다.
특히 서울이 뉴욕 같은 동북아시아 공연 메카가 된다면 수익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당시는 아직 지금 같은 K-POP이 활성화되었던 시기는 아니었으므로 이런 계획이 무리라 보였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중소 공연 플랫폼 투자가 이루어졌다면 지금은 대학로가 뉴욕의 브로드웨이는 아니더라도 웨스트엔드와 에든버러는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리고 홍대는 헌팅과 클럽의 메카아 아닌 음악의 성지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연극/뮤지컬 이후 중소 공연 개인화는 인디 뮤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무실도 홍대로 이전하기도 했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은 공연(중소 연극/뮤지컬에서 인디 뮤지까지) 정보를 공연사와 관객에게 제공하는 것과 관련 상품 판매입니다.
수익 모델은 크게 다음과 같습니다.
- 공연 티켓 및 관련 상품 판매
- 플랫폼 데이터 가공 정보 판매
- 플랫폼 기능 사용료 (공연 정보를 올리고 관객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은 무료입니다)
- 공연 투자
- 공연 연계 여행 상품 판매/중계
등이었습니다.
물론 투자는 실패하고 개인적으로 투자한 돈은 다 써서 사업을 접게 되기는 했습니다.
기획 내용 - 내 돈 프로젝트와 남의 돈 프로젝트 차이
보통 앱이나 웹 기획하면 UI나 화면을 기획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내가 직접 돈을 내고 기획을 할 때는 결코 이렇게 하지 않습니다. UI나 화면을 기획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이를 위해 엄청나게 많은 기획 작업이 선행된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UI나 화면 기획에 앞서 엄청난 기획 작업을 하는 것은 경쟁과 수익 때문입니다. UI나 화면 기획을 하면 무언가 일을 한 듯한 자료가 나옵니다. 그러나 이에 앞서하는 기획 작업은 복잡하고 어렵기는 한데 나오는 자료는 무엇인지 모르는 데이터 내용뿐입니다. 시각적으로 있어 보이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나 해당 앱/웹이 돈을 벌 수 있느냐 없느냐는 UI나 화면 기획이 아니라 이 선행 기획의 수준에 달려 있다는 사실은 내 돈으로 개발을 하는 기획자로면 알고 있습니다. 아니 알 수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수익에 대해 고민을 하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내 돈으로 앱/웹을 개발할 때 UI나 화면 설계 기획자의 말은 대부분 바둑 시합을 구경하는 사람이 하는 훈수 정도로 들립니다. 훈수를 두는 사람도 바둑을 둘 수는 있지는 지금 시합을 하고 있는 사람과는 다릅니다. 바둑 승리를 위해서는 바둑돌로 만드는 멋진 집 모양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돌 한점 한 점이 만드는 승리가 필요한 것입니다.
왜 바둑 기사와 훈수 관객의 느낌인지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시장 조사
공연 관련 온라인 서비스는 그 당시에도 많았습니다. 물론 대부분이 티켓 판매 사이트이었기는 했습니다. 그렇더라도 당시 돈을 벌고 있는 웹 서비스는 꽤 있었고, 관객 커뮤니티도 네이버 카페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상당히 많은 다양한 대체 온라인 서비스가 존재했다는 점은 현실이었습니다. 당연히 저와 같은 상황인 스타트업이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단지 스타트업의 경우는 시장 조사를 통해 정보를 찾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용자 입장에서는 공연 관련 정보 스키마 벌써 구축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미 공연은 국내에서 관람이 활성화되었고, 대형 뮤지컬이 아닌 연극이 경우 어느덧 영화보다 더 저렴한 여가 콘텐츠가 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인터파크 티켓은 누구나 알고 있는 공연을 보기 위한 사이트였으며, 이미 대학로와 홍대의 인디의 메카로 자리 잡았습니다. 단지 점점 인디 공연이 만들어 놓은 공간을 다른 유형의 업체들이 잠식하고 있기는 하고 있기는 했습니다.
이 경우 기본적인 공연 시장 조사는 물론 유명 온라인 서비스 벤치마킹 등을 진행하였습니다. 물론 여기까지는 조금 열의가 잇는 기획자라면 외주라 해도 당연히 하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내 돈으로 개발을 하는 경우 기획의 시각은 분명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 시장 조사 - 사용자 니즈가 구성과 특성, 경쟁 상황, 스키마 또는 IA 등의 관련 데이터 구조 및 네트워크 등
- 벤치마킹 - 유명 서비스 현황, 해당 서비스 내용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우리 서비스에는 어떤 영향이 있는가 등
- 사용자 가치 - 공연 관객 또는 관련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에게는 어떤 가치가 존재하는가 또한 이 가치들은 어떻게 구분될 수 있는가
이를 위해 2차 리서치는 물론 공연사, 협회, 사용자/관객에 대한 1차 조사도 함께 진행하였습니다. 이 조사는 기본적인 질문 외에 이 질문 사이 심리적 또는 의향/태도를 파악할 수 있는 몇 가지 요소를 넣어서 표출하지 않는 내면의 의사 또한 어느 정도 노출될 수 있게 설계하여 진행하였습니다.
서비스 구조 설계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연 플랫폼의 서비스 구조를 설계하였습니다. 많은 경우 외주 개발 기획의 경우 이 작업을 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이 작업은 UI나 화면을 설계하는 단계가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어떤 컴포넌트와 구성 요소를 기본 화면이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기획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공연 온라인 서비스에서 기본 화면은 사용자가 보게 되는 개별 공연 정보 화면을 말합니다. 이 각각의 화면들이 모여 메뉴(
IA)가 되고, 이 개별 공연 정보 화면을 바탕으로 구매와 이벤트 화면이 형성됩니다.
또한 수집과 분석 데이터의 기본을 구성되기도 합니다.
준비한 공연 서비스 플랫폼은 개인화 추천을 지향했습니다. 물론 초기 개발 시 개인화는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단지 개인화 진행을 위한 데이터 수집 환경이 적용되어 개발되었습니다.
2단계, 3단계 이후 머신러닝(이 당시에는 오픈소스 AI는 아직 없었습니다)을 적용할 수 있게 끔 구조화된 데이터 수집 및 데이터 간 또는 데이터 발생 시 자극 환경에 대한 정리가 선행되었습니다.
이렇게 진행했던 서비스 구조 설계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어떤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와 앞으로 어떻게 서비스를 진화시킬 것인가에 적합한 앱/웹 구조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화면 구조, 기능 구조, 데이터 구조, 사용자에게 노출되는 정보(콘텐츠) 구조 등을 포괄합니다.
사용자가 앱이나 웹을 이용하는 것은 재밌거나 의미가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것을 콘텐츠라 할 수 있습니다. 단지 기능만 작동되는 앱/웹이라면 결코 경쟁에서 이길 수 없을 것입니다. 공공 서비스처럼 사용자가 선택의 여기가 없는 앱/웹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UI 및 화면 전략
UI는 기본적으로 사용자의 앱/웹 기능 이용의 편의성에 기반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시장 조사와 벤치마킹을 통해 수집된 일반적 이용 방식과 차별화 이용 방식을 적절히 조합하였습니다. 여기에 서비가 지향하는 아이덴티티 기준을 잡을 경험의 유니크함과 일관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럼에도 기존 공연 플랫폼에서 사용자가 축적한 이용 방식에 대한 거부감은 최소화할 수 있도록 구매와 사용, 댓글과 문의 등의 서비스 아이덴티티를 크게 해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UI 방식을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화면 구조와 메뉴(IA)의 경우는 현재 서비스 상황 및 개발 여건 하에서 최선의 방식을 채택하도록 했습니다.
일단 이전 플랫폼 개발 실패를 거울삼아 최종 개발은 개발자와 기획자인 저 2인이서 진행하였습니다.
디자이너 없이 개발을 진행하면서도 디자인적 완성도를 위한 공연을 등록하면 자연스럽게 화면 디자인이 형성될 수 있도록 구조 기반 화면 디자인을 채택하였습니다.
여기에 개발자가 웹 개발인 관계로 스마트폰 대응은 앱이 아니라 반응형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웹은 반응형으로 개발 진행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더욱 구조적 디자인 방식이 반응형 웹에도 유리하게 적용하게 되었습니다.
실제 이런 디자인으로 베타 웹이 개발된 후 공연사들과 미팅을 하면서 데모했을 때 상당히 디자인적 호평을 받았습니다. 또한 공연 티켓 판매한 공연사가 PC 뿐 아니라 스마트폰으로도 판매 티켓 관객의 티켓팅을 확인할 수 있게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당연히 공연사의 관리 페이지도 반응형으로 개발되었습니다.
2인이서 개발한 사이트는 총 3개였습니다.
- 사용자 이용 웹
- 공연사 관리자 웹
- 서비스 관리자 웹
이 3개 웹 모두 반응형으로 기획/개발되었습니다. 하지만 중심은 사용자 이용 웹 사이트였습니다.
당연히 초기 MVP 수준의 웹이었고, 별로 많지 않은 공연 정보가 노출되는 상황이었으므로 사용자 이용 웹의 IA는 단순했습니다. 그러나 공연 등록 시 IA는 그리 간단화지 않았습니다.
이 정보구조(IA)는 향후 기계학습을 위한 토대였고, 더 이후 텐서플로우 이후 등장하게 되는 IA(인공지능)의 학습을 위한 자료였기 때문입니다.
사실 제 서비스 기획의 경우 일반적인 SI나 웹에이전시 프리랜서 기획자들이 하는 UI나 IA는 그리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습니다. 사용자 경험을 형성하는 것이 개인화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일반적인 외주 기획자가 하는 화면 구성/설계는 개인화를 위해 필요한 것을 정리하고, 이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에 가까웠습니다. 물론 초기 MVP 서비스가 그리 복잡하지 않은, 기본적인 사용자 니즈에 대한 것만 반영되어 있다는 이유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므로 실질적인 화면 설계 스토리보드 작업에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은 아닙니다. 단지 문서 작업의 시간 정도만 들었다 할 수 있습니다. 전체 웹 페이지도 많이 않았기에 또한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관리자에서 공연을 등록하고 관리하는 것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데 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이 설계는 사용자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사용자의 어떤 반응을 데이터화할 것인가, 사용자 반응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정리하고 이를 관리자와 매핑 설계하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에 반해 SI나 웹에이전시의 경우 관리자와 사용자 화면이 별개로 기획되기도 합니다. 또한 정책 및 데이터, 컴포넌트 설계 없이 바로 진행되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 요구 사항조차 제대로 분석/상세화 하지 않고 그냥 일반적으로 이런 앱/웹은 이렇게 한다는 식으로 기획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내 돈의 경우 절대 이렇게 기획하지 않습니다. 이런 식으로 개발 진행되면 바로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엎어 버립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이렇게 개발된 앱/웹은 경쟁력을 가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차이
내 서비스를 기획할 때 남의 서비스를 기획할 때 가장 큰 차이는 세 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내 서비스인가, 내 서비스가 아닌가
- 내 돈이 나가는가, 남의 돈이 나가는가
- 내가 돈을 언제 버는가
1번의 경우 고객사의 기획자과 외주 기획자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 차이만으로 엄청난 생각의 결과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만약 어떤 사용자는 어떤 앱을 통해 등록을 하는 것만으로 취업이 된다고 가정하고, 다른 사용자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할 때, 이 앱 이용에 대해 이 두 사용자는 어떤 생각과 감성, 필요성을 가지게 될까요? 이 앱의 UI나 화면에 대해 이 두 사용자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앱/웹 UX가 그러하듯이 내 서비스인가, 내 서비스가 아닌가 또한 기획자 UX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이에 따라 기획을 하는 방식, 열정을 쏟는 대상 및 하는 일 등 많은 부분이 달라지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2번과 3번은 고객사의 기획자과 외주 기획자가 같습니다. 그러나 창업자의 경우 완전히 다릅니다.
그래서 스티브 잡스나 일론 머스크는 아무리 뛰어난 인재가 애플과 테슬라에 있어도 대체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2번과 3번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대리인 현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런 포지션의 경험은 기획적 사고와 범위를 확장시키는 것입니다. 물론 기회자가 근본적으로 자기중심적이고 외부에 대해 배타적이라면 이런 경험도 사고의 확장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학습 능력이 중요한 것입니다. 이는 이 글의 앞에 적었던 내용과 연결하여 보면 더 쉽게 이해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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