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AI 관련 콘텐츠들에서 앞으로 기업에서의 업무 진행 방식은 과거의 업무 방식과 다를 것이라 말을 합니다. 이 변화는 AI가 발전한 나라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 예로 최근 뉴스에 나온 마이크로소프트 구조조정을 들 수 있습니다. 그럼 기획 업무와 관련하여 어떤 변화가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전통적인 기획 업무 작업의 위기
지금까지 이 블로그에서 기획에 대해 이야기한 것은 원론적인 것일 뿐입니다. 아마도 실제 기업 현장에서 기획 업무를 해 보면 기획자로 성공하는 데와는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했을 것입니다.
이는 우리가 말한 기획이라는 것의 목표와 기업에서 기획자의 평가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정확히는 기업이 요구하는 기획 니즈는 기획을 해야 하는 대상 작업의 업무보다는 조직 충성도 평가 측면에서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말 잘 듣고, 착하고, 고분 고분한 기획자가 업무를 잘하는 기획자보다 기업 조직에서는 성공한다는 것입니다.
실제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상의 핵심은 조직 충성도였습니다. 또한 싫어하는 인재상은 다르게 생각하고, 자기주장을 말하는 인재입니다.
전자를 수동적 인재, 후자를 창의적 인재라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기업의 전통적 기획 주된 업무는 대표님이나 이사님, 팀장님이 어떤 의도로 지시를 했는지 내면의 생각을 파악하여 이 분들의 마음에 들도록 논리적으로 이야기를 풀어서 정리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실제 시장 경쟁과 전략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대표님이나 이사님, 팀장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시작 조차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분들이 하는 인사 평가 또한 좋지 않을 것입니다.
이는 조직 역학, 흔히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 구성하는 사회 속에서의 정치 역학적 문제였습니다.
과거에는 대마불패라는 말처럼 큰 기업은 무엇을 해도 살아남았습니다. 저가스타트업을 하면서 투자받으러 다니면서 들었던 말 중 지식은 살 수 있어도 돈은 살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전통적인 기획에 대한 관점을 극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라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시장 가치가 있는 기획, 경쟁력이 있는 기획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돈이 없는 기업이나 매출 규모가 작은 기업이 하는 말이고, 돈도 많고 매출이 큰 기업은 그냥 밀어붙이면 그냥 쉽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기획자에게 가장 많이 요구하는 작업은 '최근 시장에서 인기 있는 앱 또는 기능 파악', '벤치마킹'이었습니다. 기획 내용을 설명할 때도 '요즘 인기 있는 방식'이라 말하면 대부분 넘어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AI가 서비스되면서 이러한 기획 방식은 어려워졌습니다. 만약 AI가 질문자의 취향에 맞게, 기분에 맞게 대답을 한다면 이는 AI 에이전트 성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것입니다.
과거 사람인 기획자가 의사 결정자에 취향에 맞게, 기분에 맞게 기획 보고서를 작성하여 승진을 하던 것과는 완전히 달라진 것입니다.
그렇다면 미래 기업 조직에서는 AI 기획자가 필요할까요, 사람 기획자가 필요할까요?
AI 기획 시대 기획자 역량
이런 현상은 사람과 사람 간의 상호작용과 사람과 AI 프로그램과 상호작용의 기대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람 간의 상호작용에서는 감정이 더 크게 작용합니다. 월급을 주니까 내 감정을 좋게 만들라는 요구가 생기게 됩니다.
실제 최근 프리랜서를 하면서 개발할 업무 파악을 위해 고객과 회의를 하면서 요구 사항을 정리해 개발할 회사에 전달해 주었더니 돌아오는 피드백이 우리가 돈을 주는데 왜 우리가 할 일을 만드냐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외주 개발을 위한 기획 업무에 있어 논리적이지 않은 피드백입니다. 특히 해당 프로젝트가 개발 내용을 파악하지 못해 몇 달째 아무 일도 못하고 있고, 이로 인해 고객 불만이 커져서 제가 기획자로 중간 투입된 상황이었기에 더 비합리적인 반응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반응은 사람과 사람 간 기획 작업의 기대가 무엇인지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하지만 사람과 AI에서의 기대는 완전히 다릅니다. 만약 AI가 질문자 취향과 감정에 맞추어 대답을 한다면 AI 사용자는 돈을 내고 AI를 쓰는데 잘못된 대답을 하고 있다고 주장할 것입니다. 이 관계에서는 감정보다 이성이 우선되기 때문입니다.
이 점에서 AI 기획 시대에는 이 블로그에서 계속 주장해 왔던 기획자 본연의 업무 역량이 더 중요해졌다고 생각합니다.
기획을 하는 상황을 인식하고,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을 설계한 다음, 이 과정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중 AI의 제대로 된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업무를 디자인하는 작업, 즉 내가 세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과정 작업이 필요한지 계획/설계하는 작업을 먼저 해야 합니다.
이는 마치 스타트업 사업가가 최정 목표를 위해 단위 과정 업무를 설정하고, 이 단위 업무의 달성을 마일스톤으로 과정을 설계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기획자는 이 단위 업무에 대해 구체적으로 질문함으로써 더 정확하고 상세한 AI의 대답을 들을 수 있게 됩니다. 또한 단위 과정 업무의 목표를 기준으로 AI의 대답을 듣고 재 질문할 수 있게 됩니다.
수동적 기획자 도태의 시기
저는 아직까지 무료 AI만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유명한 chat GPT, 퍼플렉시트, 제미나이 등 누구나 아는 AI를 주로 테스트해보고 있습니다.
AI 고사용가 아님에도 과거 기획 업무에서 다른 기획자에 업무를 내릴 때의 경험보다 더 나은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무료이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고급 기획자, 중급 기획자뿐 아니라 초급 기획자라도 이 보다는 더 많은 월급을 주어야 했습니다. 그리고도 더 별로인 피드백을 받은 경험이 아직 생생합니다.
생각해 보면 이는 비판적, 창의적, 분석적 인지 능력의 부족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한 마디로 상대가 무슨 말을 했는지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회의를 해도 같이 합의한 내용과 다르게 업무를 진행하기도 하고, 내용을 정리해 주어도 정확하게 이것을 이렇게 하라고 하지 않으면 일을 하지 못하는 현상도 종종 보았습니다.
이러한 고급, 중급, 초급 기획자는 AI로 대체될 것입니다. 사람에게 업무 지시할 내용을 프롬프트로 AI에 입력하면 바로 대답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비용도 월 30만 원 정도밖에 안 하는데 AI는 3~5 사람이 할 일 이상을 해줍니다.
인건비 기준으로 못해도 1000만 원~1500만 원이 들어가는 비용이 30만 원으로 해결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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