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국내 쇼핑 대기업하면 롯데와 신세계가 떠오릅니다. 연말 명동에서 벌어지는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화려한 쇼를 보면 이 두 기업의 강력함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런데 국내 쇼핑 트렌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이 상식은 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쿠팡은 롯데와 신세계/이마트를 넘어섰나?
국내 오프라인 백화점이나 마트 순위는 여전히 롯데와 신세계/이마트가 양강으로 경쟁하고 있습니다. 다만 백화점 시장은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더현대 여의도의 성공으로 약간의 변화가 생기기는 했지만, 여전히 전체 백화점 시장에서도 롯데와 신세계가 양강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양강 국내 쇼핑 시장 흐름은 소비자의 쇼핑 행태가 변화하면서 깨지게 됩니다. 온라인/모바일 쇼핑 규모가 오프라인 쇼핑 규모를 넘어서게 된 것입니다. 이 변화로 인해 이커머스 강자인 쿠팡의 매출은 이미 롯데의 규모를 넘어섰고, 신세계/이마트의 매출 규모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쿠팡은 올해 가장 덩치가 큰 이마트의 매출은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쿠팡이 온라인 플랫폼이므로 오프라인 쇼핑 매출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롯데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롯데온, 신세계/이마트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SSG닷컴과 쿠팡의 매출 차이가 두 전통 대기업의 오프라인 매출을 넘어서거나 가까워지고 있다는 말이 됩니다.
즉, 온라인 쇼핑 경쟁력의 차이가 지금의 현상을 만든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커머스 현황
그러면 도대체 얼마나 차아가 나는 것일까요?
몇 년 전만 해도 국내 이커머스 1위는 지마켓이었습니다. 이 지마켓을 이마트가 인수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SSG닷컴과 매출을 합계하여 발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1위 이커머스 플랫폼을 품은 이마트가 쿠팡에 매출에 역전당한 것일까 궁금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자료에 따르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변화는 매우 드라마틱합니다.
지마켓을 인수한 이마트가 SSG닷컴과 지마켓 매출을 합친 결과 반짝 쿠팡의 이커머스 점유율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는 발표도 있었습니다.
교보증권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이커머스 점유율은 네이버가 17%, SSG닷컴과 지마켓 15%, 쿠팡 13%, 11번가 6%, 롯데온 5%로 나옵니다. 기타가 여전히 42%로 매우 많은 상태입니다.
그러나 2022년 변화는 일어납니다.
통계청과 교보증권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이커머스 점유율은 쿠팡 24.5%, 네이버 23,3%, SSG닷컴과 지마켓이 11.5%, 11번가 7%, 롯데온 4.9%, 위메프 3.9%, 티몬 2.8%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1년에서 2022년 쿠팡이 13%에서 24.5%로 성장하던 시기 SSG닷컴과 지마켓은 15%에서 11.5%로 역성장합니다. 롯데온은 5%에서 4.9%로 성장하지 못합니다.
롯데온은 2023년 하반기 최근 이효리를 모델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합니다. 그리고 여러 조사에서 조금 성장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그러나 이를 이커머스 플랫폼 경쟁력이라 보기 아직은 어렵습니다. 롯데온이 론칭하던 초기 매출과 점유율은 높았습니다. 그리고 하락하여 5% 정도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므로 2023년 하반기 변화는 아직 이효리 마케팅 효과라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이후 2024년에도 꾸준히 성장한다면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했다 결론지울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이 문제인가?
지금의 쿠팡은 온라인/모바일 쇼핑 시장의 성장과 함께 이 시장에서 쿠팡이 경쟁력을 가졌기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쿠팡이 1위가 되었다고 해도 오프라인 쇼핑 시장을 장악하고는 있지 않기에 롯데와 신세계/이마트가 어느 정도만 온라인/모바일에서 선전하였다면 지금의 쇼핑 커머스 뉴스는 없었을 것입니다.
퍼스트 무버가 성과를 내면 다음은 막강한 자본력의 대기업은 패스트 팔로워로 재빠르게 시장을 잠식하는 전략을 취해 왔습니다, 이를 통해 스타트업이 일구어 낸 시장을 빼앗기도 했고, 최소 1위와 근사한 2~3위를 차치하고는 했습니다.
그러나 온라인/모바일 쇼핑 시장에서는 이런 일이 이러나지 않은 것이 문제의 시작입니다.
그렇다고 롯데와 신세계/이마트가 패스트 팔로워 전략을 안 한 것은 아닙니다. 국내 IT 시장의 큰 부분 중 하나가 외주 개발 시장입니다. 이를 통해 롯데와 신세계/이마트 역시 거대해진 쿠팡과 네이버 쇼핑에 대한 팔로워 전략으로 SSG닷컴과 롯데온을 개발하여 운영 중입니다. 물론 롯데와 신세계/이마트 이전에도 여러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커머스 시장에서 이러한 팔로워 전략은 그리 성공적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앞서 온라인 쇼핑 데이터에서 보듯이 쿠팡과의 차이는 더 커지고 있습니다.
바로 2021년에서 시작된 역전과 격차가 2023년 커진 결과가 바로 지금의 결과인 것입니다. 오프라인 쇼핑이 없는 쿠팡이 롯데를 역전하고 신세계/이마트와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했다는 것은 온라인 쇼핑 경쟁력의 차이가 너무 크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왜 온라인 쇼핑 경쟁력의 차이는 발생하였나?
온라인 쇼핑 플랫폼, 앱을 개발하는 것을 롯데나 신세계/이마트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외주를 주고 쿠팡을 벤치마킹 또는 레퍼런스로 해서 개발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오히려 더 원활히 개발하기도 합니다. 게다기 보통 대기업이 그러하듯이 SI 자회사도 있으므로 이커머스 플랫폼을 개발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문제는 쇼핑 앱, 사이트 개발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롯데의 이커머스 실적을 보면 적자를 제외하고 매출만 보더라도 제자리걸음입니다. 2020년 1380억 원에 달했던 매출은 2021년 1080억 원으로 역성장하더니 2022년 1130억 원 매출로 반등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2020년 매출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올해인 2023년에는 이효리를 모델로 적극적 마케팅을 하고 있어 조금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손익을 놓고 보면 더 심각합니다. 2020년 950억 적자에서 2021년 1560억 적자, 2022년에도 1560억 적자를 보았습니다. 2020년을 빼고는 매출보다 적자가 더 큰 상황입니다. 올해 2023년 상반기에도 410억 적자를 나타냈습니다.
SSG닷컴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국내 이커머스 3강에 들었던 지마켓이 이마트에 인수된 이후 점유율이 하락하고 흑자였던 경영 실적은 적자 전환했습니다.
결국 문제는 앱과 웹 사이트 개발이 아니라 그 이후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 사용자 경험(UX)이 축적될수록 쿠팡과 롯데온과 SSG닷컴의 차이는 커지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롯데온과 SSG닷컴이 투자를 안 한 것은 아닙니다.
온라인 플랫폼 개발에 천문학적 자금을 투자한 것은 물론 지마켓 인수에도 수조 원을 사용했습니다. 오히려 제로에서 투자를 해야 했던 쿠팡보다 롯데온과 SSG닷컴은 이미 전국에 물물류 센터는 물론 주요 지역에 백화점과 마트가 위치하고 있어 훨씬 유리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물리적 자산은 물론 국내 쇼핑 시장에 대한 지식과 전문 인력 측면에서 쿠팡보다 훨씬 유리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유리한 요소가 롯데온과 SSG닷컴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결국 단순한 벤치마킹 및 따라 하기, 과거 유통 시장에서 쌓아온 경험과 지식이 이커머스 경쟁을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이라 보여고 있습니다.
과거의 경험과 지식이 미래 변화에 대한 적응을 어렵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앱과 웹 개발 및 서비스 플랫폼 개발이 미래 사용자 경험 향상이 아니라 과거 사용자 경험에 기반하게 됩니다. 또한 단지 온라인 쇼핑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보이는 부분을 따라 하는 것에 그치게 됩니다.
쿠팡을 벤치마킹한다고 해도 내부자가 아니고서는 사용자에게 보이는 앱/웹이 아니고는 알 수 없습니다. 외주 개발사를 쓴다고 해도 한계는 있습니다. 쿠팡은 자체 개발자가 상당히 많기 때문입니다. 한때 개발자가 가고 싶어 하던 꿈의 직장 중 하나가 쿠팡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외주 개발로 따라 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UI와 화면은 비슷하게 한 것 같은데 앱이나 웹을 이용해 본 사용자는 다른 경험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경험이 누적될수록 그 차이는 커지게 됩니다. 이런 것은 앱/웹 기술이 아닌 UX의 큰 특징이기도 합니다.
결국 근본적인 온라인 기획력의 차이와 개발에 대한 인식, 전략 실패가 모여 쿠팡과 사용자 경험 차이를 만들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외주 개발로 성공한 온라인 플랫폼은 경쟁 회사가 그 개발을 했던 외주 개발사와 프리랜서를 통해 똑같이 모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코어 개발은 직접 하고 화면 구현만 외주 개발하는 경우 외주 개발사와 프리랜서를 채용하여 따라 하는 기업은 문제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온라인 플랫폼 기획/설계/개발 경험입니다.
스스로의 사업에 대한 경험조차 알지 못하는 기업이 사용자 경험을 형성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냥 비슷한 기능과 모습의 앱/웹을 보면서 만족할 뿐입니다. 이 만족이 UX를 향상하지는 않습니다.
과거에 기반한 기획/개발은 변화하는 온라인 서비스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아직 많은 기업이 과거의 기법이 기술 혁신과 이용 선택 유동성이 큰 시장에서 효과적이라 생각하고 있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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