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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일반

젝시믹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마케팅 전략으로 성공하다?

by 애플_피시 2021. 8. 21.

마라톤이나 권투 시합을 보면 초반에 무리하는 선수들은 경기를 다 뛰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때 무리하는 선수에 맞대응하면 같이 지치게 됩니다. 이럴 때는 그냥 자기 페이스만 유지하면 됩니다. 무리한 안다르 마케팅에 대한 젝시믹스의 전략이 바로 이것입니다.

 

 

안다르가 무리한 마케팅을 할 때

 

전체 시장이 1조 원도 안 되는 국내 레깅스 시장의 아직 10%도 차지 못한 상황에서 안다르는 전체 시장을 목표로 다수 연예인을 모델로 계약하여 TV 광고를 진행합니다. 안다르 레깅스가 룰루레몬 레깅스처럼 가격이 높아 판매 당 수익성이 높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3만~4만 원 정도에 1+1으로 판매하는 레깅스는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의 구매 부담은 작았지만 판매당 수익이 작은 구조였습니다.

 

그럼에도 안다르는 비용 부담이 큰 마케팅을 집행합니다. 문제는 2위인 젝시믹스와 차이를 확실히 벌릴 정도의 매출 상승은 없었습니다. 젝시믹스는 안다르와 같은 대규모 마케팅을 하지 않았음에도 매출이 2018년 217억에서 2019년 555억으로 오른 것입니다. 2019년 TV 광고에 막대한 비용을 쓴 안다르는 2018년 333억에서 2019년 721억 매출이 올라 1위를 유지하기는 했지만 TV 광고 없이도 덩달아 매출이 오른 젝시믹스로 인해 성과라 하지 뭐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다라는 것은 진짜 아무 마케팅도 하지 않은다는 것이 아닙니다. 경쟁 상대가 상황에 적합하지 않는 과도한 마케팅을 할 때 최소한의 마케팅으로 보조만 맞추어 가다가 상대가 시장만 띄우고 마케팅 예산이 다 떨어져 쓰러질 때 경쟁자가 띄운 시장을 손쉽게 주워가는 전략을 의미합니다.

 

 

카테고리 전략으로 매출을 올리다

 

무리한 마케팅을 하는 상대와 정면으로 맞대응하게 되면 같이 비용 함정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상대 상품 인지도가 올라가고 판매도 늘어가는 모습을 보면 불안함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기억 속에 경쟁자와 같은 카테고리에 들 수 있는 정도의 마케팅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권투 경기에는 한 링에 두 명의 선수가 올라가 시합을 합니다. 일단 링에 오르면 잘하던 못하던, 공격하던 수비하던 사람들은 시합에 대해 이 두 선수를 함께 기억하게 됩니다. 무리한 마케팅은 12라운드 권투 경기에서 상대 선수가 1, 2, 3 라운드 무지막지한 공격을 하더라도 한 링에 서 있는 동안 경기를 보는 사람들은 공격하는 선수와 수비하는 선두를 묶어서 바라봅니다. 

 

무리한 공격을 하던 선수는 지쳐서 6라운드쯤 혼자 지쳐 쓰러지는 경우도 생기게 됩니다. 때리다 지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럼 수비만 하던 선수는 지쳐 서있기도 힘든 선수를 잽 한대만으로 다운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시합을 보는 사람들은 이긴 선수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승리하였다 생각하게 됩니다.

 

의도한 전략인지 쏟아지는 비는 피하자는 전략인지는 모르겠지만 보이는 모습에서 젝시믹스는 안다르가 무리한 마케팅을 할 때 2위로 안다르와 같은 카테고리(권투 링과 같음)로 묶여 언론이나 소비자의 기억 속에 위치하는 마케팅을 유지하였습니다. 안다르가 마케팅을 하면 할수록 2위 브랜드인 젝시믹스는 사람들이 경쟁자로 생각하여 자연스럽게 회상되었습니다. 지출한 마케팅 비용은 안다르에 비해 매우 작았으나 약 2배가 넘는 매출 상승률이 비슷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마케팅 여력을 비축해 놓다가 안다르가 무리한 마케팅의 여파로 영업손실이 발생하여 휘청일 때 안다르가 무리해서 만들어 놓은 시장을 가져올 수 있는 마케팅을 하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안다르와 젝시믹스는 비슷하게 전년에 비해 2배 넘는 매출 향상을 보였지만 안다르는 영업손실을 본 반면 젝시믹스는 100억 가까운 영업이익을 냈기이 아직 여력이 충분했습니다. 

 

 

영업적자로 안다르 경쟁 여력이 떨어지자 시장을 수확하다  

 

젝시믹스는 2019년 안다르가 무리한 마케팅으로 키워 놓은 레깅스 시장을 가져올 마케팅을 진행합니다. 감종국과 제시를 모델로 한 TV 광고를 진행한 것입니다. 젝시믹스 또한 2019년 안다르 한 것과 같이 2020년 TV 광고를 진행했지만 2019년에 안다르가 키워 놓은 시장이 있어서 영업손실이 아닌 108억 원 영업이익을 달성합니다. 2019년에 비해 영업이익률은 낮아졌지만 매출이 1093억으로 전년도에 비해 500억 넘게 늘어난 것입니다. 그리고 룰루레몬과 같은 10만 원이 넘는 레깅스가 아닌 안다르와 비슷한 레깅스 라인을 가진 젝시믹스가 TV 광고에도 안다르와 다르게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에는 판매 비용이 낮은 직접 판매 비율이 높은 이유도 있습니다.

 

이전 연도인 2019년 과한 영업손실은 물론 사내 성추행 사건까지 터진 안다르는 젝시믹스의 마케팅에 따른 카테고리 효과로 발생하는 동반 매출 상승을 맛보지 못합니다. 

 

또 젝시믹스의 TV 광고는 소비자를 상대로 한 브랜드 인지도나 매출 향상뿐 아니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것도 있습니다. 다른 국내 레깅스 기업과는 다른 많은 영업이익과 매출 상승률, 그리고 국내 레깅스 시장 1위를 달성한 상황과 TV 강고를 통한 이슈몰이로 젝시믹스는 레깅스 기업 중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합니다.

 

이런 성과들에는 2019년 안다르가 무리한 마케팅으로 국내 레깅스 시장을 키워 놓았던 것과 또 성추행 이슈를 발생시켜 키워놓은 시장을 수확할 수 없게 된 상황도 주요한 성공 요인이었다 생각합니다.

 

경쟁자가 무리한 마케팅을 할 때는 맞불을 놓기보다는 카테고리 전략으로 한 발은 뒤에 있더라도 실속을 챙기다가 상대가 지쳐 쓰러질 때 시장을 수확하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물론 상대가 대기업 자회사라면 이 전략이 조금 성공이 어렵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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