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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기획 웹기획

경험한 대표적인 잘못된 웹 앱 서비스 기획 방식

by 애플_피시 2022. 3. 17.

여러 다양한 프로젝트에 기획자로 참여를 하면서 경험한 사례를 통해 잘못된 웹 앱 서비스 기획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클라이언트로써 에이전시 기획자와 일 하면서, 에이전시의 프리랜서 기획자로 참여하면서 경험을 바탕으로 서술합니다. 

 

 

1만 원 음식과 500만 원 샤넬백의 가치

 

극단적인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어떤 사람이 음식을 먹지 않으면 굶어 죽을 위기에 있다고 가정합니다. 이 사람은 어떤 음식이든 먹기만 하면 살게 됩니다. 그런데 이 사람을 도와주러 온 다른 사람이 이 사람을 보고 한눈에 반해 음식을 사주는 것은 자신의 마음을 보여 줄 수 없다 생각해 음식이 아닌 샤넬백을 사주었습니다. 

 

가정에서 음식을 먹지 않으면 굶어 죽을 위기였으므로 음식을 먹지 못한 사람은 죽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너무 극단적으로 생각하시겠지만 서비스 개발 프로젝트 현장에서 비슷한 사례가 종종 있습니다.

 

아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프로젝트 현장에 투입되어 보면 상대의 니즈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는 기획자도 꽤 있다는 것에 더 놀라게 될 것입니다.

 

1만 원도 안 되는 음식이면 해결되는 상황에서 지금 전혀 쓸모없는 500만 원 샤넬백을 선물하고 자신은 최선을 다했다 흡족해하는 것 같이,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대한 것은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이 보기에 최선이라 생각하는 것만 열심히 하는 기획자가 생각보다 현장에는 꽤 있습니다. 

  

 

클라이언트의 분노를 키우는 기획

 

기획자로 프로젝트를 하다 보니 개발자나 디자이너의 업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광고대행사 AE, 대기업 마케팅팀을 거쳐 콘텐츠 기획, 온라인 사업 기획, 서비스 기획 등 다양한 기획 업무를 서로 다른 입장에서 해 오면서 경험한 기획자들의 모습은 위의 가정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 꽤 있다는 것입니다.

 

한 번은 몇 달 진행되어 있던 초기 프로젝트에 프리랜서 기획자로 투입된 적이 있었습니다. 여러 에이전시 컨소시엄 프로젝트로 기획을 맡은 에이전시에 고용되어 프리랜서로 투입되는 것이었습니다. 해당 에이전시는 고객을 만날 때 직원이라 이야기하라면서 명함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처음 고객 미팅 자리를 개발을 맡은 다른 에이전시 담당자와 둘이서 고객을 만나러 갔습니다. 프리랜서 계약 시 고용한 기획 에이전시가 요청한 대로 고객에게 명함을 주면서 인사했습니다.

 

그러나 고객의 얼굴이 갑자기 바뀌면서 또 여기가 들어왔냐고 짜증을 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같이 간 개발 에이전시 담당자가 이 분은 프리랜서이고 기획 에이전시 직원이 아니라고 설명하자 고객의 표정이 바뀌면서 안심한 듯 미팅이 이루어졌습니다.

 

처음 고객 미팅에 기획 에이전시 담당자는 없었습니다. 얼마 후 기획 에이전시 담당자도 함께 회의를 하게 되었는데 그때 왜 고객이 기획 담당 회사 이름만 듣고도 그렇게 짜증을 낸 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프리랜서로 투입되었을 때 이미 프로젝트는 몇 달 진행된 상황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 몇 달 동안 기획 담당 회사는 수십 페이지에 달하는 기획 문서를 작성하였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고객의 분노를 키운 것이었습니다.

 

기획 에이전시 담당자는 요구사항 파악 및 상세화, 기능 정의, 화면 정의 등 내용 없이 화면만을 그려 고객에게 전달한 것입니다. 고객은 자신의 요구사항이 아닌 기획 회사 멋대로 그린 화면에 일차로 짜증이 난 것이고, 이차로 이것에 몇 달이 걸린 것에 또 짜증이 난 것입니다. 

 

더해 와이어프레임이라고 제시한 수 십장의 문서와 이렇게 기획하겠다고 제시한 과거 진행 레퍼런스 기획 문서들은 고객의 분노를 더 키웠습니다.

 

와이어프레임은 고객의 니즈와 상관없는 내용들이었고, 향후 이렇게 기획하겠다고 제시한 과거 기획 문서는 지금 고객도 관계되었던 이전 프로젝트 기획 문서였는데, 고객은 이 프로젝트를 실패로 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때문인지 과거 프로젝트를 리딩 했던 고객사의 직원은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보조로 역할이 강등되어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냥 눈치로도 알 수 있는 이런 내용들을 고객은 계속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기획 담당 회사에서는 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돌려 말하던 고객이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해도 이를 기획 회사 담당자는 회의를 참석한 사람들과 다르게 받아들인 다는 것입니다. 혼나도 칭찬받았다고 생각하고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이야기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획 담당 회사에 고용된 프리랜서이기에 기획 회사 담당자의 강력한 업무 지시로 인해 분명 고객이 회의 때 아니라고 한 부분은 해야 하고, 좋다고 한 부분은 빼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기획자가 회의 내용조차 제대로 이해 못하는 것을 넘어 회의록에 회의 내용을 자신의 의도대로 작성하는 상황까지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프리랜서로 투입되기 전 몇 달 동안 고객 책임자는 분노해 있었고 작업이 진행될수록 그 분노는 커지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클라이언트에서 기획도 했기에 이 분노를 충분히 이해한다는 것이 프리랜서 기획으로는 곤욕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웹 앱 서비스 개발 시 기획의 목적

 

특히 SI나 웹에이전시로 웹 앱 서비스 개발에 기획을 한다는 것은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여 적절하게 개발을 완료하기 위한 것입니다.

 

여기서 핵심 키워드는 고객의 니즈적절한 개발 완료입니다.

 

이를 위해 고객 니즈 파악을 위한 요구사항 상세화 및 단순히 잘 만든 문서가 아닌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여 개발과 디자인할 수 있도록 하는 커뮤니케이션 문서가 필요합니다.

 

위 사례에서는 기획 담당 회사가 기획 문서는 예쁘게 작성하였지만 이 문서는 고객의 니즈가 반영된 것도 아니고 개발자가 이해할 수 있는 문서도 아니었습니다. 단지 화면 디자인을 보여주는 문서일 뿐인 것이 문제였습니다.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몇 달 동안 작업했다고 전달받은 수 십장의 문서가 자신들이 회의하면서 이야기한 니즈는 반영이 안 된 내용들이고, 앞으로 프로젝트 진행에 대한 것을 파악할 수 있는 내용은 없었기에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프로젝트 초기 생성되어야 하는 기획 문서는 향후 이 프로젝트 개발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보기에 좋은 문서는 기획 문서가 아니고 디자인 예시 문서일 것입니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고객과 기획자들의 회의에서 나온 내용 중 개발과 관련 있는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문서가 정리되어 있어야 합니다. 적절한 개발 완료의 의미는 개발자마다 개발 방식이 다르고, 개발 프로젝트마다 프레임워크나 사용 라이브러리, 데이터 구조 등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적절한 개발 완료를 위해서는 개발자가 개발할 대상의 이해 가능하게 하는 문서가 필수입니다. 

 

그러나 기획 담당자를 거치면 고객이 전달한 내용은 이해할 수 없는 문자열로 변하게 된다면, 그래서 회의에 동석한 프리랜서 기획자가 정리한 내용을 다시 전달해야 그제야 개발자들이 회의에서 나온 개발 이슈를 파악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기획 담당자가 작성한 문서는 기획 문서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다시 강조하자면 개발에 투입된 기획자의 기획 목적은 화면 디자인이나 문서 자체를 예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기획자는 클라이언트의 니즈를 파악하여 구체화하고 이를 기능과 화면 부분으로 정리하여 개발자는 개발할 수 있게, 디자이너는 디자인할 수 있게 전달하여야 합니다. 기획자 자신만 알아볼 수 있고 개발자나 디자이너는 알아볼 수 없는 내용으로 문서만 이쁘게 만든다고 기획 문서라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특히 개발 초기에는 고객이 앞으로 개발 진행 사항과 결과물에 대한 이해와 기대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요구사항 정의서를 만들고 WBS를 작성하는 것입니다.

 

만약 개발 초기부터 고객이 불안해한다면 기획이 잘 안 되고 있거나, 기획을 배제하고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기획 업무를 맡은 인력이 있다고, 이 사람을 기획자라 명명했다고 기획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기획 문서라 분류된 문서를 작성하였다고 기획이 잘 되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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