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 중반 국내 스타트업 씬에서 뷰티 서비스 관련 열풍이 불었습니다. 그중 구독 서비스의 미미박스를 제외하고 화장품/뷰티 정보 관련 서비스로 언니의 파우치, 글로우픽, 화해가 주목을 받았었습니다. 이 중 최근까지 화해가 가장 앞서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화해 관련 뉴스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화해 앱 최근 경영 실적
뉴스에 따르면 화해 앱을 운영 중인 버드뷰는 올해 4월 200억 규모의 프리 IPO를 완료하고, 6월 코스닥 예비 심사 청구를 제출했다고 합니다.
올해에 대신밸런스 제14호 스펙과 합병을 진행하며 상장할 계획이었는데, 8월에 합병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아래의 그림은 2020년에서 2022년 3년간 화해 앱 매출과 영업이익입니다.
그림에서 보이듯이 화해 매출은 2020년 233억 이후 304억, 396억으로 지속 성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12억 흑자에서 89억 적자 전환은 물론 187억으로 적자 규모가 상당히 커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뉴스 기사에 따르면 2020년 불었던 개발자 확보 열풍에 화해의 버드뷰도 함께 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러한 개발자 증가와 함께 개발자 인건비 증가가 전부는 아니에도 화해 적자와 적자 규모 확대에 요인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화해 사업 모델
화장품 뷰티 정보 서비스로 주목을 받던 3개의 서비스는 서로 다른 출발이었습니다. '화해' 앱은 화장품 원료 정보, '언니의 파우치'는 화장품 후기/리뷰, 글로우픽은 화장품 순위 정보를 바탕으로 성장했습니다.
이 세 앱/웹 서비스들은 2010년 중반 투자 업계 주목을 받음과 함께 투자를 받았습니다. 이러한 투자 진행은 규모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어도 2020년 전후 스타트업 투자 열풍의 시점까지 이어집니다.
투자를 받았다는 공통점 이외에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 모델에 있어서도 유사성을 띠게 됩니다.
세 뷰티 서비스는 모두 많은 화장품 리뷰 정보를 기반으로 커머스 부분을 주 수익 모델로 삼게 됩니다. 아직 광고를 진행하기에는 여전히 트래픽이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글로우픽 같은 순위 정보를 기반으로 한 경우는 일종의 신문사 마케팅 대상 등과 같이 홍보용 노출이나 순위와 연결될 수 있는 노출 광고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리 수는 있지만, 이 또한 커뮤니티가 아닌 기업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한때 2010년 중후반 국내 니치 마켓 화장품 열풍이 있었을 때 인스타 인플루언서와 함께 순위 사이트는 주요 마케팅 창구가 되기도 했습니다. 최소 글로우픽은 이런 흐름 혜택 중심에 있기는 했습니다. 이에 따라 언니의 파우치와 화해도 순위 시스템을 적용하였습니다.
이렇게 세 뷰티 서비스는 다른 비즈니스 모델로 시작되었지만 결국 서로 비슷해졌습니다. 그중에서도 화해 앱은 이용자나 트래픽 측면에서 앞서 나갔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이 화해가 가장 먼저 상장 준비를 한 것일 수 있습니다.
뉴스에 따르면 화해는 뷰티 제품 정보 28만 개, 760만 건의 리뷰를 확보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사용자 맞춤 정보와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화해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
온라인 서비스 투자는 가치 생성과 향상을 위해 진행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투자가 매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화해는 2020년 전후 발생한 무리한 개발자 확보 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뉴스 기사도 화해의 적자 전환과 확대의 이유를 IT 우수 인재 영입과 R&D 투자를 확대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2020년 전후 스타트업 투자 활황으로 대규모 투자를 받고 유니콘으로 평가받던 스타트업들이 어려워진 이유에는 무리한 개발자 확보와 연봉 상승이 있습니다. IT 서비스 특성상 비용의 대부분은 개발자 유지와 확보에서 발생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확보하고 유지하고 있는 개발자가 추가 가치를 생성하지 못한다면 바로 리스크가 되는 것입니다.
국내 여건 상 해고도 어려운 상황에서 인건비는 장기 고정비가 됩니다. 또한 무분별한 개발자 연봉 인상은 조직 내 정당한 평가 인지 문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유능한 개발자일수록 이탈이 커지게 됩니다. 이 때문에 개발자 수익률은 더욱 낮아지고 적자는 커지게 됩니다.
위 자료를 보면 화해 앱의 매출은 계속 성장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적자가 커진 것은 매출 성장보다 비용 성장이 훨씬 더 컸음을 알 수 있습니다. 투자 수익률이 매우 낮은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을 제품 정보와 리뷰 기반 사용자 맞춤 정보 제공 및 커머스로 하기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화해의 시작은 화장품 원료 정보를 기반으로 합니다. 소비자들은 화장품 구매 전에 화해 앱을 통해 어떤 원료가 들어가 있는지 확인은 물론 원료의 위험성을 확인해 가면서 구매를 했습니다.
결국 화해 데이터에 위험도 높은 원료, 알레르기 발생 가능성 높은 원료 등의 표시가 된 경우 아무리 리뷰가 좋아도 문제를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이런 화장품의 경우 화해 플랫폼에서 판매가 잘 안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화해를 통해 고가 화장품을 구매하는 것도 아닙니다.
많은 경우 뷰티 스타트업 플랫폼은 중저가 브랜드와 신생 기업 제품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향이 발생합니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경우는 굳이 뷰티 스타트업 이커머스 서비스를 통해 판매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여기에 화해의 앱 성격이 소비자 위험성 지각을 바탕으로 성장하였기에, 일반적으로 안정적인 원료의 화장품이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농담처럼 화장품 영역에서 가장 안전한 화장품은 물이고, 가장 안전한 피부 관리법은 세안을 꼼꼼히 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결국 화해라는 앱과 개인 추천 및 쇼핑 서비스라는 모델이 충돌하는 것입니다.
더하여 화해의 투자에 불구 독특하고 유니크한 알고리즘이 적용된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물론 더 깔끔하고 안정적인 앱 서비스가 이루어진 것 같기는 합니다. 다른 뷰티 서비스에 비해 화해 앱의 이용 환경이 개인적으로는 더 좋았다고 생각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수백 억 적자까지 보아가면서 이룰 수 있는 것이냐고 물은다면 의문입니다. 굳이라는 말이 더 맞을 것입니다. 인스타그램이 약 1조 원에 페이스북에 인수되는 시점 월 이용자는 3000만 명 정도였으며 직원은 13명이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화해 앱의 트래픽이나 가치 평가를 보았을 때, 지금의 앱 개발 상황과 운영 부분이 187억이나 적자를 보아가면서 해야 할 일이었나라 질문한다면 저는 아니라 할 것입니다.
물론 이유는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이유를 저는 모릅니다. 그러므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인터넷에 노출된 데이터만으로 판단할 수 있는 분명한 것은 매출과 수익 없는 개발이 어떻게 기업에 부담이 되는지 보여주는 예시 중 화해 앱 또한 하나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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