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 기업 규모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공통적 조건이 있기는 합니다. 물론 좋은 인력의 확보가 중요하다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영 케이스에서 많은 대기업, 글로벌 기업의 실패가 좋은 인력이 없었기 때문은 아닙니다.
왜 대기업은 온라인 서비스에 실패했을까?
우리는 2020년 전후로 많은 변화를 보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 유통 시장에서 쿠팡의 1위 등극은 매우 놀라운 사건이었습니다. 이는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 하락과 다음의 몰락, 카카오 뱅크나 토스 등 인터넷 은행의 성장과는 다른 사건이었습니다.
분명 쿠팡에도 좋은 인력은 많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신세계/이마트나 롯데에 좋은 인력이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인력 구성에는 각 기업의 선호에 따른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분명 국내 최고의 인력을 확보하고 배치했다 생각합니다. 특히 2020년 전후 불었던 국내 유통 시장의 변화에 대해 각 기업은 절실한 대응을 하였습니다.
롯데의 롯데온이나 신세계/이마트의 SSG, 그리고 여기에 더해 지마켓 인수는 이런 시장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후 극명하게 갈린 쿠팡과 롯데, 신세계/이마트 온라인 유통 경영 성적을 단지 전문 인력의 차이라 하기도 어렵습니다.
분명 경영진은 다를 수 있지만 실무진은 쿠팡이나 롯데, 신세계/이마트 온라인 유통 부분도 대부분이 5년, 10년 이상 온라인 유통에서 경력을 쌓아온 인력으로 구성되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쿠팡의 경영진의 많은 수도 온라인 유통 경력자라기보다는 컨설팅 등의 경력자입니다. 그래서 기존 온라인 쇼핑과 다른 로켓 배송 및 와우 멤버십을 실시한 것일 수 있습니다.
만약 기존 이커머스 경력자라면 당연히 상품 배송은 CJ대한통운 같은 기본 택배사를 활용했을 것입니다. 비용이 큰 배송 시스템을 직접 내부화하려는 시도를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이로 인해 쿠팡은 수년간 1조 원이 넘는 적자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그럼 무엇이 쿠팡과 다를 것 없는 롯데, 신세계/이마트의 온라인 유통 서비스를 실패하게 했을까요?
무엇이 삼성전자의 챗온과 네이버의 라인은 국내에서 안되고 카카오의 카카오톡은 되게 했을까요?
시장 대응 조직
흔히 온라인 시장은 기술 변화나 사용자 니즈가 다양하다고 합니다. 이러한 특징은 어떤 온라인 서비스이든지 오프라인 시장에서 비해 그런 경향을 보입니다.
커뮤니티 서비스에서의 텍스트, 이미지, 영상, 숏폼 등의 변화 같은 대세 흐름 이외에 잠시 돌풍을 일으켰던 음성 기반인 클럽하우스의 인기 또한 이런 온라인 시장 특성을 잘 보여 줍니다.
커뮤니티에 비해 최근까지 오프라인 규모가 컸던 쇼핑 시장의 경우는 그렇지 않을까요?
우리는 과거 20년 동안 종합 쇼핑몰, 패션/뷰티 버티컬 쇼핑몰의 인기, 오픈 마켓, 소셜 커머스, 직구, 공동 구매, 인플루언서 쇼핑 등 다양한 변화를 경험해 왔습니다. 이제는 온라인 쇼핑은 다양한 혜택의 멤버십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과거 이통사 멤버십과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것이 어떤 유형의 서비스든 온라인 시장에서는 변화에 적절히 적응하여 서비스를 변화시켰던 기업은 살아남았고, 그렇지 못한 서비스들은 사라졌습니다.
처음 쿠팡의 모습은 지금 쿠팡에서 찾기 어렵습니다. 쿠팡은 이제 상품 판매가 아닌 동영상 서비스까지 품고 있습니다. 이 또한 로켓 배송과 함께 쿠팡 서비스를 유지하는 한 축이 된 지 오래입니다. 그리고 음식 배달 서비스인 쿠팡 이츠와 연계를 통해 서비스 가치를 올리고 있습니다.
단지 사용자 입장에서 결과만 보면 무엇을 했고 안 했고의 차이만 보입니다.
그러나 기획자 관점에서는 이런 대응 결과를 내놓기까지 많은 기간이 걸리기 때문에, 작은 시장 변화를 미리 인지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준비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부분이 중요하게 보입니다.
이는 어느 한 천재가 하는 것이 아닌 조직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이를 임시적/일시적으로 진행할 때는 TFT라 부릅니다. 그리고 자율권을 주면서 장기간 진행할 때는 사내 벤처라고 부릅니다.
시장 반응형 조직 구성
이러한 조직을 TFT라 부르든, 애자일 팀이라 하던, 린 스타트업이라 하던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상호 보완적 기술과 역량을 지닌 사람들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페이스북, 아마존뿐 아니라 원격 근무로 성장한 줌 등 현재 많은 글로벌 IT 기업이 많은 장점이 있는 자택 근무를 포기하고 출근을 하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시장 반응형 조직과 R&D 조직, 생산 효율 조직의 차이입니다.
제 개인적으로 생산 효율 기반 기업인 현대차가 전기차로의 변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수직 계열화를 통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한 삼성 전자가 스마트폰 제품으로는 아이폰에 육박하고, 폴더블 폰 같이 새로운 기술의 도입으론 오히려 뛰어넘지만 프리미엄 브랜드로는 밀리는 것 또한 이 이유라 생각합니다.
시장 반응형 조직에 대해서는 애자일, 린스타트업, MVP 등 이미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기에 대부분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여 짧게 줄이겠습니다.
이후 기회가 된다면 다른 주제와 연결하여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대기업의 온라인 서비스 실패 이유
대기업 또는 대기업을 지향하는 기업들은 규모에 비해 자주 온라인 서비스에 실패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아마 스타트업의 실패가 더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들의 실패를 알지 못합니다. 언론과 광고에 이들의 서비스는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기업은 다릅니다. 일단 이들이 온라인 서비스를 준비하는 시점에도 언론에 많은 가사가 나오기도 하고, 개발을 할 때는 외주 개발 시장이 들썩입니다. 얼마나 규모가 크면 자체 SI 자회사를 가지고 있는 대기업도 상당히 존재합니다.
여기서 문제가 시작됩니다.
온라인 서비스의 개발부터 운영까지 대기업은 관료화되어 있습니다. 이는 갑을 관계를 통해 유추할 수 있습니다.
관료화 시스템은 생산 효율을 높이는 데는 유효하지만 변화에 대응하기에는 부족합니다. 경직된 상하 관계는 시장 변화 인식은 물론 적절한 대응을 어렵게 합니다.
위에 유연한 사고의 관리자가 있는 경우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온라인 서비스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당연히 자본력은 있기에 외주로 앱이나 웹을 개발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개발 완료의 의미만 있을 뿐 서비스 가능성은 희박한 수준이 대부분입니다.
또한 이번 신세계/이마트 인사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누구 라인, 누구 가신 등의 이름으로 사내 정치적 이유로 관리자가 되기도 합니다. 이 경우 전혀 온라인 서비스를 모르는데 의사 결정자 위치에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불가능한 결정을 합니다.
이 결과가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입니다.
쿠팡과 롯데, 신세계/이마트 모두 경영진의 출신 대학, 능력과 스펙은 비슷했을 것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차이는 온라인 시장에 대응하는 조직의 구성과 관리에 있었던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 개발 과정이나 서비스 내용을 보더라도 이는 보이기 때문입니다.
'앱기획 웹기획' 카테고리의 다른 글
UX, 왜 20대는 페이스북을 떠나고 10대는 페이스북으로 돌아왔는가? (0) | 2023.10.05 |
---|---|
온라인 서비스 환경 전략 사례 - 더 현대 서울과 쿠팡 (0) | 2023.10.05 |
온라인 서비스와 사용자 환경과 전략 (1) | 2023.10.04 |
온라인 서비스 투자 수익률(ROI) (0) | 2023.10.04 |
온라인 서비스 운영 통제 (0) | 2023.10.0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