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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SI, 외주 개발 프로젝트는 왜 실패율이 높을까?

by 애플_피시 2022. 6. 20.

최근 SI 외주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만난 개발자, 디자이너 등 경력 많은 분들과 대화 중 공통된 것이 있습니다. 점점 참여한 프로젝트의 실패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현상에 대해 서로 공감하는 몇 가지 사안을 적어 보았습니다.

 

 

인력 하향 평준화


과거부터 오랜 기간 SI 외부 개발 프로젝트를 참여해왔던 베테랑 개발자, 디자이너의 공통된 이야기는 최근 몇 년 사이 SI 인력의 수준이 많이 낮아졌다는 점입니다.

그러다 보니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어렵고 이에 따른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보니 인력 단가가 많이 올랐음에도 SI 외주 개발 바닥을 떠나고 싶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이는 개발자나 디자이너뿐 아니라 기획자 분야에도 같은 흐름입니다. 전혀 기획을 해 보지 않은 사람이 흉내를 낸 듯하게 보이는 문서와 산출물이 많아졌습니다. 개발과 상관없이 문서라도 예쁘게 잘 만들면 나은 편입니다. 아예 ASIS와 TOBE의 차이를 구분 못하거나, 단순히 화면 디자인만 작성한 기획서도 많이 보았습니다.

이런 SI 외주 개발 시장의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 흐름은 단지 프리랜서, 중소형 SI/웹에이전시뿐 아니라 국내 굴지의 대기업 SI 기업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현상이 왜 일어나게 되었는지 최근 참여했던 SI 외주 개발 프로젝트에서 개발자, 디자이너와 이야기한 내용을 토대로 아래에 정리해 보겠습니다.

 

유니콘 스타트업 보수

농담처럼 하는 말 중 '이 나이까지 SI를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는 것이 있습니다. 실제 10여 년 전만 해도 지금 나이가 되어서도 SI 외주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을 줄 기대했던 개발자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요즘 SI 외주 개발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50대 개발자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과거 40대 때 고참 개발자가 10년이 지난 후에도 고참 개발자이고, 30대 프로젝트에서 어린 축에 들던 개발자는 10년 후 40대가 되었어도 프로젝트에서 어린 축에 드는 개발자로 남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20대~30대 개발자의 SI 외주 개발 시장 유입이 적은 것입니다. 오히려 과거 IT 열풍 때 직업을 전환한 나이 많은 신입 개발자가 시장에 많이 유입되었습니다.

그럼 왜 20대~30대 개발자는 SI 외주 개발 시장에 들어오지 않는 것일까요? 바로 IT 서비스 기업의 보수와 복지가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네카라쿠배라 불리는 유니콘 스타트업뿐 아니라 예비 유니콘 스타트업, 게임사에 이르기까지 개발자 처우는 상당히 좋아졌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전통 대기업의 개발자 대우 또한 좋아졌습니다.

이에 반해 SI 외주 개발 시장은 하청에 하청이 고착되어 상대적 인력 단가는 과거와 비슷합니다. 최근 코로나 여파로 비대면 IT 개발 시장이 커지면서 인력 단가가 상승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IT 서비스 기업에 비하면 높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여기에 복지와 근무 환경까지 더 한다면 더 차이가 커집니다.

더해 유니콘 스타트업 개발자라는 타이틀은 SI 외주 개발 시장에서도 스펙이 되지만, SI 개발자라는 타이틀은 유니콘 스타트업에서 스펙이 되지 못합니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실력 좋은 20대~30대 개발자들은 당연히 IT 서비스 기업으로 가게 되고 SI 외주 개발에서는 실력 좋은 젊은 개발자를 보기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IT스타트업 국가 지원금


2010년 이후 국내에는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금이 생겼습니다. 스마트폰 앱, 빅데이터, AI 등 그냥 한다고만 하면 수 천만 원의 국가 지원은 쉽게 탈 수 있는 시절이 있었습니다.

더해 높은 청년 실업률과 구조조정으로 인한 실업률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이 진행되었는데, 이때 시기적 유행에 따른 IT 스타트업 지원금이 많이 풀렸습니다.

대학생은 포털과 SNS에 올라오는 스타트업 성공기를 보며 창업을 했고, 명예퇴직자는 자신이 다 부담해야 하는 치킨집이 아니라 국가가 지원해 주는 IT 사업을 하였습니다.

문제는 이들의 90% 이상은 3년 이내 망한다는 것입니다. 청년들은 이를 스펙 삼아 다른 기업에 취직을 할 수 있었지만, 중년의 명예퇴직자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이들이 경력 과장(뻥튀기) 과정을 거쳐 SI 외주 개발 시장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는 과거 IT 업무를 하다 아이디어를 가지고 창업을 하던 흐름과 다른 것이었습니다. IT에 대한 경험이나 지식이 전혀 없던 사람들이 성공 신화를 꿈꾸며 국가 지원금을 통해 IT 사업을 하고 실패하면 SI 고급 인력으로 세탁된 것이었습니다. 결국 이들은 IT 지식이 겉핥기 수준에 그치는 정도인 것입니다.

 

직무 전환 교육 인력


언제부터인가 개발자 보수가 높다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개발자가 되려는 다른 직종 종사자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를 계기로 학원도 많이 생기고 국가 지원 교육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런 교육은 짧게는 3개월에서 보통 6개월 단위로 진행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교육을 이수하면 과거 개발과 전혀 관련 없는 일을 해 왔던 사람도 전문 개발자로 변신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과거 국가에서 운영하던 스타트업 멘토가 넘치는 시절, 온라인 마케팅 멘토 한 분을 만났습니다. 이 분은 네이버 블로그 이야기만 하였습니다. SNS 시대 과거 매체인 블로그만 강조하는 것이 이상하여 이 분의 이력을 살펴보았습니다. 이 분은 온라인 마케팅과 전혀 관련 없는 분야 박사 출신으로 일을 하다 갑자기 온라인 마케팅 멘토로 변한 케이스였습니다. 이 기관이 국가 운영 스타트업 지원 기관이었으므로 추정하기로는 3~6개월 중장년 직무 전환 교육 중 온라인 마케팅 교육을 받고 멘토로 임명받은 것으로 보였습니다.

최근 SI 외주 개발 시장에도 이런 분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현상 : 경력 과장(뻥튀기)

SI 외주 개발은 인력 장사라고도 합니다. 일단 개발 인력을 넣으면 이에 따른 수수료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인력 수와 등급이 SI 기업에게는 중요한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 계속되자 경력 과장(뻥튀기)을 해서 투입시키는 일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특히 경력 전환의 일환으로 학원, 국가 교육을 통해 SI로 들어온 인력은 나이도 많아 과장(뻥튀기) 하기도 좋습니다.


이런 경력 과장(뻥튀기)은 프로젝트 실패율을 높일 뿐 아니라 실력 있는 인력의 SI 이탈을 가속화시킵니다. 작업하기 너무 힘들기 때문입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이 여기에 쓰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 프로젝트 실패율은 더 높아지게 됩니다.

기획자로 참여한 프로젝트의 하나는 국내 3대 SI 기업이 하는 것이었는데도 불구 기획을 개발과 상관없이 보고용으로 만들라는 압박을 받기도 했습니다.

다른 공공 프로젝트에는 기획 PL이 기획 경험이 없던 사람으로 기획자가 되고 싶다 해서 회사에서 기획자로 직무를 전환시켜 준 사람이었기도 했습니다. 기획 PL이 기획 설계가 아닌 시작부터 개발 대상에 상관없이 그림만 그리고 있는 것도 본 적 있습니다.

이런 인력의 특징은 커뮤니케이션이 안된다는 것입니다. 고객이 아니라고 화를 내도 맞다고 전달하고, 회의 때 나온 이야기를 전달하지 않습니다. 결국 프로젝트의 커뮤니케이션은 얽히고 고객의 의도와 다른 개발이 진행되기도 하고, 개발이 어려운 고객 요구를 추가로 받아 개발을 꼬이게 하기도 합니다.

결국 경력과 실력 좋은 개발자는 이런 상황의 원인을 알고 SI를 떠나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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